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호

“CEO 결단으로 정부 빚 줄였다”

공항철도 매각해 4000억 순익 남긴 코레일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입력2015-07-23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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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결단으로 정부 빚 줄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인천공항철도를 매각함으로써 4000억 원대의 순익을 남기게 됐다. 6월 22일 코레일은 인천공항철도 보유 지분 88.8%를 국민 · 기업은행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1조8241억 원. 2009년 1조2000억 원에 매입했으니 6000여억 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중 대출이자 비용을 뺀 순익은 약 4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으로 코레일은 부채 4조 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과도한 금액을 지원하느라 허덕이던 정부(국토교통부)도 부담을 덜게 됐다. 2040년까지 15조 원대로 예상됐던 재정부담금을 8조 원으로 줄이게 됐다는 것.

    코레일의 인천공항철도 매각은 공기업이 민간기업의 적자사업을 인수해 이익을 남긴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9년 코레일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할 때 노조는 강하게 반대했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빚더미를 떠안는 데 대한 우려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허준영(현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당시 사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인수를 추진했고, 결국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정부 부담금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사업 다각화로 수익구조 개선

    인천공항철도 경영 정상화의 발판은 최소운임수입보장(MRG) 지급 비율 조정이었다. 이는 보장수입을 정해놓고 실제 운임수입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정부가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수 당시 현대건설 측에 적용하던 MRG 비율은 90%였다. 허 사장은 인수 후 이를 연평균 56%로 줄였다. 정부 지원금은 줄었지만 수익구조를 개선해 적자를 줄여나갔다.



    “공기업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정부가 손해를 보전해주니 민간기업은 승객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부임 직후 정부에서 인천공항철도 인수를 권유했다. 전문가들과 토론해보니 잘만 운영하면 흑자를 낼 수 있을 듯싶었다. 또한 MRG 비율을 낮추면 정부 부담금을 7조 원 줄일 수 있었다. 한 푼이라도 정부 돈을 아끼는 게 공기업의 자세 아닌가. 인수 후 주말관광열차 운행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을 창출했다.”

    허 회장의 회고다. 인천공항철도는 코레일에 계열사로 편입된 후 코레일공항철도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장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했다. 정치권을 통한 로비도 만만찮았다. 허 회장은 “공항철도와 코레일은 하나”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이 코레일공항철도 사장을 겸직했다. 무보수였다. 본사 사장이 직접 지휘하니 인건비 절감은 물론 본사-계열사 간 업무협조가 원활하고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이 실렸다.

    허 회장은 2009년 3월~2011년 12월까지 코레일 사장을 지냈다. 코레일은 2010~2011년 2년 연속 공기업경영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코레일의 인천공항철도 운영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CEO 리더십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공기업 CEO는 대체로 정부 대리인으로서 임기 채우기나 자기 잇속 차리기에 급급하다. 반면 허 전 사장은 노조의 반대에도 결단을 내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적자폭을 줄여 6년 후 수천억 원대의 차익을 남기는 데 기여했다. 민간기업 CEO라면 인센티브를 줘야 마땅할 것이다.”

    정부는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한 국민 · 기업은행 컨소시엄에 MRG 대신 비용보전방식(SCS)을 적용하기로 했다. 두 제도 모두 운임수입이 미달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점은 같다. 다만 지원 기준이 보장수입에서 최소비용으로 바뀌므로 재정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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