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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hip in Sports ⑪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4반세기 동안 ‘맨유’ 제국 이끈 영국 축구의 지배자

  • 하정민│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dew@donga.com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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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 신화’로 세계적 명장의 반열에 오르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트레블 혹은 트리플 크라운은 한 클럽 팀이 동일 시즌에 자국 정규 리그, 자국 축구협회(FA·Football Associations), 유럽 축구의 왕중왕전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축구협회(UEFA·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 챔피언스리그 이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일을 말한다. 1955년 UEFA 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된 후 공식적으로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은 6개에 불과하다.

퍼거슨은 프리미어리그 팀을 지휘해 트레블에 오른 최초의 지도자다. 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맨유는 1998~99년 시즌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달성한 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었다.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누캄프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맨유는 기적의 역전승을 달성했다. 종료 직전까지 0대 1로 뒤졌지만 후반 추가 시간 3분에 테디 셰링엄과 솔샤르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2대 1로 역전승했다.

이 경기는 아직까지 유럽 축구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고 있다. 다 잡았던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친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이를 ‘누캄프의 비극’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퍼거슨은 트레블을 달성한 직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으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트레블을 달성한 후에도 퍼거슨은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맨유를 이끌면서 여러 개의 우승컵을 추가로 들어 올렸다. 특히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게리 네빌 형제 등 소위 ‘퍼기의 아이들’로 불리는 유망주들을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키워내며 맨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현재까지 퍼거슨 휘하의 맨유는 19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해 기존 18회 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의 기록을 깬 상태다.



다만 맨유는 지난해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FC 바르셀로나에 3대 1로 패했다. 이 경기를 포함해 최근 FC 바르셀로나와의 역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면서 유럽 최고의 축구팀이라는 명성은 살짝 빛이 바래기도 했지만 맨유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세계 축구 역사상에 남을 명문 팀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없다.

퍼거슨 감독이 주는 교훈

1) 리더는 ‘영건’ 발굴의 귀재여야 한다

감독 퍼거슨이 명장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끊임없이 유망주를 발굴해 맨유의 장기 전성시대를 열어왔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쟁팀인 첼시가 로만 아브라모비치라는 러시아 재벌 구단주의 막대한 자금력으로 세계적인 스타급 선수들을 불러 모아 정상에 올랐다면 베컴, 네빌, 긱스, 스콜스, 나니, 호나우두는 물론이고 박지성에 이르기까지 재능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는 퍼거슨의 수완이 없었다면 오늘의 맨유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 “맨유의 자랑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퍼거슨 감독은 이렇게 대답한 바 있다. “맨유의 강점은 단연 유소년시스템이다. 1999년 트레블의 주축이었던 베컴, 스콜스, 네빌형제, 버트 등은 1992년 청소년컵 우승 멤버였고, 이들이 성장해 1998~99년 시즌의 트레블 우승 주역이 됐다. 최고의 스카우팅 시스템을 갖춰 유능한 영재를 많이 뽑아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퍼거슨은 1986년 맨유에 부임하자마자 유소년 시스템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퍼거슨 직전 맨유를 맡았던 론 애킨슨 감독이 완성된 선수만을 선호하는 것과 무적 대조적이었다. “현재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강팀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신조를 지닌 퍼거슨은 맨유의 정식 경기가 끝나면 유소년 팀의 경기를 보러 다녔다.

이런 퍼거슨의 노력이 빛을 발한 때가 바로 1995~96년 시즌이다. 당시 팀의 간판선수들이 시즌 전 갑작스러운 은퇴를 발표하면서 큰 난관에 부닥치자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발탁하고 육성한 유소년 팀 선수들을 대거 1군 무대로 등록시켰다. 당시 수많은 사람이 이를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으며, 어린 선수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퍼거슨의 결정을 비난했다. 당시 한 기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길 수는 없다”고 퍼거슨을 조롱했다.

하지만 퍼거슨의 안목과 결정은 그해부터 바로 성과를 거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때 뛰었던 어린 선수들은 ‘퍼기의 아이들’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잉글랜드 프로축구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었다.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멤버의 주축도 이 ‘퍼기의 아이들’이다. 그중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라이언 긱스 등은 아직까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퍼거슨 감독과 함께 맨유를 이끌고 있다.

또한 될성부른 떡잎들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고루 영입하며 팀을 강하게 만들어왔다. 박지성,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드와이트 요크, 야프 스탐, 반 니스텔루이, 크리스티아누두 호날두 등은 모두 영입 당시 비판도 받고 우여곡절도 겪은 선수다. 하지만 퍼거슨은 자신의 선택을 믿었고 이들 모두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또한 최고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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