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호

삼성전자 사장→국회의원 고동진… ‘비효율’ 정치에 ‘성과’ 중심 기업문화 접목할까

[22대 국회 주목 초선 22人] 서울 강남병 국민의힘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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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5-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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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갤럭시 아버지’가 국민의힘 간 이유



    “국회의원이 된다면 매일 혼탁한 여의도에 깨끗한 물 한 바가지를 들이붓는 마음으로 일하겠다. 변화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을 믿는다.”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강남병에 공천을 받은 고동진 당선인은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렇게 다짐했다.

    22대 총선에서 당선한 그는 국회 개원 전부터 혼탁한 여의도에 깨끗한 물 한 바가지를 들이붓기 시작했다.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의 수도권 참패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나쁜 기업’으로 찍혔기 때문이다. 정치가 허업이 되지 않게 기업처럼 결과를 만들어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합리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 국민의힘을 이끌길 바란다.”



    총선 이후 4월 17일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는 “회사 같으면 지금쯤 TF 만들어서 막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며 “회사는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임원진이 한 방향으로 쫙 쫓아오는데 국회의원은 상하 구조가 아니라 몇 선이든 자기가 대표이사라서 한꺼번에 끌고 나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겠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가 허업 되지 않게 기업처럼 결과 만들 것

    일반적으로 정치권은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고동진 당선인이 22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로 비효율 국회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나갈지 주목된다.

    한 인터뷰에서 고 당선인은 “평택, 용인, 화성에 세팅되는 반도체 공장이 빨리 가동되도록 지원하는 특별법을 검토하는 게 궁극적으로 민생을 위한 길”이라며 반도체산업 전력 지원, 시대 상황에 맞는 노동법, 기업 규제 완화, 상속세·증여세 완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답게 글로벌 대기업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활발히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되는 여러 입법 사항을 22대 국회가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22대 국회 의석 분포가 고 당선인이 속한 국민의힘이 절대적 열세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다수결을 운영 원리로 한 국회에서는 여야 의석 분포만 놓고 보면 그가 추진하려는 입법이 거야에 막혀 좌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국민 보기에 타당하다면 얼마든 의석수 열세는 극복이 가능할 수 있다. 국리민복에 부합한 입법까지 숫적 우세를 앞세워 거부할 간 큰 국회의원은 없다는 점에서다.

    38년간 몸담은 삼성에서 퇴직한 그는 지난해 ‘일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펴낸 후 한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가끔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생각해 보면 일이 있어서 살아왔고, 보상을 받았고, 즐길 수 있었다. 덧붙여 그런 일 자체를 준 선배들, 상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남은 인생은 대한민국에 사는 젊은 후배 직장인들에게 도움 주는 일을 하고자 한다. 나는 급여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이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후배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직장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그는 앞으로 하게 될 ‘일’의 성격이 달라졌다. 한국이 낳은 글로벌 대기업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전 세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데 노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국민 대표로서 대한민국 국가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입법’을 해야 할 책무를 맡게 됐다. 그가 고려해야 할 대상 자체가 세계에서 대한민국으로 작아진 것 같지만, 국민 5200만 명의 다양한 이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은 세계시장 진출 전략을 구상하는 것 못지않게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기업은 ‘이윤 추구’라는 하나의 구체화된 목표 달성이 곧 성과지만 정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글로벌 대기업 삼성전자를 성공적으로 이끌던 그의 리더십이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주목된다.

    신동아 6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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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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