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호

性학자 박혜성의 ‘행복한 性’

성교통 잡는 신통방통 ‘질 레이저’

갱년기 여성을 춤추게 하라!

  • 性학자 박혜성

    입력2019-06-10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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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가 인생 후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른다. 특히 갱년기에 접어들면 우리 몸 여기저기에서 탈이 나기 시작한다. 노화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자궁경부암 검사나 질 초음파를 통해 질의 상태를 확인하다 보면, 성교 능력이 떨어진 중년 여성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은 질 속으로 질경(의료용 거울)을 넣을 때부터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심한 경우 별다른 기구 사용 없이 질경만 넣었을 뿐인데 피가 묻어나오기도 한다. 질이 심하게 수축됐거나 말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성관계가 불가능하다. 성관계를 갖지 않아 질이 수축된 것인지, 처음부터 질이 건조해 성관계가 어려웠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성교통으로 괴로운 중년 여성들

    갱년기가 되면 대부분의 여성에게 성교통이 따라온다. 질은 몇 개월만 성교를 맺지 않아도 위축되기 시작한다. 질 벽이 얇아지고 애액이 마르며 질이 작아진다. 이는 마치 다리나 팔에 깁스를 한 것과 같다. 한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위축돼 팔 다리가 가늘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처럼 질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질 근육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여성에게 갱년기는 사춘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젊은 시절 육아와 집안일에 치이며 바삐 살아온 여성들은 갱년기를 기점으로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성에 대한 불만족이 이를 더욱 부채질할 수도 있다. 그동안 아이들과 남편을 챙기느라 본인 스스로 여성성을 잃은 것 같은 허탈감이 마음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이제 더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마음껏 성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느닷없는 성교통으로 남편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으니 한숨이 절로 나올 만하다. 심지어 남편이 다른 데로 눈을 돌릴까봐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갱년기 남성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단 남성은 발기에만 성공하면 이후 성관계에는 큰 문제가 없다. 여성이 겪는 성교통은 여자만 아는 고통이다.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이 호르몬제를 복용할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 레이저의 마력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질 레이저’다. 레이저가 질 내부 전체를 360도 돌아가며 고르게 빛을 조사해 피부 조직을 재생시킨다. 보통 피부과에서 얼굴에 레이저 시술을 받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폐경 이후 질 위축증이나 잦은 질염, 불감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질 레이저의 효능은 지금껏 내게 치료받은 여러 환자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레이저 시술 결과, 많은 여성이 새로운 삶을 찾게 됐다. 64세의 한 여성 환자는 “질 레이저 시술을 받은 후 몇 시간도 성관계가 가능해졌다”며 기뻐했다. 오랜 시간 동안 성교해도 애액이 지속적으로 분비돼 전에는 몰랐던 오르가슴마저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고수들의 성아카데미’를 보고 질 레이저를 알게 됐다는 60대 초반의 한 여성도 “시술 후 하복부 전체가 따뜻해지고 성교통이 대번에 없어졌다”며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씩 평생 레이저 시술을 받을 생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평소 질이 너무 건조해 꽉 끼는 바지는 일절 입지 못했다는 50대 후반의 한 여성도 남편과의 관계가 다시 좋아진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밤마다 남편이 먼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나중에 침대에 누웠던 예전과는 너무도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었다. 이 여성은 “섹스 그 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행복하다”고 털어놓았다. 

    평소 성관계에 문제가 없는 여성이라도 레이저 시술을 받고 나면 한결 더 좋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야말로 ‘다다익선’인 셈이다. 여성도 여성이지만 남편의 만족도도 덩달아 높아진다. 평소 부부관계가 좋았다는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레이저 시술 후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했다. 이 여성은 “남편 말로 페니스(음경)가 찰떡 속에 파묻힌 기분이라고 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노벨평화상감”

    부부간 성관계는 결혼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섹스하지 않는 부부는 문제가 있다. 그나마 섹스리스의 원인이 육체적인 트러블에 의한 것이라면 다행이다. 정신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면 치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갱년기 여성의 성교통은 간단한 시술로 얼마든지 치료 가능하다. 여성성을 잃었다고 자포자기할 일이 아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내의 몸을, 건강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아내가 다시 생활의 활기를 찾고 부부관계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면 이는 남편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나아가 집안 분위기도 한결 화사해질 것이다. 

    혹자는 질 레이저를 두고 ‘노벨평화상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가정이 편안해야 우리 사회가, 나아가 전 인류가 행복해지니 말이다.

    박혜성
    ● 전남대 의대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 경기도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 대한성학회 이사
    ● (사)행복한 성 이사장
    ● 저서 :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 ‘굿바이 섹스리스’
    ● 팟캐스트 ‘고수들의 성 아카데미’ ‘박혜성의 행복한 성’ ‘이색기저섹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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