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호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입력2012-06-19 11:4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박근혜 : 공식캠프와 국민희망포럼 양두체제…오벨리스크팀 재건
    • 문재인 : ‘친노 직계의 종결판’ 담쟁이포럼
    • 김두관 : 인생개척 주인공답게 열심히 인맥 개척 중
    • 안철수 : 문정인·김근식·김호기의학계 3인방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고전적 관점에서 볼 때 선거는 조직과 돈의 싸움이다. 조직은 ‘사람’이다. 어느 후보가 사람을 잘 쓰느냐에 따라 선거의 성패가 갈린다.

    대선주자의 사람들은 두 갈래로 나뉜다. 선거캠프에서 뛰는 참모그룹, 외곽에서 지원하는 조언그룹이다. 대선주자는 나름대로 광범위한 인맥을 바탕으로 캠프를 꾸리고 전문가의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인맥 구성 양상은 조금씩 다르다. 출신지역, 학맥, 이념, 노선, 개인성향, 활동분야에 따라 특성 있는 파워집단이 형성된다.

    인맥을 보면 통치의 방향, 특히 용인술이 보인다. 주요 대선주자의 인맥 풀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어떻게 인맥 관리를 하는지 파악해봤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식 캠프는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비공식 캠프 격인 외곽 조직은 이미 본격 가동체제를 갖췄다. 절치부심하며 5년을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출전 채비를 차리는 모습이다. 친박 진영의 외곽조직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비선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친박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포럼 형태까지 합치면 100개도 넘을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덩치가 큰 조직은 10개 안팎”이라고 했다.

    규모면에서 최대 조직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창립된 ‘국민희망포럼’이다. 최근 여의도 국회 앞으로 사무실을 옮긴 이 포럼은 16개 시도별로 ‘서울희망포럼’ ‘부산희망포럼’ ‘광주희망포럼’ 등의 명칭을 붙인 산하 지부가 있다. 해외에도 ‘미주희망포럼’이 있다.



    ‘J씨의 강남 사무실’ 존재에 이목 집중

    2008년부터 사단법인 형태로 바꾼 국민희망포럼은 2011년 6월 심윤종 전 성균관대 총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기 체제를 맞았다. 친박 원로인 강창희 의원이 상임고문이며 이성헌 전 의원이 전국 16개 포럼을 총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회원이 34만 명에 달한다는 게 포럼 측의 얘기다. 대선 국면에서 조직과 직능분야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 설립을 주도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위원장이 경선캠프를 슬림화하도록 지시한 만큼 공식 캠프는 총괄본부·전략기획본부·공보본부만 둘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국민희망포럼이 조직본부와 직능본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비공개로 활동하다가 대선 직후인 2008년 공식 발족한 ‘포럼 오래’도 5년 만에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오늘’의 문제를 분석하고 ‘내일’을 준비한다는 의미다. 함승희 전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스터디 모임으로, 박 전 위원장도 가끔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창립 3주년 행사 때는 직접 축사도 했다. 포럼 오래는 4월 26일 다음 정권에서 꼭 바꾸거나 새로 만들어야 할 정책, 관행, 국민의식 등을 담은 ‘세상을 바꿔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이끄는 ‘청산회’는 7만 회원을 자랑하는 대규모 등반모임이다. 서 전 대표는 4·11 총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고문을 맡아 유세 강행군을 펼치면서 청산회를 통해 조직을 관리했다. 친박계 노철래 의원은 청산회 중앙회장이며, 이우현 의원이 경기 남부권 회장을 맡고 있다.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현경대 전 의원이 2007년 만든 ‘한강포럼’과 그해 창립총회 때 박 전 위원장이 기념특강을 했던 ‘포럼 국태민안’도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외곽조직인 ‘마포팀’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참모들 사이에선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 이름을 따 ‘오벨리스크팀’으로 불린 이 조직이 이명박 후보 부인 및 친인척의 주민등록초본 부정 발급과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벨리스크팀을 사실상 승계한 새로운 ‘마포팀’도 현재 활동 중이라고 한다. 2007년 경선 캠프의 홍보기획단장 출신인 백기승 전 대우그룹 이사가 운영하는 홍보회사다. 이 회사는 박 전 대표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각종 홍보 동영상 등을 제작하고 있다. 대선 정국 개막을 앞두고 언론인 출신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SBS 기자 출신인 허원제 전 의원과 4·11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허용범 전 국회대변인(조선일보), 전광삼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서울신문) 등이 언론홍보와 미디어 대책을 조언하는 모임을 만들어 5월 말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다고 한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J씨가 강남 사무실에서 대선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네거티브 대응팀에 정성 쏟아

    이렇게 외곽조직이 산재해 있지만 박 전 위원장의 인맥지도는 여전히 숨은그림찾기에 가깝다. 친박계 핵심 의원들도 외부의 동지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른다. 자문교수단도 서로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그만큼 박 전 위원장은 인맥을 점조직 형태로 직할해 관리하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박 전 위원장 참모나 조언그룹 사이에 경쟁을 넘어 견제와 갈등도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언그룹의 한 관계자는 “내부의 헤게모니 다툼이 보통 아니다. 밖의 적(敵)보다 안의 적이 더 무섭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의원 보좌진을 오랫동안 교체 없이 이끌고 있다. 이재만·이춘상 보좌관과 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이다.

    정치권의 원로·중진 중에는 김용환 상임고문과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 남덕우 전 총리가 현안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한다. 충청 출신인 김용환 상임고문은 특히 세종시 파동 때 현장 여론을 정확히 수렴했다.

    최경환·유정복 의원이 핵심 중진 2인방으로 꼽히며 박 전 위원장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원내대표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이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다. 이후 손윗동서인 김용환 상임고문의 권유로 친박 진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파 중에선 4·11 총선에서 광주에 출마해 선전한 이정현 최고위원이 신뢰를 받는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최고위원을 가리켜 “매우 헌신적인 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때 안철수 원장의 멘토였던 김종인 전 장관은 정치현안은 물론 경제 분야 전반에 걸쳐 조언한다.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새누리당 경선주자인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왼쪽부터).

    박 전 위원장이 최근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책 마련이다. 2007년 경선 때 당한 경험이 있다. 벌써부터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당내 비박계 주자들도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사 출신 김재원 의원과 국정원 2차장 출신 김회선 의원을 주축으로 ‘네거티브 대응팀’을 사실상 가동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김재원 의원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친박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앞으로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김재원·김회선 의원 외에 함승희 전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함 전 의원은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으로 2007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클린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정치권 밖에선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와 김영세 연세대 교수 등이 주축인 ‘국가미래연구원’ 정도가 언론에 노출된 싱크탱크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과 접촉하는 학자는 상당수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가 열릴 때면 본회의나 상임위에 참석하지만 평소에는 전문가 그룹을 만나 대권수업을 받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진보성향 교수들까지 다양하게 만난다고 한다. 박근혜 인맥의 강점 중 하나는 지역별로 편향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남인맥도 비교적 탄탄하다. 진영 정책위의장과 이성헌 전 의원, 이정현 최고위원이 호남 3인방이다. 김종인 전 장관은 전북 고창,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광주 출신이다.

    경북고 동문 소속감 별로 없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정당인 민중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따라서 새누리당 안에서 그의 세(勢)는 약하다. 대선후보 경선을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르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사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정치권 최대 학맥의 하나인 경북고를 졸업했지만 동문 소속감은 그다지 없다. 그 스스로 “TK라는 용어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대신 민중당 출신, 민주화운동 동지, 경기도 도정으로 인연을 맺은 경기인맥을 중심으로 그물처럼 파워인맥을 엮어 나간다. 그중에서도 김용태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 등 민중당 출신이 핵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관철하기 위한 협상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차 전 의원은 대선캠프를 총괄하고 있다. 임해규·김동성 전 의원도 김문수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 하고 있다.

    민중당에 참여했던 허숭 전 경기도시공사 감사, 노용수 전 비서실장은 대표적 운동권 인맥이다. 김 지사의 목포교도소 수감 동기인 최우영 특보, 손원희 비서실장, 한오섭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캠프에 포진해 있다. 자문그룹의 좌장은 좌승희 전 경기개발연구원장이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좌 전 원장은 김 지사가 내놓을 대선공약의 큰 틀을 짤 것으로 보인다. 권영빈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김원용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도 대표적 조언 그룹이다. 지방선거 때부터 김 지사를 도왔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강병국 광교포럼 사무국장, 홍경의 전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유연채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장원재 전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 박상길 특보는 김 지사가 재선을 거치면서 쌓은 경기도 인맥에 포함된다.

    여의도에 문을 연 김문수 캠프는 ‘5인 회의체’로 운영된다고 한다. 김 지사 외에 김용태 의원과 차명진·신지호·김동성·안형환 전 의원이 참여한다. 18대 때 모두 현역 의원이었던 이들 가운데 김용태 의원만 당선되는 바람에 동력이 많이 약해졌다.

    초호화 자문그룹 구축

    10년 만에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인맥의 폭이 넓다. 7선 의원치곤 정치인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오랫동안 무소속으로 활동한데다 그나마 4·11 총선에서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가(家)의 일원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출신으로서 체육계와 문화예술계에도 지인이 많다.

    초호화판 자문그룹 구축도 현대가의 일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는 두 개가 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해밀을 찾는 소망’이 그것이다. 선친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호를 딴 아산정책연구원은 국내외 중요 이슈를 분석하고 수시로 정책대안을 정 전 대표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가 명예이사장,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가 이사장, 정 전 대표의 존스홉킨스대 동문으로 미국 랜드연구소 초대 한국학 석좌교수를 지낸 함재봉 박사가 원장이다. 이인호 이사장을 포함한 17명 이사진의 면면은 화려하다.

    정 전 대표의 후원회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필두로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김동성 중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용민 외국어대 정외과 교수,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송영식 송복은장학재단 이사장, 신명순 연세대 정외과 교수, 양봉진 현대자원개발 사장,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이 포진해 있다. 연세대 교수인 모종린 선임연구위원도 정책브레인이다.

    학계에선 이밖에도 김경환·최운열 서강대 교수, 김종석·이원흠 홍익대 교수 등이 경제 분야를, 이봉주 서울대 교수와 최재성 연세대 교수가 복지 분야를 조언한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둔 ‘해밀을 찾는 소망’은 정책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색채가 다분히 묻어 있다. 정책실장을 맡은 인병택 전 도미니카대사를 필두로 무려 207명의 자문위원이 포진해 있다. 박호진 공보실장이 대선 캠프의 공보를 총괄한다. 정치권에선 정 전 대표의 이전 지역구(울산 동구) 사무국장을 지내다 지역구를 물려받은 안효대 의원이 충성심 깊은 가신(家臣)으로 꼽힌다.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과 이사철·신영수·정미경 전 의원도 돕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국민생각으로 옮긴 전여옥 전 의원도 같은 인맥이다. 염동열 의원은 정 전 대표와의 오랜 인연으로 조만간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군기반장 돕는 옛 동지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한때 MB(이명박 대통령)계의 군기반장으로 불렸다. 독자적인 이재오계도 형성한 바 있다. 친이계가 몰락한 지금 이 전 장관은 일부 남아 있는 옛 동지들에 기대고 있다. 4·11 총선 공천에서 대거 낙천한 바람에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들에게는 끈끈한 동지애가 있다.

    현재 이재오 캠프는 어느 정도 진용을 갖췄다. 진수희 전 의원이 캠프를 총괄한다. 진 전 의원은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 정책과 기획 분야에 강하다. 권택기 전 의원은 전략기획을 담당하면서 경선 룰 협상의 대리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춘식·임동규 전 의원과 오동섭 특보는 조직을 책임진다. 정무적인 일은 경향신문 정치부장 출신인 김해진 전 특임차관의 몫이다. 공보 분야는 김좌열 전 특임장관실 조정관이 담당한다. 이명박 정부의 2인자 자리에 올랐던 이 전 장관에게는 재오사랑, 조이팬클럽, 조이21 등 여러 팬클럽이 있다. 또 박태권 전 충남지사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평상포럼은 전국 권역별 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 전 장관이 회장을 지낸 6·3동지회도 이 전 장관이 믿는 원군이다.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자문그룹은 두 팀이 있다고 한다. 이현복 한양대 철학과 교수, 윤건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주용식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영섭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축이다. 민중당 인맥으로는 정태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이 있다.

    “더 감동적인 바보들이 필요해”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김두관 경남지사가 6월 12일 출판기념회에서 사인 행사를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인맥은 노무현 정부 인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5월 30일 공식 출범한 외곽조직 ‘담쟁이포럼’의 구성원을 봐도 그렇다. 이사장은 한완상 노무현재단 고문이, 연구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맡았다. 운영위원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내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으로 있는 김경협 의원과 서훈 전 국정원 차장,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등이 선임됐다. 공지영 소설가와 안도현·김용택 시인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순교라고 했던 한완상 이사장은 서거 3주기인 5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이제 우리에게는 더 감동적인 바보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망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문 상임고문의 정치권 인맥도 친노 그룹이 주축이다.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든든한 힘이다. 이해찬 대표와의 당 대표-원내대표 역할분담 논란에 휩싸였던 박지원 원내대표도 문 상임고문에게 심정적으로 가깝다. 문 상임고문이 부산, 이 대표가 충남 청양, 박 원내대표가 전남 진도 출신인 만큼 문재인 지지자들은 영남, 충청, 호남을 잇는 환상적 라인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나란히 춘추관장을 지내고 19대 국회에 첫 입성한 서영교·김현 의원을 비롯해 친노 직계 의원 수십 명도 원내 우군이다. 여기에 문 고문의 자서전 ‘운명’의 집필에 참여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 윤건영 씨도 문재인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할 인물들이다. 문 상임고문의 학자 조언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담쟁이포럼의 발기인 300명 가운데 대학교수와 각계 전문가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이들이 정책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리틀 노무현과 머슴골

    김두관 경남지사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8년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에서 시작해 남해군수, 새천년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행정자치부 장관, 대통령 정무특보를 거쳐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자리에 올랐다. ‘리틀 노무현’으로는 불리는 그 역시 친노그룹에 속하지만 직계는 아니다. 민주통합당 친노 의원 대부분은 김 지사보다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김 지사는 인생을 개척한 스토리의 주인공답게 인맥도 스스로 개척해나가고 있다. 6월 11일 김재윤·원혜영·민병두·문병호·신장용 의원 등 민주통합당 의원 11명이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김 지사의 친화력과 저력을 보여준 셈이다. 다음 날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창원컨벤션센터에는 2000여 명에 달하는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이부영·장영달·정한용·김태랑 전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 윤승용 전 홍보수석 등 친노 인사 일부도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인맥 가운데 일부도 김 지사를 돕고 있다. 경남 창녕 출신으로 동교동계의 마당발로 통했던 김태랑 전 의원이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민주통합당 내의 DJ 인맥을 규합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동교동계 좌장 출신인) 권노갑 상임고문 등 원로들이 김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고문과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이 얼마 전 모임을 갖고 김 지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그룹으로는 김태랑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생활정치포럼과 4선인 원혜영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치분권연구소가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모임인 머슴골은 전국적인 조직을 갖춘 지지 그룹이다.

    ‘손학규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대선주자 8인의 사람관리 & 파워인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왼쪽)과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는 학맥부터 넓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정외과 교수를 지내면서 쌓은 인맥이다. 여기다 14대 국회 때 민자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처음 금배지를 단 뒤 15·16대 의원을 연임하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까지 지냈다. 2007년 대선과정에서 진보진영으로 말을 갈아탄 뒤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여야 정치인들과 폭넓게 교유했다. 손 전 대표의 인맥이 정치인뿐만 아니라 1980년대 운동권 출신, 서강대 제자 그룹, 정책 자문 그룹, 문화예술·종교계 인사 등으로 다양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손 전 대표가 당을 이끌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3선의 신학용 의원이 핵심이다. 또 최원식·조정식·이찬열·양승조·오제세·이춘석·김동철·이용섭·임내현·이낙연 의원 등이 손 전 대표의 우호 지분 격이다. 원내 지지그룹이 권역별로 고르게 분포해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싱크탱크 그룹으로는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있다.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장관 등이 주도한다. 장달중 서울대 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손광현 청주대 교수 등도 이 재단을 통해 돕고 있다. 진보학계를 대표하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도 가깝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 박주현 전 청와대 참여혁신수석,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도 정책자문을 한다. 지난 4월 유럽 5개국의 복지 현장을 둘러볼 때는 김진방 인하대 교수와 홍승권 서울대 교수,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이 동행했다. 문화예술·종교계 인맥으로는 황석영 작가, 김지하 시인, 박형규 목사 등이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인맥지도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공개된 인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 원장이 후보직을 양보하고 지원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숙 안철수재단 이사장, 안철수재단 설립을 주도한 강인철 변호사, ‘청춘콘서트’를 함께 진행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 공인 안철수 멘토로 통하는 법륜 스님, 최근 개인 대변인으로 영입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 정도다.

    공개된 안철수 인맥 11명

    여기에 고(故) 김근태 전 의원 주변 인사들 정도가 꼽힌다. 유민영 대변인부터 김 전 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4·11 총선 때 안 원장은 김 전 의원 부인인 인재근 여사를 공개 지지했다. 김 전 의원이 의장으로 있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여성국장 출신인 박선숙 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안 원장의 인맥 형성은 현재진행형이다. 본인이 탈이념을 강조하는 만큼 기성 정치인 가운데 주로 중도, 합리적인 인사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그동안 정치판에 몸담지 않았던 각계의 참신한 신예들을 물색 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자신의 이미지대로 인맥 형성에서도 모험과 도전에 나선 셈이다.

    각계 전문가와 꾸준히 접촉하면서 ‘대권수업’도 받고 있다고 한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이 안 원장의 학계 인맥으로 알려져 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