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호

“1000만 원으로도 가능! 세종시 땅은 지금도 좋은 투차처”

부동산투자자 양안성의 ‘실패 없는’ 투자 전략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2-06-05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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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매·공매로 지분 형태 토지 매수

    • 30년간 공시지가 10배 넘게 오른 지역 살펴보라

    • 목적에 부합하는 면적 구입해야



    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토지 투자금 관련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 투자 금액이 1억 원이니 10억 원이니 하는 내용을 보고는 자신과 상관없는 분야라고 관심을 꺼버린다. 과연 토지 투자는 큰돈이 있어야만 가능할까. 18년째 부동산투자자로 활동하는 양안성 씨를 만난 건 이 때문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로 공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월급만으로는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고,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재테크 공부에 나섰다. 2005년부터 경매와 공매로 100건에 달하는 부동산(토지 포함) 취득에 꾸준히 성공했고, 급여의 2~5배에 이르는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이때 모은 종잣돈으로 2013년 수도권에 자리한 아파트에 투자해 현재 토지와 아파트 등을 합쳐 40여 곳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양씨는 지난해 9월 퇴사해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한 사람) 꿈을 이뤘다. 현재는 전업 투자자이자 부동산투자 교육 전문가로 활동한다. 토지·주택·상가를 거래할 수 있는 부동산 매매법인과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농업회사법인의 주주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체득한 투자 지식을 ‘시루 캠퍼스’ 블로그에 공유하고 있다. 3월에는 자신의 토지 투자 노하우를 집약한 책 ‘시루의 대체불가 토지 투자법’(다온북스)을 펴냈다. 그는 “사람들이 토지 투자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점이 있다. 첫 번째 오해는 ‘토지 투자는 큰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반드시 큰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부동산투자자 양안성 씨는 “토지 투자에 앞서 목적을 정하고 현황을 살펴본 뒤 해당 토지의 서류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중식 기자]

    부동산투자자 양안성 씨는 “토지 투자에 앞서 목적을 정하고 현황을 살펴본 뒤 해당 토지의 서류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중식 기자]

    1000만 원 이하 소액으로 토지 투자 가능

    아파트 갭투자나 주식을 1주 단위로 거래하는 소수점 투자처럼 소액으로도 토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1000만 원 이하의 소액으로도 토지 투자가 가능하다.”



    구체적 예시를 들 수 있나.

    “친구 3명이 모여서 3000만 원짜리 토지를 샀다고 가정해 보겠다. 그중 1명이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서 자기는 빠지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친구에게 자기의 지분을 판다. 그럼 이 친구의 지분을 인수하는 친구는 1000만 원으로 3000만 원짜리 토지의 3분의 1 지분을 취득한다. 3명이 모여 공동으로 투자하면 각자 3분의 1이라는 지분으로 등기부등본에 올라간다. 지분으로 나오는 토지는 공동 투자할 수 있는 자리 하나가 비어 있는 셈이라, 기존 투자자는 그대로 있고 낙찰자만 지분을 가지고 들어간다. 결국은 공유자들과 공동 투자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렇게 하면 공유자들은 그 토지에 대해 잘 알고, 그 지역의 개발 정보에 밝을 뿐 아니라 물건 관리까지 해주니 낙찰자로서는 손이 덜 들어가서 좋다. 지분의 형태로 경매나 공매에 나오는 임야와 농지는 물론 공사가 중단된 건물 부지를 공략하면 소액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토지 투자 시작해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

    경매와 공매는 어떤 점이 다른가.

    “공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맡으며 한 번 유찰되면 10%를 낮춰 진행한다. 반면 경매는 법원에서 담당하며 한 번 유찰되면 법원에 따라 20%나 30%를 내려 처리한다. 경매는 전자입찰을 하지 않으므로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서 법원에 가야 하지만, 공매는 전자입찰을 하므로 ‘온비드’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입찰할 수 있다. 특히 직장인이나 지방에 거주하는 이들이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양씨는 이 대목에서 “자산 증식의 주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부동산”이라며 토지도 부동산이라는 큰 범주에 속하는 만큼, 자산을 늘리고 싶다면 토지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가.

    “토지는 가격이 한 번 오르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심지어 가격이 다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환금성이 높지만 변동성이 큰 주식이나 정부의 규제가 발목을 잡는 아파트에 비해 토지는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다. 1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가동향 보고서’를 보면 2010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전국 땅값은 133개월 연속해 상승했다. 또 건물과 달리 토지는 감가상각이 없으니 관리하기도 편하다. 지상에 건축물이나 구축물이 없는 대지라면 그냥 둬도 된다. 이런 땅에는 세입자가 없기에 전세 만기 시점에 세입자와 연장 여부를 협의하지 않을뿐더러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토지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오면 호재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토지 면적은 10만413㎢로 면적이 유한하다. 현재 신도시 건설과 철도 및 고속도로 개설, 산업단지 개발 등으로 토지 중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면적이 계속 줄고 있다. 그럼 투자가치가 높은 토지는 한정적인 것 아닌가.

    “기존 농지였던 곳이 신도시로 바뀌면 수십조 원에 이르는 토지 보상금이 지주들에게 지급된다. 그들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보기 위해 인근 토지를 다시 구입할 것이다. 그럼 거래가 가능한 토지는 더 줄어들 것이고, 그 과정에서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그다음이 광역시와 인근 토지다.”

    투자 목적 정한 후 적정 면적 확인하기

    그럼 어떤 토지를 사야 할까.

    “토지를 구입하기 전에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목적부터 명확히 정해야 한다. 그래야 토지를 고르기가 훨씬 쉬워진다. 카페를 지을 건지, 원룸 건물을 건축할 건지, 전원주택을 지을 건지, 밭농사를 할 건지 등 그 목적을 정한 뒤 적정 면적을 조사한다. 예컨대 스타벅스 DT(Drive-through) 매장을 짓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필요한 토지 면적을 확인하는 방법은 거주지 주변의 스타벅스 DT를 찾은 다음, 지역 기반 부동산 플랫폼에서 토지 면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 사례를 지도에 표시해 주는 서비스를 활용해 해당 사례를 선택하면 지번과 거래 연도, 거래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몇 군데 점포만 확인해도 대략 어느 정도의 면적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지역 기반 부동산 플랫폼에서 스타벅스 DT 매장의 토지 면적을 찾아봤다. 서울에 소재한 스타벅스 DT 매장 가운데 76% 이상은 토지 면적이 200평 이상이라고 나와 있다. 광주의 경우 전체 스타벅스 DT 매장 중 약 65%가 300평 이상이다. 스타벅스 DT 매장을 열고 싶다면 서울에서는 200평 이상, 지방에선 300평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양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원룸 건물, 전원주택, 밭농사를 지으려면 몇 평의 토지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토지 투자 실패를 낮추는 방법은 취득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면적의 토지를 구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지 취득 목적에 부합하는 면적임을 확인한 뒤엔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나.

    “기저율을 바탕으로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토지 투자에서 기저율은 과거 10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향후 10년 뒤에도 가장 많이 오른다는 가설을 의미한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토지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을 찾아봤더니, 서울시부산시세종시제주도가 상위에 있었다.”

    30년 동안 공시지가 10배 상승한 토지 발굴

    최근 많은 사람이 세종시 소재 땅에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세종시는 지금도 좋은 투자처일까.

    “토지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인구와 도로다. 인구가 늘면 토지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용도지역의 상향으로 이어진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를 보면 세종시는 2047년 인구가 2017년에 비해 124%가 늘어나 약 33만 명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럼 세종시의 경우 어떤 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세종시의 용도지역별 지가 상승률은 평균 54.93%를 기록했다. 평균보다 많이 오른 용도지역이 관리지역과 농림지역 토지다. 따라서 세종시는 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리지역과 농림지역에는 농지가 많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용도의 토지로 지목이 전·답·과수원을 뜻한다. 농지는 비교적 저렴하고 개발 가능성이 크므로 농지에 관심을 가지고 대출을 활용하면 좋다. 세종시의 경우 농지는 통상 매매가의 60% 전후로 대출이 가능하다.”

    땅을 꼼꼼히 살펴보려면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

    “토지 모양이 사용 목적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만약 전원주택을 지으려는데 주변에 축사나 송전선이 있다면 절대 좋은 토지가 아니다. 또 진입로가 좁아 차량이 들어가기 어려워도 적정한 토지라고 보기 어렵다. 다음은 서류를 살핀다. 전원주택을 지으려는데 해당 토지에 주택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낭패다. 이때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살펴 주택 허가가 가능한지, 다른 제약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등기부등본을 떼 가압류, 가등기, 가처분,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지도 확인한다. 그다음엔 해당 토지의 시세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과거 30년 동안 공시지가 상승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보통 10배 이상 오른 지역의 토지를 선호한다. 이런 지역은 앞으로도 같은 비율로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목적지 향해 나아가는 지름길이자 든든한 보험 역할

    그러면 소액 토지 투자로 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을까.

    “한 가지 더 필요한 게 있다.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는 자세다. 나는 투자 초기 종잣돈이 넉넉하지 않아 1000만 원 이하의 토지에 투자했다. 그래서인지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 대신 토지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보람을 얻었다. 투자도 의미를 찾아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제법 많은 종잣돈을 만들 수 있었다.”

    부동산투자자로서 양씨가 토지 소액 투자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나에게 토지 투자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지름길과도 같았다”며 “자산 증식을 이룬 지금은 토지 투자가 든든한 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나는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살기 힘들어졌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는 사람은 풍요로워지는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 향후 20년간 각종 개발계획이 잡혀 있다. 국토 상당 부분에 도로와 철도가 생기고 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이 기회를 살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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