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극우로 갈 때 신속하게 중원을 장악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55·구로구갑) 의원이 취임 전후 내놓은 발언들이다. 당청 관계에서 견제와 균형을 잃지 않으며, 지상과제인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이 원내대표는 경선 결선투표에서 76표를 얻어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태년 의원(49표)을 크게 앞질렀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 일부 친문 그룹뿐 아니라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그룹’과 비문 그룹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골수 친문으로 알려진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던 때와는 당내 세력구도와 당청 관계 등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원칙주의적 행보를 보여온 이 원내대표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 원내대표가 정견 발표장에서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 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다”고 하고, 당선 후 일성으로 “(의원들의)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 고집 세다는 평을 깔끔하게 종식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그런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원내대표 앞에는 당장 공수처법안, 선거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빚은 갈등 봉합과 국회 정상화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당내 서열은 낮지만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 측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관계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화와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도 그의 리더십에 달렸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고려대 언론대학원 석사 출신인 이 원내대표는 3선 국회의원(17, 19, 20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