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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IAEA ‘4자 합동사찰’이 최상의 카드

북한 핵 폐기, 어떻게 검증하나

남·북·미·IAEA ‘4자 합동사찰’이 최상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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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베이징 3자 회담에 참석한 리근 북한 대표의 ‘핵무기 보유 발언’ 이후 북한이 과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외신의 ‘추정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 북한의 핵능력을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점검해보고, 향후 북한 핵 폐기 검증을 위해 국제사회가 택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하나 검토해보자.
남·북·미·IAEA  ‘4자 합동사찰’이 최상의 카드

4월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북미중 3자회담에 참석한 리근 북한 외무성 부국장(왼쪽)과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확보해서 무기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라늄을 고농축시켜서 무기로 만드는 것이다.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핵무기의 화약이라고 할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했다고 해서 바로 핵무기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며, 까다로운 제조기술과 정교한 기폭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추출 작업은 고농축우라늄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폭장치 등 다른 핵무기 부품을 조합해 핵무기를 제조하는 방법(implosion type)은 그 작동원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실험을 통해 폭발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고농축우라늄의 경우, 우라늄의 순도를 높이는 고농축 작업에 다양한 기술이 존재하며 대부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고농축우라늄과 다른 핵무기 부품을 조합하는 방법(gun-assembly type)은 플루토늄에 비해 간단해서 핵실험 없이도 사용가능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은 우라늄탄이었으며,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은 미국 뉴멕시코 사막에서 사전실험을 거친 플루토늄탄이었다.

북한의 플루토늄 확보능력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IAEA의 사찰이 시작된 1992년 5월 이전에 소위 ‘과거 핵활동’을 통해 생산된 플루토늄의 총량이다. 이는 북한이 5MWe 원자로를 가동해서 얻은 사용후핵연료를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해 생산된 플루토늄의 양을 말한다.

북한이 생산한 플루토늄의 양에 대한 추정은 IAEA에 신고한 90g 정도에서부터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 3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인 20kg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993년 2월24일 제임스 울시 당시 미 CIA 국장은 “북한이 적어도 한 개의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와 카네기재단의 핵전문가인 리어나드 스펙터는 울시의 평가가 “모든 상황을 북한측에 유리하게 전제하는 소위 ‘최악의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12월 CIA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최대한 12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미 국무부는 이런 계산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이라크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박사는 “최악의 가정에 근거했을 때 북한이 5MWe 원자로의 핵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은 최대 6.3∼8.5kg 정도일 것”이라 추정했다(David Albright and Kevin O’Neill, eds., Solving the North Korean Nuclear Puzzle, Washington, D.C.: ISIS Press, 2000). 재미 핵물리학자로서 미 국무부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깊이 관여했던 송요택 박사는 1998년 발표한 연구에서, 북한의 기술수준과 경험 등을 엄격한 기준으로 고려했을 때 최대 추출량이 12kg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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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wc339@kin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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