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과 그가 옥중에서 문병욱 회장에게 보낸 편지.
김 전 부회장은 2002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양평TPC 골프장 회원권 가입신청서와 이사회 회의록 등을 위조해 농협중앙회 원효로지점에 제출한 뒤 37차례에 걸쳐 115억여원을 불법대출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그와의 접촉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신 언론은 김성래 전 부회장의 구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의 맏딸 장모(31)씨와의 만남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장씨는 김 전 부회장과 문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신동아’는 1월12일 장씨를 최초로 단독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서울 청담동 R호텔 1층 커피숍에서 밤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뤄졌다. 장씨는 수십차례에 걸친 ‘신동아’의 요청 끝에 만남에 응했다. 그는 김 전 부회장과 문 회장의 관계, 노무현 대통령과 문 회장 간의 밀접한 관련성, 농협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한 검찰수사의 부당함 등에 관한 이모저모를 강도 높게 털어놨다.
-김 전 부회장이 한사코 무죄를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 농협 사기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어떻게 보나.
“미진하고 부당한 점이 아주 많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농협에서 대출된 115억원의 용처를 왜 추적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돈의 행방이 정말 의문스럽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회계사에게 이 문제를 의뢰했더니 115억원 중 73억여원은 어머니(김성래 전 부회장)가 회장으로 있던 (주)계몽사에 돌아온 어음을 막는데 들어갔지만, 나머지 돈은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하는 대지개발(주) 명의의 통장으로 들어간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또한 그런 거액의 불법대출이 고작 농협 직원 한 명을 뒤늦게 추가구속(농협 사기대출 사건의 공범으로 2003년 12월12일 구속된 농협 정모(32) 대리)시키는 것에 그칠 일인가. 더욱이 불법대출을 해준 농협 원효로지점의 지점장은 어머니를 만난 적조차 없다고 했다.
게다가 어머니는 구속되기 직전인 2003년 4월2일, 같은해 1월의 계몽사 인수과정에서 자본 규모 등을 속이고 양도했다는 이유로 계몽사 전 대표 홍 ○○씨를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고소했었는데, 서울지검 조사부측이 직접 사건을 맡겠다고 가져간 뒤 8개월을 질질 끌다 지난 연말에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런데도 고소인인 어머니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지도 않았다. 이게 말이 되는가. 서울지검 조사부는 2003년 5월에 정치자금 제공 등에 관한 관련자 진술을 다 받아놓고도 그후 한나라당이 특검 한다고 떠드니까 비로소 대검이 나서는 등 검찰이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수사자료를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협사건 검찰수사 미진하다”
-그렇다면 김진흥 특별검사팀에 바라는 게 있는가.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도 중요하겠지만 특검이 농협 사기대출 사건 수사의 미진함에 대해서도 철저히 재수사해줬으면 한다.”
-김성래 전 부회장과 문병욱 회장은 왜 사이가 틀어졌나. 당초 무척 신뢰하는 관계였지 않나.
“항간에선 문 회장이 어머니를 검찰에 고소하자 이에 발끈한 어머니가 문 회장의 동두천시장 금품 제공건을 터뜨리며 ‘응전’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비록 문 회장이 어머니를 고소하긴 했지만, 어머니는 문 회장에 대해 나쁘게 얘기한 적이 전혀 없다. 문 회장은 어머니가 계몽사를 인수할 의사를 내비치자 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적까지 있다. 한마디로 어머니와 문 회장은 ‘좋은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