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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술은 부드럽고 의술은 날카롭다

PART 2 고려대 의과대학 - 현장취재 | ‘인문학 의대생’ 요람

인술은 부드럽고 의술은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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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바람이 부는 이유

의학과 1학년 김원준 학생은 “문숙의학관과 감은탑은 고려대 의대생이 어떤 의사로 성장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한다”며 “내가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요즘 고려대 의대엔 인문학 바람이 분다.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의술과 인술을 겸비한 의사로 성장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본관 2층 유광사홀에서 열리는 강의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래 유광사홀은 의학 지식을 쌓으려 강의를 듣는 곳이지만, 매달 첫째 목요일이면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강좌명은 ‘생각의 향기’. 의대생이라면 꼭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이다. 주제도 다양하다. 글쓰기, 고전, 역사, 음악에서부터 의료선교, 사회공헌활동까지 다룬다.

‘생각의 향기’를 개설한 배경에는 지금의 의료계 현실을 바라보는 고려대 의대의 고민이 있다. 일방적으로 의학 지식을 전달하고 주입식으로 소화하는 의학교육 방식을 개선할 방법을 찾다보니 ‘인문학’이 부상한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골자는 쌍방향 소통이다.



고려대 의대의 이런 개념은 봉사활동 프로그램에서도 읽힌다. 국내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은 1993년 몽골 북부 수흐바타르 지역 의료봉사를 기점으로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해외 재난구호와 의료봉사로 발전했다.

상기할 점은 이를 통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의학과 2학년 이세미 학생은 “장애 체험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환자의 아픔을 몸으로 이해하고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의대의 의학교육을 형성하는 요소는 이뿐 아니다. 의학의 진보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의학교육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최고의 교육연구 인프라를 갖췄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2012년 7월 완공된 의과대학 본관이다.

본관은 국내 최고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실현한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꼽힌다. 건물 내부엔 의과학연구지원센터, 줄기세포실험실, 대형연구과제센터, 실험동물연구센터, 실용해부센터 등이 조성됐다.

공상과학 영화 같은 해부학 수업

눈여겨볼 것은 실용해부센터다. 이곳은 아시아 최초로 로봇 시뮬레이터와 가상해부대를 갖췄다. 로봇 시뮬레이터는 가상으로 로봇 수술 등을 연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고, 가상해부대는 미리 해부된 인체를 관찰하는 장치다.

이를 활용한 해부학 수업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 의대 학생들은 가상해부대가 보여주는 화상을 통해 신체 구조를 가상으로 절개하고 절단면을 관찰한다. 한쪽에선 다른 의대생들이 로봇 수술을 진행한다. 로봇 수술 장면을 다른 의대생과 교수가 모니터로 공유하기 때문에 수술 경험을 쌓는 데 유용하다.

로봇 시뮬레이터와 가상해부대의 도입으로 얻는 효과는 또 있다. 단순 시체 해부에만 머물던 해부학 수업이 가상으로 신체를 절단하고 로봇 수술을 진행하는 수업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고려대 의대는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 근거중심의학연구소, 법의학연구소, 한국인공장기센터, 환경의학연구소 등 33개 연구소를 바탕으로 기초의학에서 첨단 미래 의학까지 연구가 이뤄진다. 고려대 의대가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 원인균을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체계적인 임상실습도 고려대 의대의 장점이다. 의대생들은 세계의대생연합(IFMSA), 해외 유수 의대와의 교류를 통해 해외 임상실습뿐 아니라 부속병원인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서 체계적인 임상실습을 받는다.

고려대 의대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민족을 위한 의학’ ‘사회가 원하는 연구’ ‘세계를 향한 의술’이다. 인문학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최고의 인프라를 갖춰 의학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다. 의술과 인술을 겸비한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고려대 의대의 힘찬 혁신이 시작됐다.

신동아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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