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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해외 인턴십으로 뚫어라!

청년실업, 해외 인턴십으로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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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해외 인턴십을 장려하고 언론에선 연일 해외 인턴십의 장점을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해외 인턴십에 대한 준비와 지원, 그 인턴을 통한 교육의 평가 등은 거의 외부 에이전트와 학생들에게 방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엔 인턴십이 필수적이다. 학교 수업과 기업 간 인턴십의 연결과 평가는 인턴 전담교수에 의해 이뤄지며, 인턴 교수는 기업체를 방문해 인턴십의 효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미국 대학들은 또 해외 인턴십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해외 여러 지역의 인턴십을 결합한 교과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대학의 해외 인턴십 지원은 거의 초보 수준이다. 대학 내에서 산발적으로 해외 인턴십 특강 등을 개설하여 관련 컨설팅업체가 자기의 인턴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해외 인턴십에 참가한 학생에 대한 학점 부여도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인턴십 참여기간에 따라 3학점에서 최대 15학점까지 부여하고 있으며 인턴십에 참가할 학생에 대해 항공료 등 경제적 지원을 하는 정도. 아직 해외 인턴기관을 찾아주는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여서 필자가 특강을 나간 서울 소재 몇 개 대학 취업담당직원들의 이야기는 대동소이하다. 해외 인턴십에 대한 학생 수요는 많은데 이를 책임지고 맡길 국내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의 제반 절차를 컨설팅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이제 대학에서 전담해야 한다. 대학이 학생들의 해외 인턴 교과과정과 인턴기관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인턴 관련강좌나 전담 교직원을 두어 이 분야의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해외 인턴십 컨설팅업체의 현실



우리나라 대학들도 이제 학생이 줄어들어 고민하고 있다. 일부 지방 소재 대학들의 경우 이미 학생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러 가지 유인책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학은 미국이나 일본의 업체와 인턴십 협정을 체결해 졸업생의 해외취업에 앞장서고 있다고 내세운다. 하지만 이 대학에서 발표한 인턴십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생들을 미국의 월트디즈니사나 일본의 하우스텐보스사 등 놀이공원 업체에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을 하라고 보내는 데 불과하다. 이런 인턴십은 일명 ‘work abroad’ 개념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외국의 싼 인력을 수입하여 하루종일 단순반복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기업에서 요구하는 경력과는 무관한 해외 인턴십이다.

필자는 지난해 대학생들이 많이 보는 언론매체의 기자와 해외 인턴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는 “해외 인턴십이라는 것이 소위 호텔, 식당, 놀이공원 등에서 접시나 닦고 청소하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인턴십 자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심지어 국내의 학생 대부분은 해외의 전문직 인턴십은 한국에서 가기 힘든 것이라고 여겨 아예 포기하고 있다. 이 같은 말들을 국내의 취업알선 회사 담당자들도 공공연히 한다. 전문직 인턴십이라고 하는 경우도 그 판매가격이 너무 비싸다.

지난해 11월 국내 한 홈쇼핑업체에서 미국 무급(無給) 인턴십이란 상품을 960만원에 판매한 적이 있다. 3개월간 미국의 기관에서 영어와 실무교육을 받고 나머지 3개월은 미국기업 무급 인턴십을 주선한 것이다. 인턴십은 어학연수가 아니고 학생이 직접 기업에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실력이 기본인데 그와 같은 전문직 인턴십을 3개월 영어교육 명목으로 일정한 돈만 내면 누구나 갈 수 있다고 선전해서야 제대로 된 인턴십이라 할 수 있겠는가.

최근 대학마다 해외 인턴십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에 관한 본격적인 커리큘럼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해외 인턴십을 스스로 찾아서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과정, 즉 영문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지도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분야 인턴을 지원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 대학에선 해외 인턴십을 위한 특강을 개최하는 정도일 뿐 본격적인 강좌를 개설한 학교는 드물다.

인턴십 지원방법부터 가르쳐야

학생들이 인턴십에 참가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배움의 욕구 때문이다. 학생들은 인턴십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기업 실무경험을 익히고자 한다. 그러므로 학교는 학생 스스로 인턴십을 찾을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인턴십이 어떤 것이며 그 인턴십을 어떤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지, 또 지원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학교에서 준비하고 지도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해외 인턴기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여 학생들이 제대로 된 실무경력을 쌓아가는지를 평가하고 지도해야 한다. 이런 연속적인 과정은 해외에서 기업활동이나 업무능력 등을 쌓은 전문인력이 갖춰졌을 때 가능하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의 대학들은 그 부분의 인재 확보엔 미흡한 실정이다.

학생이 자기에게 적합한 해외 인턴십을 찾아가는 것은 그 자체로도 교육의 주요한 과정이다. 본인에게 맞는 인턴십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진로 등에 대해 본인이 직접 조사해 선정할 때 학생들의 성취욕구는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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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영규 미국변호사 ykhong@apollo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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