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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즐기다보면 ‘명예의 전당’ 오르겠죠?”

‘성찰하는 카리스마’ 고진영

  • 글 | 엄상현 기자|gangpen@donga.com

“힘 빼고 즐기다보면 ‘명예의 전당’ 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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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즐기다보면 ‘명예의 전당’ 오르겠죠?”
‘내가 태어난 날은 7월 7일이다. 그래서 난 항상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내 성격은 긍정적이며, 밝고 쾌활하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선수에 대한 큰 꿈이 있고, 누구보다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 욕심이 많아서 지고는 못산다. 남이 잘하는 부분을 내 것으로 꼭 만들려는 성격이다. LPGA 무대에서 (선배)언니들과 경기를 하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국위선양을 하고 싶다. 최종 목적지는 미국 LPGA 명예의 전당이다.’

고진영(20·넵스)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홈페이지에 올린 자기소개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입문하면서 쓴 글이어선지 솔직하고 투박한 필치, 순수한 꿈과 희망이 엿보인다.

고진영은 올해 그 꿈에 한발 다가섰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등 KLPGA 투어 3승을 올렸다. 데뷔 첫해인 지난해 올린 1승을 포함해 통산 4승. 처음 출전한 세계 대회인 LPGA 리코위민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악몽, 그리고 ‘골프일지’

“힘 빼고 즐기다보면 ‘명예의 전당’ 오르겠죠?”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브리티시여자오픈은 너무도 아쉬운 경기였다. 고진영은 3라운드를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끝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선 10번 홀까지 버디 2개와 이글 1개로 4타를 더 줄여 12언더파로 내달렸다. 2위와는 3타차로 벌어졌다. 우승이 눈앞에 온 듯했다.



하지만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저력은 무서웠다. 3라운드까지 5언더파 공동 5위에 머문 박인비는 4라운드 전반에만 4타를 줄여 추격의 발판을 놓더니 후반에 이글을 기록하는 등 3타를 더 줄여 12언더파로 낮췄다. 그사이 고진영은 13번 홀 보기, 16번 홀 통한의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3타차 역전패. 4라운드에서 박인비가 7언더파로 내달린 데 비해 고진영은 1언더파에 그쳤다. 고진영이 못 쳤다기보다 박인비가 워낙 잘 쳤다.

고진영에게 가장 아쉬웠던 홀은 더블보기를 기록한 16번 홀. 두 번째 샷이 해저드(개울)에 빠진 데 이어 퍼트 실수까지 따랐다. 이 홀을 파로만 막았어도 남은 두 홀에서 1타를 줄여 박인비와 연장전까지 노려볼 만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를 마친 날 밤 16번 홀이 되풀이되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 악몽을 떨치기 위해 ‘골프일지’에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상황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느낀 감정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진영은 한 단계 성숙했으리라.

브리티시여자오픈 준우승 직후 귀국한 고진영은 곧바로 제주 삼다수마스터즈,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등 KLPGA 투어에 참가했다. 휴식 없는 강행군이 무리였던 걸까.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프로 입문 이후 처음으로 컷오프(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올해 초부터 어깨 결림과 무릎 통증으로 악전고투하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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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상현 기자|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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