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장군, 주드래곤, 괴물체력으로 불리는 사나이
처음엔 돈 벌며 군 생활하려 특전사 지원
군대에서 다진 강철 체력과 멘털의 힘
덕분에 발 뻗고 잔다는 말에 보람 느껴
‘멋지게 살자’가 인생 모토
대한민국 군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 채널A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가 2월 22일 시즌2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22일 시즌1이 종영한 지 꼭 8개월 만이다. 다채로운 화제를 뿌린 시즌1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역시 첫 방송부터 4%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강철부대’ 시리즈를 기획·연출하는 이원웅 PD는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 실탄을 사용하고, 육해공을 지키는 특수부대가 두루 출연하는 것이 시즌2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시즌 1때는 완구류인 비비탄을 사용해 사실감과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방송 프로그램 최초로 실탄으로 경쟁합니다. 2개월 동안 많은 논의 끝에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득하고 촬영할 때마다 높은 안전 기준을 준수해요. 시즌1 때 섭외하지 못한 공군과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특수부대까지 출연하는 점도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죠.”
‘강철부대2’는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이 4인 1팀을 이뤄 총 8팀이 부대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겨룬다. 시즌1에 참가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707), 군사경찰특임대(SDT), 해군 특수전전단(UDT), 해난구조전대(SSU), 해병대수색대와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공군 특수탐색구조대대(SART), 국군정보사령부 특임대(HID)가 그들이다.
시즌1에서 황충원, 박군, 육준서 등이 큰 관심을 모았듯 시즌2 참가자 가운데도 유독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가 있다. 최강대원 선발전에서 32명의 참가 대원 중 1위를 차지한 707팀장 이주용 씨다. 이씨는 신장 183㎝에 몸무게 90㎏의 근육질 사나이다. 제707특수임무단에서 4년 6개월 동안 의무 복무를 하고 2016년 중사로 전역했다. 지금은 헬스트레이너로 활동한다. ‘강철부대’ 제작진과 시청자들은 그를 두고 “최강 피지컬에 배우보다 더 배우 같은 외모, 괴물 같은 전투력을 지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싱그러운 4월의 한낮, 동아일보 충정로사옥 스튜디오에서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를 만났다.
‘강철부대2’ 707팀의 이주용 팀장은 최강대원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괴물체력’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김도균]
대체 불가한 괴물체력
요즘 ‘용장군’ ‘주드래곤’ ‘괴물체력’ 같은 애칭으로 불린다. 마음에 드나.“영광이다. 모두 마음에 든다.(웃음)”
‘강철부대2’에 출연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즌1을 재미있게 봤다. 707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나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시즌2 지원자를 모집하기에 나가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707 부대의 명예를 올리고 싶어서 지원했다. 제가 뽑힐 줄은 몰랐다. 지금도 이렇게 인터뷰하는 게 꿈같다. 몇 개월 전만 해도 보통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알아보시는 분이 많다.”
어떤 때 유명해진 걸 실감하나.
“식당이나 술자리에 가면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해 주신다. 사흘 전 인천 송도에 있는 술집에 아는 동생과 갔을 때도 30~40명이 몰려들어 한 분씩 나와 셀카 촬영을 했다. 지인들에게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우리 엄마가 네 팬이야’ 하고. 이런 반응을 많이 접한다.”
특전사 200기라고 들었다. 왜 지원했나.
“레슬링부 감독이던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레슬링선수를 했다. 마침 좋은 성과를 얻으면서 인천체고에 진학했다.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진짜 열심히 했다. 그러다 운동에 회의를 느껴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1년 동안 ‘알바’하면서 나 뭐 하고 살지 고민하다가 스물한 살에 특전사에 지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 여유롭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어머니가 많이 걱정됐다. 그래서 일반 병사보다 월급이 훨씬 많은 특전사에 부사관으로 갔다. 월 200만 원이 나오니까 돈을 벌면서 군 생활을 하자는 생각에서다. 게다가 특전사 내 소수 정예부대인 제707특수임무단이 너무 멋있었다.”
특전사 부사관 생활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707특수임무단으로 전입한 걸로 안다.
“부사관 후보생으로 교육받은 지 8주차쯤 됐을 때 707 부대원으로 지원할 기회가 왔다. 자격 기준이 너무 높아서 부사관 후보생 190명 가운데 40명 정도가 지원했다. 체력시험, 면접 등을 거쳐 그중 나를 포함해 3명이 707로 전입했다. 그래서 특전사 여단 생활을 하지 않았다.”
707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너무 힘들었다. 다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체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 이렇게 멋지게 살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때만큼 힘든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세상의 어떤 난관도 견뎌낼 수 있게 됐다고 할까.”
707이라는 자긍심
부대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UDT는 수평적이고 캐주얼한 팀, 특전사는 예비역이 돼도 군인이라는 사명감이 투철하다는 평을 듣는다. 707은 어떤가.“전우애가 강한 부대다. 부대원이 350명 정도밖에 안 되고 한 건물에서 생활하다 보니 서로 다 안다. 또 한명 한명 선배들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갖추다 보니 관계가 엄청 끈끈하다. ‘강철부대2’에 출연한 707 후배들과 함께할 때도 그런 전우애를 느낀다.”
707 출신은 무술 실력이 굉장하더라.
“707 부대원으로 경쟁력을 키우려면 특공무술, 태권도, 크라브마가를 잘해야 한다. 레벨을 인정하는 단을 따야 한다. 나 같은 경우 특공무술 3단, 태권도 2단, 크라브마가 레벨2다. 레슬링은 프로급이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다.”
707은 특수부대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예를 들어 전쟁이 나면 청와대 같은 데를 가서 특전사가 장악한다. 산속에 매복해서 그곳을 엄호한다. 그리고 저희는 헬기를 타고 타격지에 가서 적국의 주요 인물을 사살하고 복귀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전쟁이 나면 적국의 고위 관료가 타격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 나라의 사령관을 제압해야 하니까 그 직접적인 임무를 저희가 맡는다. 또 우리나라의 사령관이나 대통령을 경호하는 임무도 맡는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떠올린다면.
“‘강철부대2’ 707팀 홍명화 대원이 나와 함께 군 생활을 했다. 내가 200기 ‘왕고’일 때 203기인 명화가 막내로 들어왔다. 그때 나는 21살이었는데 명화는 24살이었다. 그런데도 개의치 않고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내가 명화를 엄청 좋아한다. 명화가 무척 재미있다. 혼자서 장기 자랑을 한다. 군대에서 사귄 친한 동료로 명화를 첫손에 꼽을 정도인데 ‘강철부대2’에 같이 출연하게 돼 너무나도 반가웠다.”
군인으로서 어떤 때 보람을 느끼나.
“한번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군인이세요? 휴가 나왔나요?’ 하고 물었다. ‘난 직업군인이라 출퇴근한다’고 했더니 ‘덕분에 잘 먹고 발 뻗고 잡니다. 감사해요’ 그러셨다. 그때 가슴이 뭉클했다. 군인으로서 보람을 느꼈다.”
군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를 다녀와야 하지만 2년 가까이 본인의 삶을 포기하고 나라를 위해 내 몸을 바치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군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늘 아쉬웠다. 식당 아주머니처럼 군인에게 고마움을 갖는 분도 있지만 전반적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내가 복무 중일 땐 군인을 군바리라 비하하거나 무시했다. ‘강철부대’ 시리즈 같은 군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그나마 많이 좋아졌다. 이런 프로그램 때문에 군인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이 늘었다. 국민들이 대한민국 군인에 대해 멋있다고 생각진 않더라도 ‘고생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최강대원 카리스마
‘강철부대2’ 707팀의 팀장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잘 이끄는 편이었나.“어릴 땐 말을 잘 듣는 소년이었다. 성격이 여자처럼 여려 이모부가 걱정할 정도였다. 키는 고등학교 2~3학년 때 폭풍 성장했다. 레슬링하면서 골격이 커지고 남성적인 면이 도드라졌다. 어릴 땐 누나들 사이에서 여린 감성을 많이 배우고, 커서는 체육고등학교와 707에서 남자들과 생활하다 보니 남성과 여성의 심리를 모두 잘 이해하게 됐다.”
팀원들이 팀장 말을 잘 듣는 이유가 힘일까, 카리스마일까.
“카리스마 같다. 하하하. 내 덩치가 너무 커서 팀원들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다고 말한다.”
707은 각자 개성이 강한 팀이라 이끌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고충이 하나도 없다. 각자 개성이 강하지만 707에 대한 명예와 자긍심으로 뭉쳤기 때문에 후배들도 나를 계속 함께 생활한 선배처럼 대하고, 나 역시 그런다. 군기를 잡을 일이 없다. 우리 팀의 팀워크는 ‘강철부대2’에 참가한 8개 팀 가운데서도 최고라고 자부한다.”
촬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은?
“최강대원 선발전에서 전 출연자 32명 가운데 1등을 했을 때다. 707 중 가장 선임이라 팀장이 됐는데 실력으로도 팀장 자격이 있다는 걸 인정받고 싶었다. 최강대원 선발전에서 마지막 깃발을 꽂으며 ‘다행이다’ 안도했다. 다른 부대원들도 저한테 와서 ‘정말 괴물 같다’ ‘707이 과연 다르다’ ‘팀장님 멋있다’고 한마디씩 해 가슴이 벅찰 정도로 보람을 느꼈다. 707의 명성을 높일 수 있어 뿌듯했다.”
리셋하고 싶은 순간이 있나.
“사격을 정말 잘한다고 자부한다. 전입교육 때 사격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97점인가 98점을 받아 교관님이 사인까지 해주셨다. 그런데 ‘강철부대2’ 팀전에서 사격을 잘하고도 시간이 오버돼 결국 우리 팀이 꼴등을 했다. 방송 6회 때는 외줄도하 낙하에서 추락해 10분가량 줄에 매달려 있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한 번도 타본 적이 없고, 어떻게 타는지도 모르는 외줄이었다. 급한 마음에 덤빈 것이 원인이었다.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자괴감을 안긴 그 두 번의 실수를 리셋하고 싶다. 지금 그 외줄을 타면 기막히게 잘 탈 것 같다.”
위기를 잘 극복했다. 비결이 뭔가.
“팀원들이 나를 계속 믿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실수하고 나서도 나를 다독이며 괜찮다고 하더라. 그러고 떨어진 팀끼리 다시 경합하는 데스매치에서 내가 잘못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다.”
운동은 멋진 삶 필수조건
인생의 나침반 같은 좌우명이 있나.“멋지게 살자. 그게 내 인생관이다. 멋지게 살려면 나 자신도 잘 가꿔야 하고, 돈도 잘 벌어야 하고, 남자로서 능력도 갖춰야 하고, 자식에게도 멋진 아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전역 후 헬스 트레이너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수습 트레이너로 일한 지 7개월 만에 국내 최대 보디빌더 선발대회인 ‘나바코리아’에서 1등을 차지하는가 하면, 2020년 8월에는 인천 송도에 헬스클럽을 열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사람 상대하는 것도, 운동도 좋아해 헬스 트레이너가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성에 잘 맞아요,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헬스클럽을 열자마자 영업 정지 조치가 시행됐어요. 집합 제한. 영업 제한에 걸려 큰 타격을 받았죠.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저만 힘든 게 아니니 버텨내려 애쓰고 있어요.”
예비역임에도 전성기의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이다. 일요일은 무조건 쉬고 금요일이나 토요일까지는 매일 2시간 정도 운동한다. 멋지게 살려면 건강관리는 필수 조건이다.”
‘강철부대2’가 끝나고 연예계에서 러브콜이 온다면?
“현재는 일을 열심히 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향후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양한 도전을 해볼 의향이 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충격받지 말고 담담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
[영상] 다른 듯 닮은 트로트 듀오 ‘두 자매’ 김희진·윤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