2022년 5월호

“김건희 팬카페는 50대 여성 주축, 노사모·민주당원 출신도 많아”

‘건사랑’ 운영자 ‘북멘’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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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2-04-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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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결과는 부동산 실정에 대한 심판

    •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일 많이 할 것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연예계 스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팬카페가 새로운 영역에 움텄다. 정치인도 아닌, 정치인의 아내가 팬카페를 갖게 됐다. 그 주인공은 운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코바나콘텐츠라는 전시기획사를 운영한 전시기획자다.

    지난해 12월 1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김 여사의 팬카페 ‘건사랑’은 4월 11일 현재 회원이 8만8744명이다. 2월 중순 7만 명대였는데 이후 2만 명 가까이 더 늘어났다. 화창한 봄날, ‘건사랑’ 개설자이자 매니저로 활동하는 ‘북멘’(팬카페에서 사용하는 닉네임) 이승환 씨를 만났다. 이씨는 “처음 카페를 개설할 때만 해도 회원 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이번 대선 결과는 부동산 실정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선거에서 이기려면 10명의 아군을 만드는 것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한 듯하다”고 했다.

    이씨를 만난 곳은 그가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의 한 안경점. 상가 1층에서 안경점을 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해 월세 부담을 덜고자 2층으로 자리를 옮긴 터였다. 점포 한 귀퉁이에는 그가 운영하는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북멘’ 방송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김 여사의 대형 포스터 사진과 사진들을 프린트한 팬카페 티셔츠, 건사랑 로고가 들어간 마스크도 눈길을 끌었다.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은 4월 11일 현재 회원 수가 9만 명에 육박한다. [건사랑 홈페이지 캡처]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은 4월 11일 현재 회원 수가 9만 명에 육박한다. [건사랑 홈페이지 캡처]

    말로만 페미니스트, 두 얼굴에 분노

    왜 ‘건사랑’을 개설했나.

    “작년 12월 중순 김건희 여사 의혹 보도가 많이 나왔다. 언론에 비친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주위에 사람이 너무 없구나, 캠프 내 의전이나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구나 싶었다. 김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팬카페를 만들었다. 처음엔 200명 정도로 시작했다. 대부분 ‘부동산스터디’ 카페 출신이고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팬카페 사람도 많이 들어왔다. 나는 부동산스터디와 윤석열 팬카페 회원이었다.”

    어떻게 사람을 모았나.

    “유튜브에서 북멘이라는 팬카페 아이디를 내걸고 부동산 관련 방송을 한다. 유튜브 방송을 듣고 온 분이 200명이다. 1월 15일까지도 회원 수가 200명 수준이었다. 2월 16일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7시간 녹취 음성파일’ 중 일부를 방송한 다음 날부터 6일 동안 하루 1만 명씩 회원이 늘었다.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회원은 주로 어떤 이들인가.

    “대부분 여성이다. 50대 여성이 주축이다. 60대 여성도 있다. 노사모 출신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던 (친문 성향의 시민단체) ‘깨어있는 시민연대’ 회원도 상당수다. 중도 성향도 많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건사랑’에 가입한 이유가 뭘까.

    “김 여사는 대통령후보 부인이기 이전에 한 여성이다. 민주당이 겉으로는 페미니즘을 내세우면서 여성의 인격을 존중하기는커녕 무참히 짓밟았다. 그런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 사람이 많다. 팬카페 회원 중 원래 민주당원이었던 분이 많다. 팬카페 운영진 중에도 있다. 얼마 전까지 민주당 권리당원이었고, 경기도와 관련된 일을 한 분도 있다.”

    이낙연 전 총리 지지자는 어떤 이유로 팬카페에 가입했나.

    “이재명 후보는 찍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자 분들은 욕설을 들으면 기겁한다. 그럴 바엔 윤석열을 찍겠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들 중 일부가 보수정당에 투표했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크다. 이번에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12%가 넘었다. 20%에 미치지 못했어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호남에서 이전까지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은 이가 박근혜 대통령이다. 10%였다. 근데 이번에 2%가 더 높게 나왔다. 0.7%포인트 차로 대선에서 승리한 걸 감안하면 호남에서 더 얻은 2%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광주 봉선동은 서울의 대치동, 분당의 수내동처럼 학군이 좋은 곳이다. 거기서는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40% 가까이 나왔다. 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정책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부동산정책이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건가.

    “종부세 대상자가 전체 인구의 1.8%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은 1.8%의 돈을 뺏어 나머지에게 주면 자기네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1.8%를 확실한 적으로 만든 셈이다. 가족까지 감안하면 10% 이상이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10명의 지지자를 만드는 것보다 1명의 안티를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0.7% 차로 민주당이 진 것이다. 부동산정책이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나.

    “국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 것이 문제였다. 양도세·취득세·보유세를 일제히 올려 사고팔지도, 갖고 있지도 못하게 했다. 현재 양도세율이 최고 80%에 육박한다. 상당수 전문가가 몰수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허위 사실로 흠집 내는 정치인에 법적 대응”

    대선을 앞두고 건사랑 회원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및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냈다고 들었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견해였다. 최대한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많은 문자를 보냈다. 안철수 대표가 1만4000통의 문자를 받았다고 하더라. 그만큼 절실하고 절박한 유권자의 마음을 안 대표도 헤아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의 대의를 위해 안 대표가 이번에 양보했으니 다음 대선에 나오면 적극적으로 지지할 생각이다. 물론 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얘기다.”

    건사랑은 어떤 활동을 하나.

    “회원들이 전쟁으로 큰 시련에 빠진 우크라이나와 국내 산불 피해 지역에 건사랑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다. 또 김건희 여사가 허위 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되고 정신적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돕고자 한다. 김 여사가 건진법사의 신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최민희 전 의원 등을 고발했다. 우리는 일반인이 아닌 정치인만 고발할 것이다. 민주당이 180석을 믿고 김 여사를 계속 공격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별 오프라인 모임도 계획하고 있다. 건사랑을 지켜보는 눈이 많은 만큼 김 여사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일을 많이 할 것이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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