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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공통어 에스페란토, 올해 노벨평화상 받을까

만국공통어 에스페란토, 올해 노벨평화상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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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언어 권력 배제한 평등의 언어…세계평화와 인류애 강조
  • ● 1906년 고종황제도 에스페란토 초급 단계 배워
  • ● 금융계 큰손 조지 소로스, 에스페란토 덕분에 인생 바뀌어
  • ● 인터넷 시대에 보급 활성화…전문 사이트 1000개 넘어
  • ● 한국에서 무료 보급 강좌 17년째… 200기 수강생 배출


한일간신문에 ‘국제어 에스페란토 200기 강습 수강생 모집’이란 조그만 광고가 눈에 띄었다. 매주 화요일 오후 6~9시 또는 토요일 오후 3~6시, 한 달에 총 4회 진행된다는 것이다. 장소는 서울 명동 세종호텔 뒤편 에스페란토문화원. 강사는 이중기 에스페란토문화원 원장, 수강료는 교재대 포함해 7만원.

호기심이 생겨 에스페란토문화원 사이트(www.esperanto.co.kr)에 들어가봤다. 거기엔 놀랍게도 수많은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의 족적이 있었다. 이를 배워 활용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수두룩했다. 그들은 ‘세계평화’와 ‘인류애’라는 거창한 이념을 몸으로 실천하는 듯했다. 전세계 ‘에스페란티스토’들이 활기차게 교류하는 모습이 어른댔다.

영어가 국제어로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 누가, 왜 에스페란토를 배우는가. 배워서 어떻게 사용하나. 창안자 자멘호프는 어떤 인물인가.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인공 언어여서 배우기가 쉽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일제 강점기에 항일투사들이 에스페란토 보급운동을 벌였고 김억 시인이 에스페란토로 시를 썼다고 고교 때 배웠는데 실상은 어땠을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에스페란토를 습득하면서 해답을 찾기로 했다.

개강일인 8월5일, 지하철 명동역에서 내려 에스페란토문화원을 찾아갔다. 어느 6층 건물의 옥상.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올라갔더니 무더위 탓에 비지땀이 쏟아진다. 널찍한 공간과 푹신한 소파를 갖춘 여느 문화원과는 달리 자그마한 방 하나가 전부였다. 방 가운데 테이블이 놓였고 한쪽 벽엔 칠판과 자멘호프 박사의 사진이 걸렸고 나머지 벽들엔 책이 빽빽하게 꽂힌 서가가 있었다.



200기 수강생은 모두 10명. 1개 기수 정원이 10명이라고 한다. 연령층이 다양하다. 60대로 보이는 여성에서부터 어린 중학생까지…. 가정주부 자매, 대학생 남매, 중학생 남매 등이 포함됐다.

강사인 이중기 원장은 “연세 많은 분이 에스페란토를 배우면 두뇌가 활발하게 움직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국내외 에스페란티스토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 무료하지 않은 점도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국 작가 윌리엄 올드는 “나의 인생에서 모국어를 통해 얻은 친구보다 몇 배 많은 진실한 친구를 에스페란토를 통해 얻었다”고 밝혔다고 이 원장이 소개했다. 수강생에게 배포된 교재는 이 원장이 지은 ‘에스페란토 입문’이라는 책이다. 저자 프로필을 보니 한국외대, 원광대 등에서 에스페란토를 강의하고 아시아 에스페란토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해외 에스페란토 행사에 참여한 횟수도 50차례가 넘는다. 다른 저서도 여러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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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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