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호

[22대 국회 주목 초선 22人] 이재명 외교 참모 위성락 의원

“미·일·중·러 대할 ‘한국형 외교 전략’ 수립에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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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05-2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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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는 미·일 관계 강화에 중점을 둔 외교정책을 추진했다.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겠으나 이에 따른 반작용에 대한 대처는 미흡했다. 현재 한국과 북·중·러 관계가 최악이다. 학계에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그만큼 상황이 안 좋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 야당 의원으로서 외교·안보 직능 임무를 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위성락(70) 의원은 한국의 대표적 외교 전략가로 꼽힌다. 1979년부터 2015년까지 36년간 외교부에서 일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냈다. 20대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실용외교위원장을 맡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교 참모’로 불린다. 22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자매정당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에 공천돼 국회에 입성했다.

    “정녕 한반도 비핵화·평화·통일 포기할 텐가”

    위성락 의원의 외교 지론은 ‘섬세함’이다. 과거 여러 차례 인터뷰, 칼럼 등을 통해 그는 “한반도가 주변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에 접한 만큼 ‘섬세한 외교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이 일방적이며 치우친,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일본과 우호 관계를 강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 미·일과 관계를 강화하면 중·러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한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 미·일 관계를 강화하는 순간 중·러는 즉각 반발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 한·중 관계는 마비 상태고, 한러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북핵 위협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악의 외교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그렇다고 위 의원이 ‘균형’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균형이라는 말이 얼핏 ‘산술적 형평’을 추구하는 것으로 들리는데, 한국이 미국과 중·러 사이에서 산술적 균형을 추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의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가까이 하고, 미국에 기울어진 외교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위 의원은 “그러면서도 중·러와 결코 반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유는 한국이 갖고 있는 외교적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그가 추구하는 외교가 ‘섬세’한 까닭이다.

    “한반도는 분단 상태고,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평화 정착·통일이라는 3가지 외교 어젠다를 이뤄내야 한다. 이는 중·러와 대립하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과거 냉전 시대 최전선 국가로 살아갈 거라면 상관없지만 이제 탈(脫)냉전 시대가 됐고, 한국은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다. 그런데도 우리가 세 외교 어젠다를 포기하는 나라로 살아야 하는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 의원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한국형 외교 좌표’ 수립이다. 회담 등 개별 이벤트에 기댈 것이 아니라 주변 주요국에 대한 통합·조율된 방향성을 수립해 이에 따른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다. 여기에 더해 ‘외교 인프라’ 강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람들은 외교 인프라 강화를 말하면 자꾸 인력·예산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면 인력·예산을 늘려봐야 행사 의전과도 같은 겉치레만 화려해질 뿐이다. 재외 공관장 등 외교관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방향성에 대해 말하자면, 강조하건대 미·일 동맹을 강화한 후 중·러를 대한다는 순차적 접근은 통하지 않는다. 동시에 미·일·중·러를 대할 수 있는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 현 정부는 이것이 없었고, 그러다 딜레마에 빠져 자꾸 회담과도 같은 이벤트에 매달리며 중·러 관계 개선을 꾀하려 한다. 소용없는 일이다.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데, 대화를 한들 무슨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나. 한국형 외교 전략 좌표가 필요하다. 국회에 가면 이를 수립하는 데 힘쓰려 한다. 한국의 외교를 현재 국력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해서 ‘선진 외교’로 끌어올리는, ‘외교 개혁’을 이뤄내고 싶다.”

    신동아 6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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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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