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은 러시아에서 돌아오자마자 전국동계체전에 출전하느라 쉴 새가 없던 그에게 모처럼 허락된 단 하루의 휴일이었다. 이튿날인 3월 2일 그는 태릉선수촌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3월 14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그는 금쪽같은 휴일에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대신 꽃단장을 하고 나온 게 영 싫지 않은 듯했다.
“이렇게 차려입고 화보 촬영을 하는 건 처음이에요.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지금껏 스케이트밖엔 모르고 살았는데 길이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 서자 그는 사진기자가 주문하는 대로 잘 따랐다. 하지만 애써 어색함을 감추려 하지도, 전문 모델의 포즈를 흉내 내지도 않았다. 셔터 소리가 찰칵거릴 때마다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피식피식 잘도 웃었다. 낙엽 구르는 소리에도 웃음을 터뜨린다는 18세 소녀가 아니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