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5.5배 면적, 해외 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
유엔사 연합사 미8군 미2사단 등 50개 부대 주둔
미군 1만5000명 포함 3만5000명 근무
캠프 험프리스 동창리 게이트. [박해윤 기자]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을 기념해 ‘캠프 험프리스’에 세워진 [함께하는 내일 ‘아름다운 동행’] 기념탑. [박해윤 기자]
새로운 한미동맹 시대가 열렸다
‘험프리스’는 1961년 임무 수행 중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벤저민 K. 험프리스 준위를 기리기고자 1962년 붙여진 부대 이름이다. 미군 1만5000명을 비롯해 군인 가족과 군무원 등 1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캠프 험프리스에 거주하는 미군 자녀의 교육을 위해 영내에는 초등학교 두 곳, 중학교 한 곳, 고등학교 한 곳이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대학도 설치돼 있다. 캠프 험프리스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인원은 카투사와 한국군, 한국인 직원까지 포함하면 3만5000명에 달한다.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는 중급 규모 병원과 클리닉 4곳, 종교시설인 채플 4곳, 체육관 4개소가 있다. PX와 푸트코트, 쇼핑몰은 물론 우체국과 영화관, 볼링장, 골프장과 바비큐장까지 구비돼 있다.
평평한 연못을 뜻하는 평택(平澤)에 위치한 탓에 사방이 탁 트인 캠프 험프리스에 들어서면 미국 캘리포니아 외곽 소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캠프 험프리스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굳건한 상징”이라며 “6·25전쟁 이후 70년 동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미군기지를 한국에 반환하고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한 것은 새로운 한미동맹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한미동맹이 주로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캠프 험프리스’ 시대를 맞아 한미동맹이 민주와 인권 등 글로벌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글로벌 동맹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가치 수호를 위한 한미 양국군의 전진기지로서 캠프 험프리스의 역할과 기능은 갈수록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2사단, 미8군 역사박물관 앞에 퇴역한 탱크들이 진열돼 있다. [박해윤 기자]
美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왼쪽부터) 부대별 모자와 심벌, 임무가 기록돼 있다. [박해윤 기자]
캠프 험프리스에는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가 총결집해 있다. [박해윤 기자]
‘연합사단’ 한미 장교 異口同聲 “We are One Team!”
캠프 험프리스가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면, 한국군과 미군이 모여 하나의 사단을 구성한 한미 연합사단(연합사단)은 한미동맹 그 자체다. 국적과 언어, 피부색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위해 하나로 뭉친, 말 그대로 원 팀이라는 점에서다.2015년 창단한 연합사단은 세계 유일의 연합부대다. 사단장은 미2사단장이 맡고 한국군 협조단장이 부사단장 구실을 한다. 연합사단 공보장교 도널드 크리스웰 대위는 “우리 부대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가장 강력한 부대”라며 “우리는 언제든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레쉬마 셜록 상사는 “우리의 공통 미션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우리 부대가 그 미션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군 출신으로 연합사단에서 근무하는 이희정 소령은 “연합사단은 소대에서부터 연대급까지 제대별 다양한 연합 전술훈련을 반복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한국군과 미군이 힘을 합쳐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사단 로비 ‘Hall of Heros’에서 각종 행사가 거행된다. [박해윤 기자]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근무하는 세계 유일 연합사단. [박해윤 기자]
연합사단 소속 한미 공보장교들이 부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레쉬마 셜록 상사, 이희정 소령, 도널드 크리스웰 대위. [박해윤 기자]
세계 분쟁 100년사 + 한반도 분단 70년사 응축한
미2사단·미8군 한국 전투지역 박물관
미2사단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10월 26일 프랑스 볼몬트에서 창설됐다. 캠프 험프리스 한편에 마련된 미2사단 박물관에서는 미2사단 100년 역사를 통해 굴곡진 세계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6·25전쟁 이후 한국에 주둔한 미2사단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당시 미2사단의 임무는 “한반도 내 침략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며, 억제에 실패할 경우 한미동맹을 위해 즉각 출격한다”였다. 박물관 한편에는 1976년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 인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당시 미루나무를 벤 톱과 그때 자른 미루나무가 전시돼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증거하고 있었다. 윌리엄 M. 알렉산더 미2사단 박물관장은 “이곳에서 위대한 미2사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며 “병사들이 이뤄낸 자랑스러운 사단 역사를 보다 보면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숭고한 경의를 표하게 된다”고 말했다.테일러 밈스 병장이 미2사단의 역사와 활약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윌리엄 마이클 알렉산더 미2사단 박물관장이 1976년 판문점에서 있었던 도끼만행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당시 사용된 톱과 잘라낸 미루나무가 전시돼 있다. [박해윤 기자]
미2사단 박물관에 들어서면 퇴역 헬기가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박해윤 기자]
[+영상] “미군이 돕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행복하게 못 살아요”
[신동아 10월호 표지 B컷]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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