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호

책 속으로

‘2020년 운명을 읽는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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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19-12-11 14: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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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운명을 읽는다’ 펴낸 김두규 우석대 교수
    “경자년 흰쥐의 해, 우리 국운은 ‘맑음’”

    김두규 지음, 해냄, 524쪽, 1만9800원

    김두규 지음, 해냄, 524쪽, 1만9800원

    김두규 교수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독일 뮌스터대에서 독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 대학 독문학 교수로 지내다 2000년 전공을 바꿨다. 지금은 우석대 교양학부에서 풍수지리 등을 강의한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풍수지리)으로 활동하는 등 관련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사주 분야도 꾸준히 연구해온 그가 최근 2020년 운세를 내다보는 책을 펴내 화제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에서도 연말이 되면 신년 운수 예측서가 출간된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시진핑 등이 부와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풍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며 관련 분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해냄 제공]

    [해냄 제공]

    - 트럼프와 시진핑이 어떻게 풍수를 활용했나.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자 시절 풍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시진핑 주석은 저장성 당서기 시절 아버지 묘를 베이징에서 시안으로 옮겼다. 몇 년 뒤 그가 중국 주석이 되자 이때의 이장(移葬)이 큰 화제가 됐다. 음양술로 천하를 얻은 사례다.” 

    -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인가. 

    “운명은 시간과 공간, 즉 환경에 의해 규정된다. 환경(시·공간)을 바꾸면 사람의 인식 내용이 바뀌고, 그 결과 행동이 바뀐다. 그러면 일의 결과가 달라져 자연스레 운명이 바뀐다. 음양술의 핵심 내용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탈신공개천명(奪神工改天命)’, 즉 ‘하늘이 바라는 바를 빼앗아 운명을 바꾼다’이다. 이처럼 환경을 바꾸려 할 때 풍수는 장소 선택, 사주는 시점 선택에 각각 도움을 준다.” 

    - 새해 우리나라 국운은 어떨 것 같은가. 

    “2020년은 경자년(庚子)이다. 십간 중 경은 오행상 흰색인 금(金) 속성을 갖는다. 자는 쥐에 해당한다. 즉 새해는 흰쥐의 해다. 전통적으로 흰쥐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내년 우리나라는 밥상이 풍요로운 해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운도 괜찮다. 문 대통령 생애를 보면 불기운(火氣)이 강할 때 잘나갔고 물과 흙 기운일 때 힘들었다. 2019년 기해년에는 물기 많은 흙 기운이 강했다. 이에 잠시 주춤했다. 물의 나라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도 어려움을 키웠다. 2020년은 화(火) 대운과 금(金) 대운이 길해 문 대통령 관운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지도자들의 신년 운세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새해 운이 나쁘지 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길한 운으로 재선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반면 아베 일본 총리는 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한다. 김 교수는 이 책에 우리나라 국운과 5개국 지도자의 신년운에 대한 구체적 풀이를 담고, 1945년생부터 2006년생까지의 사주 운세, 월별 운세, 토정비결, 풍수비결 등도 실었다. “명예운을 높이려면 궁궐과 왕릉에 가라” 등 개운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도 공개했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금관의 역사
    김문환 지음, 홀리데이북스, 429쪽, 1만9500원 

    한반도는 금관과 금동관을 많이 만든 지역으로 손꼽힌다. 필자가 아시아를 벗어나 흑해에서 에게해와 지중해 전역으로 금관을 찾아 나선 것은 ‘신라나 고구려 금관이 세계 금관의 중심일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서쪽 끝인 이베리아반도의 포르투갈 리스본 박물관까지 23개국 80개 박물관을 취재하고 사진을 찍었다.

    ‘별에서 온 회계학’ 펴낸 권세호 경제평론가
    “‘회계 어렵다’는 선입견 깨고 싶다”

    권세호 지음, 와우라이프, 236쪽, 1만5000원

    권세호 지음, 와우라이프, 236쪽, 1만5000원

    포털 사이트에서 ‘회계원리’를 검색하면 수험서와 학원 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취업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회계 공부법 알려달라’는 글이 넘친다. 회계는 난공불락의 철옹성 같다. 이 와중에 권세호(51) 경제평론가가 교양서 ‘별에서 온 회계학’을 출간했다. 

    - 왜 회계학이 별에서 왔나? 

    “경영학과에 입학하고 나니 회계원리가 너무 어려워 부기(簿記)를 다시 공부했다. 그런데 큰 그림을 못 본 채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공부하니 길을 헤맸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우주에서 내려다보듯 회계학도 높은 데서 조망하자는 것이었다.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 아시아와 한반도,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회계학도 마찬가지다.” 

    - 가독성 있게 구성된 형식이 인상 깊었다. 

    “목차를 회계에 대한 육하원칙 질문으로 구성했다. 형식은 카카오톡으로 수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간 중간 영화 ‘쇼생크탈출’,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 경제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등을 활용했다. 신입사원 시절 회계 원가 시스템을 개선한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스토리도 담았다. 이 전 부회장에게 직접 들은 얘기라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 사람들은 기업인만 회계를 익혀두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직종이건 관리직에 오르면 회계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회계는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권 평론가는 고려대 경영학과 학·석사과정을 거쳐 미국 미시간대 MBA 과정을 졸업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세무사로도 활동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외이사·감사위원장, 한국재정정보원 감사 등을 역임했고 지금은 기획재정부 규제심의위원으로 일한다.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관심사가 정책에까지 닿았다. 

    “기업이 부채를 통해 투자할 때는 생산성·수익성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정부도 확장재정을 하려면 재정지출 대상에 투자타당성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국민들이 회계를 공부하면 거시경제에서 재원이 소요되는 과정에 문제의식을 갖출 수 있다.” 

    경제전문방송 진행자이기도 한 권 평론가는 ‘J노믹스’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회계학의 관점에서 소비심리를 키우는 방법은 소득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올릴 때 재료비·경비 등에 대한 공제 폭도 함께 넓혔으면 기업 회계가 균형을 갖추지 않았겠나. 이런 준비 없이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이니 시장에서 반작용이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인 권 평론가는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앞뒀을 때 보통 자서전 유의 책을 낸다. 권 평론가는 왜 회계 서적을 냈을까. 

    “전문성을 살린 책을 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회계가 어렵다는 국민들의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참 괜찮은 눈이 온다
    한지혜 지음, 교유서가, 284쪽, 1만4000원 

    1970년대생 소설가의 깊은 호수 같은 산문집. 가난, 눈물, 절망, 고통, 우울의 개인사가 수정같이 맑고 투명하게 드러나지만 50여 편 에세이마다 희망과 긍정 아닌 곳이 없다. 눈이 내릴 때 “괜찮다, 괜찮다”며 내린다던 미당의 시 ‘내리는 눈밭에서’의 시구처럼 인생이 참 “괜찮다, 괜찮다”는 행복감을 갖게 하는 글이다.

    예스 브레인 아이들의 비밀
    바람 빠진 공이 다시 빵빵해지려면

    대니얼 시겔·티나 브라이슨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284쪽, 1만3800원.

    대니얼 시겔·티나 브라이슨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284쪽, 1만3800원.

    예스 브레인(Yes brain). 무슨 뜻일까. ‘Yes’라는 단어 그대로 ‘긍정’으로 가득 찬 두뇌를 말한다. 저자가 칭하는 예스 브레인의 반대는 ‘No Brain’이다. 부정과 불평으로 길든 뇌를 의미한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곤 한다. 이때 의연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려는 사람은 ‘예스 브레인’이다. 반면 이내 자포자기하고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사람은 ‘노 브레인’이다. 이들 중 누가 더 행복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예스 브레인은 갓난아기 때부터 양육자에 의해 형성된다. 세상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밝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면서도 실상은 ‘노 브레인’에 가까운 양육 태도를 보이곤 한다. 저자에 따르면 예스 브레인은 정교하고 복잡한 사고를 담당하는 상층 뇌와 기본적인 신체 작용을 수행하는 하층 뇌가 균형 있게 자랄 때 형성된다. 상층 뇌가 발달하는 최적의 시기는 5~10세인데, 이 시기에 부모가 제공하는 경험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한다. 

    예스 브레인의 네 가지 근본 원칙은 균형과 회복탄력성, 통찰, 공감이다. 먼저 균형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은 난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통찰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공감은 타인의 상황과 처지를 배려해 행동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능력 있는’ 부모라도 아이에게 완전무결한 삶을 안겨줄 수는 없다. 살다 보면 누구나 상처받고, 깨지고, 실망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이럴 때 얼마나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바람이 빠져 ‘쑥’ 들어간 공이 다시 팽팽하게 탄력을 찾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이 헬리콥터 맘(대디)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를 ‘뽁뽁이(Bubble Wrap)’로 둘둘 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어떤 불편도 스트레스도 잠재적인 도전도 느끼지 못하게 보호한다면, 아이는 더욱 나약해져 스스로 균형 잡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게 되기 때문’(p87)’이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못 알고 있는 부모가 너무 많다. 이쯤에서 조용히 자문해본다.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 예스 브레인을 안겨줄 수 있을까?’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선동의 기술
    최성환 지음, 인간사랑, 392쪽, 2만3000원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선동선전 수법과 적절한 대처법을 정리한 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 책을 쓰며 “도둑질, 사기수법 등을 알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을 쓴 건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쉽게 선동선전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 책을 “도둑을 막고 사기를 피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없음의 과학
    리처드 도킨스·대니얼 데닛·샘 해리스·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8쪽, 1만4800원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네 명의 지성이 한자리에 마주 앉았다. 이 책은 2시간 동안 그들이 나눈 이야기를 지상 중계한 것이다. 토론 주제는 종교와 과학. 각각 생물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정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이들은 맹목적 믿음을 넘어서는 논리와 이성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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