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물을 이용한 찜질이 우리 몸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 고온발효된 미생물에서 발생하는 열과 미생물의 대사작용이 피부 노폐물과 땀, 독소를 분해하고 혈액순환과 생리활성을 촉진한다. 서울대 농대 출신의 스님이 직접 개발해 발명특허를 받은, 쌀겨를 이용한 미생물 찜질법.
현재 천안 대각사와 평희정사의 주지인 동화(東和)스님(속명 구본용·43)이 그 주인공. 15년에 걸친 연구 끝에 결실을 본 발명품으로 최근 천안 시내에 ‘M2(미생물 찜질)’ 찜질방을 마련하고 절과 암자, 시내를 오가며 사람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M2가 영문 약자입니까? 찜질방 이름으론 다소 생소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오 미러클(Microbio Miracle, 작은 생명의 기적)의 약자입니다. ‘M’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2개 겹쳤다고 해서 ‘M2’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고온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찜질방법, 즉 미생물 찜질은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이용해 인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요법입니다. 다시 말해 자연의 미생물과 과학이 만나 이뤄낸 기적 같은 결과라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미생물 찜질에 대해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죠.
“사람들이 오염된 공기와 오염된 음식물을 오랫동안 섭취한 결과 인체내의 효소생산이 점점 줄어 인체의 순환이 크게 방해받고 있습니다. 혈액순환 신경순환 호르몬순환 같은 인체내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병이 들거나 건강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인체가 만들어낸 노폐물을 제거하고, 오염된 음식과 함께 인체에 들어온 농약 제초제 방부제 발암물질 등을 없애주며, 인체의 주요 구성요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섬유소의 분해속도를 물리·화학·생리적으로 촉진해 인체내 모든 순환의 속도를 극대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미생물 찜질법입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찜질법이 있습니다. 물론 미생물 찜질법은 일반 찜질법과 다르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는 찜질과 관련해 특허를 받았다는 것이 좀 의외입니다. 어떤 점 때문에 발명특허를 받게 됐는지 궁금한데요.
“일반 찜질에는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다시 말해 가스·전기 등 인위적인 열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미생물 찜질은 이러한 것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에 의해 발생되는 열과 미생물의 대사작용만을 이용합니다. 바로 그 점이 특허를 받은 발명의 핵심입니다. 미생물이 생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자체 생명열, 매개물질과 결합해 발효될 때 생성되는 열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통해 피부 노폐물이나 땀, 독소 등을 분해하고 혈액순환과 생리활성을 촉진,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피부 유연화 및 재생 촉진, 기미 제거, 당뇨와 신부전증 및 혈압조절 등에 효과가 있는 찜질방법을 개발해 완성한 것입니다.”
미생물의 열과 대사작용 이용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을 어떻게 찜질에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생물 중에는 인체에 이로운 것도 있지만 해로운 것도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부패에 관여하는 미생물과 같은.
“미생물 찜질에 이용하는 미생물은 과학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검증된 것 가운데 특별한 기능을 가진 것들만 골라 배양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유산균, 된장이나 청국장을 만들 때 쓰는 바실러스, 술을 만들 때 쓰는 효모 등이 그것이지요. 또 락토바실러스, 스트렙토코커스, 방선균 같은 유익한 미생물 30조마리 정도를 쌀겨나 탈지강(지방을 뺀 쌀겨), 톱밥, 보리겨, 밀기울 등 농부산물에 물과 꿀, 흑설탕, 당밀 등과 함께 섞어 나무통 속에 15~30시간 가량 두면 55~60℃의 열이 발생하면서 찜질하기에 적당한 재료가 만들어집니다.
쌀겨 등에 물과 함께 투입된 미생물은 이를 매개로 발효하게 되는데, 이때 고온의 열이 발생하면서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효소는 물질변화의 촉매작용을 하는데 발효시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면 지방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 단백질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 등이 그것입니다. 사람이 쌀겨에 몸을 묻고 찜질을 하는 동안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지닌 효소가 피부를 통해 인체 내에 침투해 몸의 순환을 활기차고 빠르게 돕는 것입니다.”
미생물 찜질의 효능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는 우리 몸안에서 다양한 생리작용을 한다. 음식물이 인체내 각 장기를 거쳐 소화되는 동안 음식물을 분해, 흡수하여 필요한 곳까지 전달하는 작용, 우리 몸속의 각종 노폐물을 분해 또는 전환시켜 땀이나 대소변 등을 통해 몸밖으로 밀어내는 작용, 병원균이 염증을 일으켰을 때 백혈구의 활동을 도와 상처 입은 세포를 치유하는 항염·항균작용, 외부로부터 인체에 유입되거나 몸속에서 자체 생성된 독소를 분해·해독할 수 있는 살균작용, 혈액 속의 노폐물과 염증의 병독을 분해·배설하는 혈액정화작용, 세포의 대사작용을 촉진시켜 노화된 세포와 새로운 세포를 교체시키는 세포부활작용 등이 그것이다.
동화스님에 따르면 미생물 찜질에 사용된 미생물은 과학적 검증과 인체의 구성대비 분해·촉진능력, 인체에 부적합한 노폐물을 유익한 물질로 변환하는 능력, 인체가 요구하는 특성과의 일치 등 다각도로 모색된 최첨단 바이오산업의 결과물이다.
“인체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섬유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 성분들을 분해하고 에너지화를 촉진하는 효소를 얼마만큼 만들어내고 있는가, 또 그 결과가 인체에 얼마만큼 유익한가, 혹은 노폐물 농약성분 방부제 발암물질 등 인체에 부적합한 물질을 인체에 유익한 물질로 바꿔놓을 수 있는가 등을 고려해 미생물을 선택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체가 요구하는 생육조건 중 공기, 물, 그리고 주식인 쌀을 좋아하는 호기(好氣)·호수(好水)성 미생물 등을 선택함으로써 미생물의 생명에너지와 사람이 요구하는 생명에너지 간에 일치가 이루어지도록 해 몸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고 건강하게 합니다.”
또한 알몸으로 쌀겨에 몸을 묻어야 하는 미생물 찜질의 특성상 인체에 거부감이 없도록 재료의 촉감을 고려하고, 미생물의 대사작용시 발생하는 냄새, 찜질재료를 완성했을 때 나타나는 색감이 주는 안정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해 특허를 받은 미생물 찜질재료를 만든다고 한다.
인체에 적합한 미생물 선택
지구상에 그 수를 미처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게 존재하지만 막상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스님 신분으로 미생물과 관련한 발명으로 특허를 받은 특이한 이력은 그의 지난 삶과 무관하지 않다.
대구농림고등학교와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일찌감치 미생물학과 생물학, 농력(農力)미생물에 관한 지식을 접했다. 대학졸업 후 목재생산·가공업체인 이건산업에 입사해 솔로몬군도로 파견 나갈 날만 기다리던 그는 입사 6개월 만에 돌연 사표를 내고 떠돌이로, 그의 말을 빌리면 ‘돌팔이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열 살 때 기독교로 개종했고, 대학 2학년 때까지 착실히 교회를 다녔는데 그 시절을 전후해 ‘삶의 카오스’를 경험했습니다. 아버지께서 30년 동안 심장병을 앓다 결국 수술을 하셨는데 이후 영영 깨어나지 못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현대의학도 기도도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또 대학 1학년 때 신군부에 의해 계엄령이 선포됐는데, 기숙사로 쳐들어온 군인들에 맞아 등뼈가 휘고 우울증과 일시적인 정신분열증까지 앓았습니다.”
졸업 후에도 삶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방황하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4~5년간 떠돌이 생활을 했다는 동화스님.
“직업도 없이 전국을 떠돌면서 합기도를 연마할 때 익힌 활법(혈자리 누르는 법)을 이용해 사람들 아픈 곳을 풀어주고 밥을 얻어먹곤 했습니다.”
이 시기 이후 근 20년 동안 스포츠마사지, 지압, 활법, 수기, 카이로프락틱 기공법(척추교정요법), 자연식, 생식 등 30여가지 대체요법을 익혀 자격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사상체질, 전통 한의학, 민간요법 등의 연구도 꾸준히 해왔다.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보살펴주다 보니까 사람들이 ‘저 사람 신들렸다’고 수군거려요.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그런 얘기를 들어선 안되겠다 싶어 과학적 접근법을 고민하다 일본 도쿄 카이로프락틱 전문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대체요법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다 돌연 출가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1987년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스님 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과 얘기를 나누다 내가 머물 곳이 불교임을 깨달았지요. 그때부터 여러 절을 돌아다니면서 숙식을 해결하다 서옹스님을 만나 6개월 가량 시봉을 했습니다. 그후 1988년 전라도 장성 백양사로 출가했고 천안 갑원사에서 수계를 받았지요.”
-미생물 찜질법은 언제, 어떤 계기로 연구하게 됐습니까.
“대학 동문들 중 농업에 필요한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15년 전쯤인가, 한 동문의 유기농법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거기서 상추나 배춧잎이 마치 야자수잎 만하게 자란 걸 보았습니다. 호박도 보통 것보다 두세 배는 더 크게 자라 있었지요. 단지 미생물을 발효시켜 땅에 주었을 뿐이라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먹어보니까 속이 알차고 영양상태도 풍부해서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유전자 조작 같은 방법을 쓰지 않고도, 단지 농업환경과 상태를 좋게 함으로써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때 이걸 사람에게 적용시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사에 이용되는 미생물을 찜질과 접목시키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미생물과 관련된 찜질법은 오래 전부터 민가에 구전되어 내려오던 방법입니다. 거름으로 사용하는 두엄이 그것이죠. 그 속에 손을 넣어보면 후끈합니다. 이게 관절통과 요통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두엄은 자연발생적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것이라 그 속에는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도 함께 있습니다. 바로 이 두엄을 과학화하자,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만 골라넣어 발효시킨 뒤 그 열로 찜질을 하자는 발상을 하게 된 겁니다.”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골라내고 이를 배양해 실제 이용하기까지 미생물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미생물연구소를 만들 여건이 안되니까 대학 동문들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연구과정에서는 특히 쌀겨 등의 농부산물 속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나는 강한 냄새 때문에 무척이나 애를 먹었습니다. 가능한 한 냄새가 약한 것을 찾느라 고심을 많이 했지요. 지나치게 번식력이 왕성한 미생물을 선택해 암자 전체에 곰팡이가 핀 적도 있습니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피신해 살기도 했지요. 한번은 미생물연구소에 의견이 잘못 전달되어 전혀 엉뚱한 미생물을 번식시킨 걸 받은 적도 있습니다. 번식시킨 미생물이라고 받았는데 미생물이 단 한 마리도 없어 비용만 날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하신 대로라면 알몸을 쌀겨에 묻고 찜질을 한다고 하셨는데, 찜질재료의 온도가 60℃ 안팎이면 피부에 닿았을 때 너무 뜨거운 것 아닌가요? 사람들이 뜨겁게 여기는 일반 대중탕의 열탕 물 온도와 비교해도 15~20℃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찜질 재료의 온도가 55~65℃ 정도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몸을 묻고 찜질할 때 실제 피부에 닿는 체감온도는 40℃ 정도 됩니다. 찜질 원재료인 쌀겨에 수분이 약 20~30% 정도 되도록 습도를 조절하여 건식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건식 사우나의 실내 온도는 100℃가 넘어도 견딜 수 있지만, 습식 사우나의 경우 70℃ 정도만 돼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물로 된 탕은 50℃만 넘으면 뜨거워서 사람이 들어가지 못합니다. 미생물 찜질은 쌀겨 속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실제 인체가 가장 안온하게 느끼는 38~40℃로 찜질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15~30분 가량 편안하게 찜질하면 됩니다.”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일반 찜질법, 예를 들면 사우나나 한증막, 불가마 등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앞서 설명하신 미생물을 이용한다는 점 이외에.
“미생물이라는 자연생명이 만들어내는 생명열은 전기나 가스를 이용한 물리적 열과는 달리 사람에게 유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찜질법의 경우 실내의 고온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또 인체는 체온조절을 하려고 서둘러 땀을 배출합니다. 이때 땀은 몸을 식히기 위한 것인데 이러한 작용은 피부 표면층에서 이뤄집니다. 결국 열이 피부표층을 지나 내장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심한 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는 미미합니다.
반면 미생물 찜질은 쌀겨 속 60℃ 안팎의 높은 열이 어디로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서서히 오랫동안 체내로 전달돼 체온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인체는 36℃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작용이 촉진되고 점점 혈액순환이 빨라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인체 깊숙한 곳에서의 변화와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지요. 찜질을 하는 동안 인체 깊숙이 침투한 고온으로 인해 일반 체온에서는 녹지 않던 지방질의 분해가 촉진되고, 노폐물 또한 혈액의 빨라진 순환속도에 따라 땀과 함께 인체 밖으로 배출됩니다.
이러한 작용으로 막혔던 혈관이 뚫리고 어혈로 굳어진 조직이 풀어지면서 피가 미처 미치지 못하던 깊숙한 곳까지 전달되어 대사활동이 촉진되므로 세포가 힘을 얻고 싱싱한 몸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또 미생물 찜질은 생명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인체에 친화적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습니다.
미생물 찜질을 하고 난 뒤 30분 가량 계속해서 땀이 나는데 이것은 일반 찜질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체의 내장 깊숙한 곳까지 미생물의 생명 에너지가 전달됐다는 증거입니다. 또 30분 이상 땀이 나는 데도 일절 냄새가 없는 것은 미생물이 혈액을 맑게 하는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체내 깊숙이 전달되는 생명열
-혈액순환이나 노폐물 배출 등과 같은 광범한 효능 외에 좀더 구체적인 미생물 찜질의 효과가 궁금합니다.
“아토피성 피부염, 여드름, 건성피부, 건선 등 각종 피부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혈액순환장애로 발생하는 질병, 예컨대 고혈압이나 당뇨, 신부전증에 효과가 있고 발암물질 등 독소를 몸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암 예방작용도 있습니다. 몸속 지방질을 효소가 분해해주므로 비만개선에 도움을 주고, 산후 몸조리나 수족냉증, 근육통, 냉대하증, 생리통, 월경불순 등에도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증상에 대한 개선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요.
“의학적 시험을 거치려고 시도해본 적이 있습니다만 건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포기했습니다. 대신 특허출원에 앞서 남녀 150명을 대상으로 몇 가지 효과에 대해 시험한 것이 있습니다. 시험항목은 찜질 후 기분의 상쾌함 정도, 몸이 가뿐해진 정도, 정신의 맑아짐 정도의 스트레스 해소 정도, 피부의 유연화 정도, 이 5가지입니다. 조사결과 각 항목마다 85~90%의 사람들이 ‘매우 좋다’고 답했습니다. 그 외에 지난 13년간 2000여명을 대상으로 찜질 후 상태를 면밀히 체크한 결과 다양한 효과가 나타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쌀겨찜질법을 개발한 동화스님과 그가 받은 특허증.
“찜질 전에는 한 달에 1㎝씩 자라던 머리카락이 찜질 후에는 1.5~2㎝ 이상 자랍니다. 이는 인체의 순환속도가 증가하여 세포분열 속도가 늘어났다는 증거입니다. 힘없이 가늘던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경우에 따라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도 합니다. 또 피부가 고와지고 유연해지며 피부신진대사가 촉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찜질 후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매끄럽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느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수분공급만 해주는 일반적 피부관리와는 다른, 피부 안쪽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생겨난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미생물 찜질이 세포 재생 능력을 뛰어나게 한다는 증거입니다.”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 빨라져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동에 문을 연 ‘M2’ 찜질방(점장 안성숙)은 동화스님이 발명한 미생물 찜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천안 영성동에는 스님이 직접 관리하는 찜질방이 있다.
“13년 전, 초창기에는 암자에 나무통을 갖다놓고 찜질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떠돌 때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와 찜질을 해주었어요. 그런데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천안 시내에 미생물 찜질방을 열게 됐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개의 미생물 찜질방이 있다.
양재동 ‘M2’ 찜질방을 방문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0명 안팎. 점장 안씨에 따르면 미생물 찜질시 이상이 있는 몸 부위는 땀이 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요통이나 어깨 통증이 있는 사람은 허리와 어깨 부위에 땀이 나지 않아 찜질 후 쌀겨가 몸에 붙어 있지 않다는 것.
“수술한 자리나 기미가 있는 자리,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상처가 난 자리 등은 신기하게도 땀이 나지 않아 쌀겨가 붙지 않습니다.”
따라서 찜질 후 몸에 붙은 쌀겨의 위치로 어디가 안 좋은지 가늠할 수 있다. 안씨는 찜질방을 찾는 손님의 회원카드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신체 변화 결과를 체크하고 있다.
이상 있는 부위, 땀 나지 않아
“회원 중에는 산모와 고혈압 환자, 간에 이상이 있는 환자,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환자 등이 있는데 이들은 꾸준히 이곳을 찾아 찜질을 하고 있습니다. 한 산모의 경우 5번 찜질 후 몸무게가 2㎏ 이상 빠졌습니다. 체지방도 24%에서 21%로 줄었는데, 본인이 직접 병원에서 체크한 결과입니다. 고혈압 환자인 한 60대는 평소 194/92mmHg였던 혈압이 3번 찜질 후 154/84mmHg로 떨어졌고, 현재는 115/75mmHg 안팎의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학병원에 다니며 꾸준히 혈압약을 복용해왔는데 찜질을 한 뒤로 10년 만에 약을 줄였다고 합니다.”
안씨 역시 순환장애가 있어 밤마다 손발이 저린 증상이 있었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꾸준히 찜질해준 덕분에 지금은 이런 증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미생물 찜질을 체험한 출판기획자 송숙희(41)씨는 “평소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편인데, 러닝머신에서 30~40분씩 뛰어도 남들처럼 땀이 나지 않았다. 겨우 땀이 나다 마는 식이었다. 그 무렵 몸이 붓고 살찌는 기분이 들어 쌀겨찜질을 하게 됐는데, 온몸에서 땀이 솟는 걸 경험했다. 3번 정도 한 뒤 몸무게를 재보니까 2.6㎏이 빠졌고 체지방도 좀 줄었다”고 했다.
안씨의 찜질방에는 미생물 찜질 후 샤워→스파반신욕→스포츠마사지→피부관리 코스가 있다.
“찜질이 끝난 후 몸에 묻은 쌀겨를 털어내고 샤워를 하는데 이때 쌀겨를 조금 남겨둡니다. 이 쌀겨로 마사지하듯 몸을 문질러주면 피부 보습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파반신욕을 할 때는 향림수라는 입욕제를 사용하는데, 찜질재료가 발효되면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몸에 배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생물 찜질방에 들어서자 평소 익숙하지 않은 강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동화스님에 따르면 찜질재료로 쓰이는 농부산물과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발효시 발생되는 냄새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청국장이나 젓갈 같은 발효식품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건강해지자고 찜질을 하면서 역한 냄새를 견뎌야 한다는 건 경우에 따라 ‘고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그 냄새가 몸에 밴다면 찜질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생물 찜질법 개발 초기부터 고민하던 난제가 바로 냄새입니다. 발효식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냄새에도 덜 민감한 편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 거부감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싫어합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찜질재료도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최대한 적도록 신경을 썼지만 미생물의 활동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냄새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몸에 밴 냄새는 비누를 사용하거나 입욕제 등을 사용해 깨끗이 씻어주면 거의 대부분 없앨 수 있습니다.”
-몸에 좋다고는 하지만 미생물이 가득찬 쌀겨 속에 몸을 묻는데, 혹시 인체에 해로운 세균 같은 건 없습니까. 또 찜질 후 부작용은 없습니까.
“간혹 위생상태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기우입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중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인체에 이로운 것도 있고 해로운 것도 있어 병에 걸리거나 낫기도 합니다. 하천과 같이 오염된 물을 정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미생물의 대사작용 아닙니까. 통속에 들어 있는 수십조의 미생물들이 다른 유해 미생물이나 균이 살지 못하게 박멸할 뿐 아니라 60℃가 넘는 고온의 발효상태에선 40℃에서 서식하는 병원성 미생물들이 살지 못합니다. 이처럼 미생물의 대사작용이 빠른 속도로 찜질통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마치 소독한 곳과 같은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찜질 후 나타날 수 있는 발진을 부작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지만 이때 생기는 발진은 몸속의 죽거나 상한 세포에 고여 있던 상한 혈액이 밖으로 배출되는 작용입니다. 체내의 대사작용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불순물을 피부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죠. 미생물 찜질 후 나타나는 발진은 외부로부터 오는 세균이나 오염물에 의한 감염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동안 오염된 몸이 정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보면 됩니다.”
동화스님은 이미 그 중요성이 부각된 미래 생명산업에서 미생물의 무궁무진한 역할과 쓰임새를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인구는 많고 땅이 좁아 식량자급률이 25%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제초제나 비료 같은 화학물질을 쓰지 않으면 지금보다 수확량이 더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미생물을 이용해 유기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더욱 활성화돼야 합니다. 각종 공해로 얼룩진 환경으로 몸이 불편해지면 안정된 마음도 가질 수 없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미생물을 이용하면 사람들의 신체적·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에도 일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