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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충돌확률 1000조분의 1 주장은 국민 사기극, 신격호 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야”

  • 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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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공청회 외압설 파문 이한호 전 공군총장

‘그림 1’ 적법하다는 이유로 제2롯데월드 맞은 편에 제3롯데월드를 짓는다면 서울공항은 폐쇄해야한다.

제3의 롯데월드 지으면 …

▼ 그런데도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반대하는 법적 근거는 ‘지방자치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입니다. ‘지방자치법’을 적용해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이 기자가 지난 호 ‘신동아’에 잘 정리해놓았더군요.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도 8조, 9조, 16조, 17조, 18조, 22조, 26조 등 여러 조항에서 부처 간에 의견이 다를 때는 협의해서 조정하라고 돼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거론한 김에 내 의견을 하나 더 피력하리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을 어기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롯데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롯데는 ‘그림 1’에서처럼 제2롯데월드 맞은편에 제3롯데월드라는 초고층 건물을 또 지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공항은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를 맞는다면 폐쇄하는 것이 옳습니다. 제2, 제3의 롯데월드는 합법적으로 지어진 것인데, 결과적으로 서울공항이 폐쇄되기에,‘지방자치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안보와 안전에 관해서는 부처 간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 서울공항을 폐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서울공항은 무슨 일을 합니까.



“평시에는 영상정보기(금강정찰기)와 전자정보기(백두정찰기)부대, 수송기부대, 육군 특수전을 지원하는 부대, 근접항공작전 가운데 공중통제작전을 하는 부대(KA▼ 1)가 작전하고, VVIP로 표현되는 국내외 최정상이 탄 항공기가 입출국 하는 일을 합니다. 전시에는 긴급히 전투물자를 옮기는 양륙(揚陸) 공항 기능과 피격당했거나 연료가 떨어져 황급히 귀환해야 하는 공군기를 맞는 예비기지, 그리고 전황에 따라서는 전술기를 전개해 전투작전을 수행하는 기지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 미군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전시에 주한 미국인을 철수시키는 기능 같은 것 말입니다.

“어느 나라든 사태가 긴박해지면 위험 지역에 있는 자국민을 우선으로 빼냅니다. 한반도의 위기가 심각해지면 미국은 항공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철수시키는데, 서울공항은 이 일을 하는 기지로 지정돼 있습니다. 미 7공군이 있는 오산기지나 한미 양국이 새로 짓고 있는 평택기지도 그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이니, 유사시 미국인 철수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곳은 서울공항이겠지요.”

사람은 실수하고, 기계는 고장난다

▼ 제2롯데월드 건설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편활주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부터 살펴보지요. 현재 상태에서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어떤 문제가 발생합니까.

“동편활주로(부활주로)에서 시계(視界)비행 이착륙이 불가능해집니다.”

▼ 시계(視界)비행이 무엇입니까.

“영어로는 VFR(Visual Flight Rules)로, 조종사가 눈으로 보고 비행하는 것입니다. 그 반대가 IFR(Instrument Flight Rules)인 계기(計器)비행입니다. 계기비행은 악(惡)기상으로 인해 지형지물이나 활주로를 볼 수 없을 때, 조종사가 항공기에 장치된 여러 계기를 보거나, 지상에 있는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이착륙 비행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 시계비행은 날씨가 좋은 날 하는 비행 아닌가요. 그런 날은 제2롯데월드가 잘 보일 텐데 왜 시계비행으로 이착륙하지 못합니까.

“시계비행을 할 때도 안전을 위해서 장애물과 떨어져야 하는 최소한의 거리를 규정해놓은 것이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동편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이 거리 안에 들어가버립니다. 그래서 쾌청한 날에도 동편활주를 이용한 시계비행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 그 문제는 동편활주로를 3도 틀어주면 풀리게 되는가요.

“시계비행을 하는 항공기가 장애물과 최소한으로 이격해야 하는 거리가 1852m인데, 3도 틀어주면 이 조건을 간신히 만족시킬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 계산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이 계산은 정해진 절차대로 동편활주로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정해진 고도에 도달해 제2롯데월드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선회 이탈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전제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이 거리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1월15일 뉴욕에서 이륙한 여객기는 두 개 엔진이 모두 꺼져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했습니다. 두 개 엔진이 모두 꺼지면 정해진 고도에 오를 수 없습니다. 한 개만 꺼져 버려도 힘이 약하므로 이 항공기는 한참을 더 비행해야 선회 이탈할 수 있는 고도에 도달하는데, 이는 1852m 범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여차하면 제2롯데월드를 들이받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3도를 틀면 정상 상황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비정상 상황에서는 충돌 위험이 존재합니다(그림 2참조).”

▼ 그런데 동편활주로의 연장선은 청와대 상공에 설정한 P-73 비행금지구역에 인접해 있어 평소에는 잘 쓰지 않습니다. 서울공항에서 많이 쓰는 활주로는 서편활주로입니다.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하려면 서편활주로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제2롯데월드가 지장을 준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좀 복잡한 설명을 해야겠네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서편활주로도 계기비행 접근 중에서 비정밀 접근 절차에 해당하는 VOR/DME 절차와 ASR 절차를 수행하는 데 제한받게 됩니다. 이 절차를 이해하려면 정밀접근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정밀접근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장비를 이용해 유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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