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포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2003.12.4)
이런 가운데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측이 2002년 1~5월 사이에 국민은행 역삼동지점에서 194억여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신동아’ 취재 결과 밝혀졌다.
한 공공기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 역삼동지점은 2002년 1월30일 무렵 썬앤문그룹 계열사인 대지개발(주)에 49억원을 대출했다. 이어 2002년 5월28일 무렵에도 대지개발(주)에 145억원을 대출해 이 회사에 총 194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잡은 담보는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대평리 산112번지’(지목·임야) 34만3216평이었다. 지금 이곳엔 양평TPC골프장이 건설중이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국민은행 역삼동지점은 2002년 1월29일, 2002년 5월28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이 땅에 대해 근저당(채권최고액 272억원)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최고액은 대출금 미납시 이자발생분, 경매비용 등을 계산해 일반적으로 실제 대출금보다 조금 높게 책정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관련 법규상 정확한 대출규모를 알려줄 수는 없지만 2002년 1~5월 사이 썬앤문측에 그 정도 액수(194억여원)가 대출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썬앤문측도 기자에게 “국민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시내산개발측은 ‘특혜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시내산개발은 국민은행이 담보로 잡은 양평군 대평리 양평TPC골프장의 ‘사업권’을 놓고 대지개발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회사. 현재 양평TPC골프장의 땅 소유권은 대지개발에게 있고, 경기도는 사업권도 대지개발이 갖고 있다고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시내산개발은 2001년 5월 “골프장 사업권은 대지개발이 아닌 시내산개발에 있다”면서 서울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시내산개발은 2001년 11월 “대지개발이 불법으로 골프장 사업권을 가져갔다”면서 서울지검에 대지개발 관계자들을 사기 및 배임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시내산개발 정모 감사는 “골프장의 토지와 사업권을 모두 확보하면 해당 골프장의 부동산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골프장 사업권에 대한 소유권 분쟁으로 민·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지개발측이 제시한 담보의 가치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렇게 위험성이 큰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194억원을 대출해준 것은 특혜로 볼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와 관련, 검찰은 2003년 10월28일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이날 서울지검은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이 대지개발 명의로 양평TPC 골프장의 사업권을 행사한 행위에 대해 문 회장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시내산개발측 주장을 상당부분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검찰은 또한 문 회장이 93명에게 이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한 행위에 대해서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2002년 2월 盧에 자금 제공 ■5월 국민은행 194억 대출■7월 100억대 감세■9월 산업은행 280억 대출■12월 농협 120억 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