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호

‘김옥희 공천 비리’ 배후설 나돈 ‘동대문 주먹’ 출신 박필규

“MB 처가와 친분 때문에 오해받고 펑펑 울었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8-11-05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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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손윗 동서와 오랜 친분”
    • “김옥희, MB처가와 13년 연락 끊고 지내”
    • “J의원이 ‘김옥희 사건 박필규 관련설’ 유포”
    • “청계천 복원 땐 노점상 평정해줬다”
    • “BBK 수사 땐 검찰규탄 데모해줬다”
    • “MB 당선 후 청탁 많이 들어왔지만 거절”
    • “체육회 맡게 되자 서울시에서 예산 지원”
    • “동대문 노점상 출신…주먹으로 날렸다”
    ‘김옥희 공천 비리’ 배후설 나돈 ‘동대문 주먹’ 출신  박필규
    최근 모 사정기관과 여권 일각에서 ‘박필규’라는 이름이 은밀히 오르내렸다. 의혹의 내용은 이랬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4)씨는 “대통령이 ‘대한노인회 몫으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비례대표) 한 자리를 준다’고 했으므로 대한노인회의 추천을 받아 공천을 받도록 해주겠다”면서 김종원 전국교통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부터 30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김 회장에 대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아 김옥희씨는 지난 7월31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그런데 대한노인회는 김종원 회장을 실제로 노인회 몫으로 추천했고, 그가 낙천하자 청와대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에는 다른 베일이 있다. 김옥희씨가 김윤옥 여사의 사촌인 것은 맞지만 김씨는 김 여사 등 대통령 측과 친분이 없다. 공천청탁 과정에서 김옥희씨와 청와대 및 여권 K의원 등을 연결해준 제3의 인물이 연관되어 있는데, 그가 박필규씨다. ‘동대문 주먹’ 출신인 박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숨은 측근이다. 박씨는 이 대통령의 처가와 가까운 사이며 청계천 복원 당시 노점상 반발, 지난 대선 당시 BBK 검찰 수사로 이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을 때 온몸을 던져 대통령을 도와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7월31일 ‘김옥희 사건’이 언론에 터지기 직전인 7월30일 박씨는 해외로 나갔다.

    이 같은 의혹이 여권 내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신동아’는 당사자인 박필규(朴泌圭·65)씨를 수소문한 끝에 최근 그를 만나 입장을 들었다.



    “한 가지만 빼고는 사실”

    K택배 회장, N프라자 고문, S광산 고문인 그는 9월 말엔 공석이던 (사)장충체육회 회장에 선임됐는데, 이즈음 서울시에서 체육회에 예산 지원이 내려왔다. 이 체육회가 운영하는 서울 남산 야외 체육시설등에서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그는 이명박 대통령 및 이 대통령 처가와의 관계, 세간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박필규 회장은 김옥희씨의 공천 비리 사건에 자신이 관여됐다는 점만 빼고는 의혹 내용의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했다. 남산 인터뷰 말미엔 “대통령도 (의혹을) 이미 들었을 것 아니냐. 억울하다”면서 자신의 해명을 실명으로 기사화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 그는 “여러 사실을 짜깁기해 대통령 처가와 가까운 나를 김옥희 사건에 끌어들이고 있다. 여권 모 의원이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사실과 다른 이 같은 의혹을 여권 인사에게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MB 1등 공신의 취임식장

    ▼ 남산을 자주 찾나요.

    “오늘 여기 온 건 서울시 예산으로 저희 체육회가 운영하는 체육시설 보수공사를 하려고….”

    ▼ 지난 9월27일 체육회 정기총회 때 대의원 200명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출됐다면서요.

    “그때 이 지역 국회의원인 나경원 의원이 축사를 해주었고 정동일 구청장, 시의원, 구의회 의장, 구의원도 모두 와서 축하해주었죠.”

    ▼ 이 대통령과 박 회장의 관계가 주변에는 어떻게 알려져 있나요.

    “MB가 끌어안고 고생했다고 하고….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몸 사리지 않고 자신을 돕는 박 회장을 정말 좋아해요.- 옆에 있던 한나라당 당직자 김모씨) 이 대통령이나 그 집안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당선 후 취직 부탁 등 이런저런 청탁이 많이 왔지만 모두 거절했어요. 죽을 맛이었어요.”

    ▼ 공천 청탁은?

    “그건 없었어요.”

    박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경북 김천 출신인 그는 부산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다 실패, 1964년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 청계천 일대에서 의류 노점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텃세에 맞서 장사를 하는 과정에서 주변 상인이나 조직폭력배와 자주 부딪쳤다”고 말했다.

    “동대문 일대에서 주먹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어요. 동네 건달부터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 조폭에 이르기까지 많이 부딪쳐죠. 항상 나는 독불장군식으로 혼자 맞섰는데 상대편 수가 많아도 지는 법이 없어요. 그러나 약한 사람을 해코지하지 않았고 상대를 먼저 공격하지도 않았고 다만 자기 방어를 위해 실력을 행사했을 뿐이에요. 얼마 전부터는 D복싱프로모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남의 싸움 말리다 벌금 몇 번 받은 것뿐입니다. 이렇게 수십년간 동대문에서 이름이 알려지고 기반을 잡아 지금은 몇 가지 사업을 하고 있어요.”

    ‘김옥희 공천 비리’ 배후설 나돈 ‘동대문 주먹’ 출신  박필규

    2003년 11월30일 서울 청계천 일대 노점상들이 돌 등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서울시의 이동식 좌판과 리어카 철거에 저항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 측과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가요.

    “난 정치에 관심이 있어 1990년대 중반부터 신한국당에 들어가 활동했어요. 1997년, 2002년 대선 땐 이회창 후보의 전국 유세를 지원하기도 했죠. 지금은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행정자치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2002년 6월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할 때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되어 자주 보게 됐어요.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 직전 한 후배가 ‘이명박 후보를 도와달라’고 부탁해 합류했죠. 이 대통령을 남다르게 생각한 건 이 대통령 처가 쪽에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분도 있어서죠.”

    “온몸 던져 도왔다”

    ‘김옥희 공천 비리’ 배후설 나돈 ‘동대문 주먹’ 출신  박필규

    2007년 12월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BBK 수사 결과에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가 집회를 열고 있다.

    ▼ 어떤 분인지.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와 같은 고향이어서 가깝게 지냈습니다. 그외 다른 분과도 만났고 이 대통령 집안 얘기를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었죠. 예를 들어 이 대통령 처남 김재정씨가 서초구에서 중식당을 할 때는 가끔씩 들러 그와도 안면이 있죠. 김윤옥 여사와는 이 대통령의 시장 재임시절 여사가 주최하는 바자에 자주 참석해 인사드리고 후원하기도 했죠. (주)다스 최대 주주인 김재정씨는 서울 한남동으로 이사했고, 지병으로 경기도 별장에서 요양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 대통령 매제(막내 여동생의 남편)인 김진씨도 건강이 좋지 못한데 (주)다스 부사장이 됐다는 말을 들었죠.”

    ▼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어떠했나요.

    “난 두 번이나 이회창 후보를 도왔는데 고생만 죽도록 하고 낙담이 컸죠. 그런데 마침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니 정권교체의 일념하에 당연히 힘을 보태기로 했죠. 내가 당에서 오래 일해왔고 조직을 주로 맡아와 따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 대통령이 당내 대의원 표를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외곽지원조직인 ‘한국의 힘’에서도 일했고,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측이 주도한 ‘선진국민연대’에도 내 이름이 올랐어요. 원래 남에게 얻어먹는 것 싫어해 캠프에서 주는 식권 한 장 받아본 적 없고 사비(私費)를 들여 열심히 했습니다.”

    박 회장은 “청계천 복원 당시 노점상 반발, 지난 대선 당시 BBK 검찰 수사로 이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을 때 온몸을 던져 이 대통령을 도왔다”는 의혹 내용에 대해 “대체로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동대문 노점상을 설득하는 데는 ‘동대문 주먹’ 출신 박 회장의 영향력이 물밑에서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의 설명이다.

    “청계천 복원 때 처음에는 동대문을 중심으로 5000여 주변 노점상의 반발이 극심했죠. LP가스통을 들고 나와 폭파하겠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시에서 어려움을 겪었죠. 이명박 시장은 ‘어떻게 아무도 노점상 문제를 해결을 못하느냐’고 한탄했죠. 청계천을 복원해놓으면 서울시민 전체에 좋은 일 아닌가요. 나는 온몸을 던진다는 각오로 이명박 시장을 돕기로 했어요. 노점상 지도부의 반발을 평정하면 기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지도부부터 만났어요. 협박으로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내게는 안 통하죠. 나는 동대문에서 노점상을 오랫동안 해왔기에 이분들의 성향을 잘 알아요. 시 공무원들이 노점상을 3000번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일 때도 공무원과 노점상이 원활히 대화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었죠.

    문제가 잘 해결되어 청계천이 복원되고 난 뒤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로서 동대문을 여러 번 찾았어요. 나는 밀리오레, 거평, 평화시장 등 동대문 곳곳으로 이 대통령을 안내하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시켰고 상인들은 반갑게 이 대통령을 맞아주었어요. 나로선 보람을 느낀 일이었죠.”

    지난 대선 당시 검찰은 1년여에 걸쳐 이 대통령의 (주)다스 차명보유 및 BBK 주가조작 관여 의혹사건을 수사했다.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따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요동을 쳤다. 각 여론조사에서 상당수 유권자는 BBK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지지 후보를 결정하거나 혹은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BBK 수사는 대선의 최대 변수였다.

    이런 가운데 BBK 검찰 수사와 일부 방송사의 BBK 관련 보도가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과 방송사를 규탄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여론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수세에 몰린 이 대통령 측에 큰 도움이 됐다. 박 회장은 “아는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BBK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방송사를 규탄하는 데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여권 일각에서 나돌고 있는 김옥희씨 사건과의 관련설에 대해선 “터무니없다”며 억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사촌 간에 안 보고 살아”

    ▼ 박 회장이 김옥희씨 사건에 연루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여권 내 일부 지인들이 그런 말을 내게 전해 와 알게 됐습니다. 5명으로부터 그 얘기를 들었어요. 사실이 아니에요. 나는 김옥희씨를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어요.”

    ▼ 박 회장은 이 대통령의 처가 쪽과 잘 안다고 하고 김옥희씨는 영부인의 사촌이므로 박 회장과 김옥희씨가 알 수도 있는 정황인데.

    “김옥희씨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 이 대통령 처가의 한 분이 내게 ‘영부인과 김옥희씨가 사촌지간인 것은 맞지만 13년여 전부터 왕래를 완전히 끊고 살아왔다’고 말했어요. 사촌 간에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관계가 멀어졌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김옥희씨는 자신을 영부인의 친언니라고 소개했다는데 사실은 대통령 측에 무엇을 부탁할 처지가 되지도 않았던 거죠. 어쨌든 공천사건 이전에는 나도 김옥희씨의 존재 자체를 몰랐어요.”

    ▼ 공천 희망자는 김옥희씨 말만 믿고 30억원을 줬다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속았다고 봐야겠지. 왜 그렇게 쉽게 사기를 당했는지 나도 잘 이해가 안 돼요.”

    ▼ 여권 K의원은 잘 아나요.

    “대선 때 선거운동 하면서 봤어요. 잘 아는 사이죠.”

    ▼ 김옥희씨를 알지도 못하니 김씨를 위해 대통령 측이나 K의원에게 어떤 요청을 한 적도 없겠군요.

    “그렇죠. 대선 때 내가 중앙당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이었고 위원장이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었는데, 허 위원장도 이번 총선에서 공천 못 받았잖아요. 그런데 무슨 공천 청탁이 통하겠어요. 대통령 집안 좀 알고 선거에 기여 많이 했고 처신에 조심했는데도 청와대에 이런 소문 들어가면 난 망가지는 거지. ‘MB 위해 죽도록 고생한 놈이 이렇게 피해를 보네’라고 생각하겠어요? 너무 억울해 한숨도 못자고 펑펑 울기도 했어요. 한번은 아는 사람이 ‘형님, 요즘 잘나간다면서요’라고 말하는데 정말 답답했어요.”

    12박13일의 해외 체류

    박 회장은 자신의 출국에 대해서도 김옥희씨 사건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출국 이유에 대해선 처음에는 ‘사업 목적’이라고 했다가 뒤이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문제도 있었다’고 했다.

    ▼ 김옥희씨 사건은 7월31일 언론에 처음으로 터졌어요. 그런데 여권에선 훨씬 이전부터 이 사건을 내사하고 있었죠. 박 회장은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기 하루 전인 7월30일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압니다. 연루설의 내용은, 박 회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박 회장을 해외에 내보냈다는 건데요. 실제 출국 이유는 무엇이죠?

    “동대문 의류 사업의 동남아 진출이 가능한지 살펴보기 위한 시장조사 차원에서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을 방문한 겁니다. 그 사건과는 무관하죠.”

    ▼ 그래서 동남아에 진출하기로 했나요.

    “그쪽 옷이 더 좋더라고요. 하지 않기로 했어요.”

    ▼ 7월30일 출국해 해외에서 얼마나 체류했나요.

    “8월12일까지 있었어요.”

    ▼ 사업성도 없는데 비교적 장기간 머무른 것으로 보이네요.

    “맨 처음 캄보디아로 갔다가 간 김에 베트남, 태국을 들렀어요.”

    ▼ 김옥희씨 사건은 언제 알게 되었나요. 귀국해서 알았나요?

    “베트남에서 본 한국 방송을 통해 그 사건이 터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돌아와서는 신문 등 이것저것 상세히 뒤져서 봤습니다. 그런데 7월30일 외국에 간 건 사업구상 목적도 있었지만 사실은 서울시 교육감선거 문제 때문이었어요.”

    ▼ 서울시 교육감선거와 출국이 어떻게 관련되는 건가요.

    “나는 김성동 후보 선거운동을 지원하고자 아는 사람들을 김 후보 선거캠프에 보냈어요. 그런데 투표 결과 김 후보의 득표율이 저조했고 선거운동원들은 경비를 지급받지 못하게 됐어요. 지지했던 김 후보가 낙선한 데다 김 후보가 주지 않으면 소개해준 내가 대신 줘야 하는 상황 등 골치가 아파 나가 있었던 거죠. 나중에 김 후보 측이 원만히 합의한 것으로 압니다.”

    박 회장은 “여권 한 의원이 김옥희씨 사건 연루설을 주변 인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들었다”며 음모설을 제기했다. 구체적인 정황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 박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이 아닌 의혹이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인데….

    “누군가가 그런 의혹을 실제로 언급했기 때문에 사실인 양 퍼지는 것 아니겠어요. 여권 K씨가 유포 과정을 말해주었어요.”

    ▼ 어떻게 말하던가요.

    “K씨가 내게 말하기를, 여권 인사인 C씨가 추석 연휴를 전후해 K씨에게 ‘박필규가 김옥희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고 말했으며, K씨가 C씨에게 ‘그 얘기를 누구에게서 들었느냐’고 묻자, C씨는 ‘여권 모 의원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압니다. 얼마 뒤엔 더 많은 여권 인사에게 같은 내용이 전달되었죠.”

    한편 야당은 검찰이 김옥희씨 사건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10월10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옥희씨 사건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실세가 연루된 조직적 공천비리 사건이다. 통상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은 특수부에서 부부장검사급 이상이 맡았는데 이 사건을 단순 사기죄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옥희씨는 10월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이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제부에게 섭섭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했다. 김씨는 “노인회가 이번에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밀자고 했다. 노인회에서 책도 많이 팔아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서 열심히 도왔다. 그래서 노인회에서 추천한 김종원에게 뭐라도 한 자리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시 제부에게 너무 섭섭해서 세상 살기가 싫었다. 김종원씨가 MB에게 돈을 갖다주라고 했다. 내가 멍청해서 돈을 받아놓고 가만 있었다”고 진술했다.

    민주당 “특검 도입해야”

    김옥희씨와 김종원씨를 연결해준 김태환(61·구속)씨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 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주장을 했다. 김태환씨는 9월23일 공판에서 김옥희씨를 향해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도 돈이 가 있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옥희씨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이재오 전 의원 측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책임을 넘기려고 오락가락한 말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다음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재오 전 의원에게 돈이 갔다’ ‘김옥희씨가 대통령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등의 법정 증언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직권을 남용해 사건의 성격을 미리 규정하고 검찰이 권력 실세들에 대해 감추기 수사로 일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별검사를 도입해 재수사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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