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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사람 존중 ‘엔진’달고 고객만족 ‘날개’로 세계의 하늘 선점하다

페덱스|사람 존중 ‘엔진’달고 고객만족 ‘날개’로 세계의 하늘 선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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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가 전세계 215개국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슈퍼 허브’인 테네시주 멤피스공항은 낮보다 밤이 더 분주하다. 하루에 해리포터 35만질을 미국인의 안방으로 배달하는 저력. 고객들이 잠자는 사이 휘파람 불며 밤을 새우는 페덱스 사람들의 희망과 열정의 비결은 무엇일까.
페덱스|사람 존중 ‘엔진’달고 고객만족 ‘날개’로 세계의 하늘 선점하다

페덱스 로고가 선명한 전용 화물기. 미국 멤피스공항에서는 이 비행기가 3분에 한 대 꼴로 뜨고 내린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 기업’.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초우량기업을 거론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건 좀 이상하다. 그러나 항공특송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페덱스(FedEx)의 임원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 기업’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단,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한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코앞에 둔 지난해 12월17일 오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공항. ‘페덱스’ 로고를 붙인 대형 화물기 100여대가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그러나 화물기보다 더 바쁜 건 세계 각국으로 들고나는 항공 화물들을 분류하고 옮겨 싣는 현장 근로자들이다. 항공 화물 운송업체로서 연중 가장 바쁜 시즌인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공항터미널을 가득 메운 근로자들은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멤피스공항에선 페덱스 로고를 단 화물기가 낮에는 100대, 밤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150대가 떠오릅니다. 물론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화물을 싣고 멤피스공항에 내리는 비행기도 이와 비슷한 숫자죠. 3분에 한 대꼴로 세계 각국을 향해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셈입니다.”

기자를 멤피스공항으로 안내한 홍보 담당자 에드윈 콜먼이 들려주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페덱스 한국지사에서 ‘페덱스를 취재하려면 반드시 멤피스공항에 가봐야 한다’고 강조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4개의 활주로를 통해 노스웨스트 에어라인(NWA) 등 주요 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쉴새없이 뜨고 내리는 공항에서 페덱스는 별도의 터미널과 관제탑을 가진 슈퍼 허브(super hub)를 운영하고 있다. ‘슈퍼 허브’란 페덱스가 화물을 실어나르는 전세계 215개국으로 뻗어나가는 ‘허브공항 중의 허브공항’을 뜻한다. 이 공항에서 일하는 페덱스 직원만도 4500명이나 된다.



일반 물류 기지와 달리 항공 화물 운송 기지는 어둠이 깔리면서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다. 멤피스공항에서 야간근무에 투입되는 페덱스 직원은 주간의 꼭 2배에 해당하는 9000명이다. 에드윈 콜먼은 “하루에 해리포터 35만질을 미국인들의 안방에 배달할 수 있는 회사는 페덱스뿐”이라고 자랑했다.

화물기만 643대 보유

‘누구에게 무언가를 배달한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 이래 가장 먼저 생겨난 비즈니스 형태일지 모른다. 화물운송 역시 미래형 산업이나 첨단산업이라고 분류하기에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멤피스공항에서 처리되는 화물운송 시스템을 보더라도 그렇다. 대형 건물 몇 개를 이어 붙여놓은 것 같은 컨베이어 벨트에 사람들이 달라붙어 페덱스 로고가 붙은 수하물 상자를 하나하나 뒤집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답답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세계에서 페덱스가 하루에 취급하는 화물이 모두 310만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수공업적’ 방식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을 법도 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서 사람이 하는 일은 대형 컨베이어 벨트 위에 어지럽게 쏟아놓은 수하물을 행선표의 바코드가 위로 오도록 뒤집어놓는 것이 전부다. 40인치가 넘는 대형 PDP TV부터 노트 한 권 정도 포장용기에 담긴 여성용 속옷까지 크고작은 수하물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한다. 그러다가 하늘을 향해 누워 있는 바코드를 인식기가 읽어들이면 바코드에 적힌 행선지 정보에 따라 목적지별로 분류된다. ‘아시아 국가로 가는 것은 1층, 유럽 국가는 2층…’ 이런 식이다. 그 다음에는 ‘한국으로 가는 것은 A블록, 일본으로 가는 것은 B블록…’ 이렇게 하위 분류 항목으로 이어진다.

미국내 수하물 역시 주(state)별, 도시(city)별로 가지치기를 하면서 분류에 분류를 거듭한다. 중앙 컴퓨터로 통제되는 이런 수하물 분류 시스템을 ‘매트릭스’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한치의 오차도 없이 행선지를 분류해내는 것은 사람이 아닌 자동화된 시스템의 몫이다. 모두 중앙 컴퓨터 제어시스템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진다.

멤피스공항의 페덱스 전용 터미널에는 이런 매트릭스 시스템을 둘러싼 수하물 집하장이 8개나 있다. 1개의 집하장은 축구장 하나만한 크기. 이 수하물 집하장은 세계 각국에서 이 공항으로 들어온 온갖 종류의 수하물을 모두 하역한 뒤 지상 견인차로 끌어온 화물을 하역해 1차 분류하는 곳이다.

매트릭스 시스템과 수하물 집하장이 643대의 자체 보유 화물기와 4만3000여대의 차량으로 매일 310만개나 되는 화물을 실어나르는 페덱스 글로벌 네트워크의 심장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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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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