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MAGIC 프로젝트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랄까. ‘연구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던 고려대의료원은 알찬 결실을 거두고 있다.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 중 예하 2개 병원이 동시에 연구중심 병원으로 지정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로부터 수주한 국책연구 성과도 눈에 띈다. 최근 2년(2014~2015년)간 구로병원이 수행한 대형 국책과제 연구비만 140억 원에 달한다. 안암병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각각 60여억 원, 185여억 원 규모의 국책과제를 수주하며 융복합 연구 기반을 다져나간다.
고려대 의과대학의 활약도 눈부시다. 8000여 명의 의료인재를 배출한 의과대학은 국내 의과대학 중 유일하게 U21(세계연구중심대학 연합체)에 가입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14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권에 올랐고,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평가, 상급 종합병원 평가, 의료기관 인증 등 각종 평가에서도 최정상급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올해 9월 정릉캠퍼스에서 발족한 ‘KU-MAGIC’ 프로젝트다. KU-MAGIC은 ‘Medical Applied R&D Global Initiative Center’의 약자.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려대의료원 예하 3개 병원을 주축으로 의과대학, 보건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이과대학, 공과대학, 약학대학, 간호대학 등을 잇는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이 사업에 2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 만큼 사회적 의미가 크다. 고려대의료원은 융복합 연구개발을 통해 바이오메디컬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고려대와 고려대의료원이 손을 잡고, 네 가지 핵심 연구혁신(R&I) 분야를 수립했다. 국내 최고 다학제 시스템을 구현할 바이러스 및 감염병 분야,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미래형 의료기기 분야, 유전체와 단백질체 연구를 통해 차세대 암 치료 기술을 제시하는 맞춤형 의료 분야, 미래형 의료기술을 활용한 식의약품을 개발하는 스마트 에이징 분야다.
경제·사회적 기대효과 커
고려대의료원이 내다보는 것은 프로젝트의 경제·사회적 기대효과다. 우선 고급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대의료원의 안암, 구로, 안산 3개 병원에 소속된 교수 1534명, 의료진 4827명을 비롯해 홍릉 지역에 위치한 24개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활동하는 교수 1680명, 석·박사급 연구진 1만208명 등 대규모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아가 KU-MAGIC(주)을 발족해 연구개발에 따른 지적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야심 찬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대학의 연구 역량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의 싱크탱크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고려대의료원이 펼칠 의료 매직쇼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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