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범 지음, SAYKOREA, 328쪽, 1만8000원
이 전 사장은 특히 직장생활에서 의미를 찾고 성공하려는 이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기를 권한다. 당나라 승려 임제가 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의 정신이다. 그는 이 금언은 “늘 나를 더 높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했고, 더 나은 자신이 되도록 채근했다”며 야간고교를 졸업하고 후기대학을 나온 평범한 직장인이 정점에 오르게 된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LG이노텍과 LG화학이 본격적으로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던 시기에 연이어 사장을 맡아 오늘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LG이노텍에서는 2012년 애플이 카메라모듈 발주 물량을 폭발적으로 늘렸을 때 ‘전사적 동원 체제’를 가동해 생산량을 채웠고, 이 부문이 2020년 회사 전체 매출 9조5400억 원 가운데 6조7700억 원이 되도록 하는 기반을 세웠다. LG화학 사장으로 있던 2017년에는 설비 투자금 2조7000억 원 중 3분의 1을 2차전지에 쏟아부으며 LG화학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도록 했다.
강한 리더십 탓인지 인간 중심 조직 운영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2016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때 그런 평가를 바꾸기 위해 동료들과 점심 먹고 대화하는 ‘이심점심(以心點心)’ 모임을 33회나 가졌다.
어지간하면 직장을 찾을 수 있었던 저자 세대와 청년 실업이 최고치에 달한 지금 세대가 결코 같을 순 없다. 하지만 어느 때든 일하는 자세가 다르면 성취도 달라진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연암공대 총장을 끝으로 직장 생활을 그만둔 이 전 사장은 2020년부터 ‘강점 코치’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지도자본색
김덕수 지음, 위즈덤하우스, 272쪽, 1만6000원
로마의 가장 유명한 지도자 카이사르는 ‘국민이 키웠다’. 청년 시절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귀족파 정적 술라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고, 소신을 지킨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로마 평민들은 큰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로마에 맞수가 더는 없게 되자 카이사르는 의회 격인 원로원을 무시하며 스스로 종신 독재관에 올랐다. 그를 지지한 평민조차 카이사르의 강력한 권력욕과 명예욕에 당황했고, 그의 암살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책 ‘지도자본색’은 로마사 전문가 김덕수 서울대 교수가 기원전 2세기 이후 로마가 500년간 지속되는 동안 이끈 지도자 가운데 9명의 ‘본색’을 살핀 것이다.
재정전쟁
전주성 지음, 288쪽, 웅진지식하우스, 1만8000원
고령화와 정치권의 복지 경쟁, 적자 구조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재정지출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나라 곳간’을 채울 방법은 마땅치 않다. 복지 확대를 위해 재정을 탄탄하게 채우려면 여력이 있는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수밖에 없다. 결국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더 걷어서 누구를 위해 더 쓸 것인가’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한정된 예산을 둘러싸고 사회갈등이 커질수록 경제 안정을 헤쳐 성장잠재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효과적 과세를 위해서는 세원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세제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자의 제언.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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