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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선 출마 선언, 노회찬

“열린당과 한나라당 사이엔 청계천, 열린당과 민노당 사이엔 한강이 흐른다”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대선 출마 선언,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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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방어전 아닌 정면승부

▼ 출마선언문에서 ‘대통령후보라는 정치경력을 쌓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아니다’란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당 후보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게 사실지만 그렇다고 이번 선거를 의무방어전 치르듯 출마에만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경우든 당선 가능성이 전무한 게 아니고 낮을 뿐이기에 정면승부를 위해선 당내 투지를 독려할 필요가 있었지요. 대외적으로는 개인의 더 나은 경력을 추가하기 위해 출마한 게 아니라, 국가의 장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고요.”

▼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굳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급등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3강 구도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판이 다 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금의 대선판은 아주 유동적입니다. 찬바람이 불어야 어느 정도 판세가 형성되지 않겠나 생각해요. 이번 대선은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대세예요. 한나라당의 40% 넘는 지지율은 자기 힘으로 쌓은 것이라기보다 반사이익이 크죠. 특히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경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민의식과 노무현 정부와 다른 방식의 개혁, 반(反)개혁은 아니고 뭔가 더 실용적인 개혁을 원하는 분들의 지지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러한 지지 성향이 한나라당 정체성과 꼭 맞는 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조정국면이 반드시 올 거라고 확신해요. 또 집권여당이 이렇게 무기력하고 무책임하며 지리멸렬한 적이 없어요. 민주노동당에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대선 구도가 있을 수 있겠나 싶죠.”

암 걸린 경제, 키만 키워서야…

▼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진 사람 중 상당수는 한쪽 발을 민주노동당에 담그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소위 사표(死票) 심리가 발동했지요. 많이 빼앗겼어요.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 득표율이 4%가 채 안됐으니까요. 열린우리당이 무너졌는데도 왜 그분들이 다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지 않는가, 여기에 민주노동당의 문제가 있다고 봐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열린우리당과 다른 우리의 정체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죠.”

▼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 주거, 교육, 건강 등 ‘서민의 4대 기본권’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다른 주자들은 물론 역대 대선에서 민생 관련 공약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다릅니까.

“양적인 차이보다 철학이 다르다는 걸, 국가 경영의 바탕과 노선에 차이가 있다는 걸 설득력 있게 감동적으로 보여주려고 합니다. 일례로 제가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박근혜 후보는 25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어요. 양적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350만개를 만들겠다고 대응하진 않을 겁니다.

이제까지의 성장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성장 수치만 높이는 방식은 이제 위험해요. 우리 경제는 규모에 비해 꽤 괜찮은 성장률(4~5%)을 보이고 있지만, 박정희 시대에 경제가 1% 성장할 때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던 반면, 지금은 10만개도 못 만들어냅니다. 국민 소득은 늘어나는데 사회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고요. 경제에 암이 있는데 키만 키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런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성장 방식에 대한 해법이 다르지요.

개방과 규제에 관한 생각도 달라요. 불필요하고 비합리적인 규제는 없어져야 하지만, 대체로 규제는 강자와 약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사회 조건에서 강자를 규제하는 거죠. 그런데 이 규제를 제거해 강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강자가 키운 파이를 약자와 더불어 나눠 먹자는 철학에 반대합니다. 강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면 파이는 커질지 모르나 양극화가 심해져요. 일할 맛 나는 성장이 있는가 하면,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는 성장도 있어요. 우리 경제가 외형적으로 수출 3000억달러, 경제성장률 4%라지만 택시 기사들은 IMF 때보다 손님이 더 없다고 얘기합니다. 많은 사람이 일할 맛 안 난다고 해요.”

복지 증대의 생산적 측면

▼ 현 정권도 집권 초부터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것처럼 굴지 않았습니까.

“현 정권은 저희에게도 참 골치 아픈 정권입니다. 말은 좌파적으로 하고 실제로는 그렇게 안 했어요.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는 얘기가 있듯이 이 정권이 왼쪽 깜빡이를 켜는 바람에 많은 공격을 받았는데, 실제론 왼쪽으로 가지 않았어요. 복지가 확충되지도 않았고, 대통령은 부인하지만 사회 양극화는 현 정권 들어 더 악화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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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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