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타오르는 욕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홀아비는 며느리의 방을 기웃거리곤 하였다. 완강히 거부하던 며느리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모래를 가득 담은 세숫대야를 들고 와서는 거기에다 소변을 보라는 것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홀아비가 시원하게 한 줄기를 내뿜자 세숫대야 안의 모래가 움푹 팼다. 며느리가 소변줄기를 통해 홀아비의 성기능을 시험해보았다는 우스개다.
중년 이후 남성에게 소변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은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나타난다. 보통 밤알만한 전립선이 달걀 또는 감자만하게 커지면서 요도와 방광을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술을 마시고 성행위를 지나치게 오래 하거나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성적 흥분상태가 길어지는 경우, 혹은 나이 들어서까지 무리하게 음욕을 밝히거나 성행위를 할 경우 호르몬의 분비기능이 균형을 잃게 되고 이것이 고지방 위주의 식사습관 등과 맞물려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소변을 오래 참거나 과음, 감기약, 스트레스, 커피나 탄산음료 같은 요인이 겹치면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해부학적으로는 40대 후반부터 발생할 수 있지만, 임상학적으로는 50대 후반부터 증상이 시작되고 나이에 비례해 빈도가 높아진다.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라고 할 만큼 고령 남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으로는 소변을 보기가 힘이 들고, 소변을 보는 중간에 중단되며, 소변을 다 본 후에도 방광에 소변이 남은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을 들 수 있다. 밤중에 자다가도 몇 번씩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회음부에 통증이 오고 변비가 생긴다. 때로는 소변에 피가 섞인 혈뇨(血尿)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더 심하면 요독증(尿毒症)에 빠져 신부전을 일으켜 혼수상태에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전립선은 정액의 3분의 1을 만들어내는 성 부속기관으로 고환에서 만든 정자에 영양을 공급해 정자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어 수태능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변장애 외에도 발기력 감퇴, 조루, 양기부족 등의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이럴 때 뭐 좋은 게 없을까? 재미있게도 ‘동의보감’의 강정제 중 먹으면 소변과 정력이 세어져서 ‘요강을 뒤집어엎는다’는 뜻을 지닌 복분자(覆盆子)라는 약초가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복분자는 남자의 음경을 강하게 하고 정액의 고갈과 허약을 치료하며, 간장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한다. 여자의 불임증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하였다.
임상에서는 복분자 80g을 달여 하루 세 차례 나누어 차로 마시면 배뇨력뿐만 아니라 사정능력까지 강화된다고 한다. 그래서 예부터 소변줄기에 힘이 없는 자는 성능력도 하잘것없다고 손가락질받는 것이다.
복분자는 다름 아닌 산딸기를 말한다. 국산 에로영화 ‘산딸기’의 제작진도 바로 이 복분자의 효험을 듣고 영화를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복분자의 ‘분’자가 반드시 항아리, 즉 요강만을 가리키는 것일까.
필자는 이것이 여성의 성기를 뜻할 수도 있다고 본다. 복분자에는 그것을 먹으면 ‘요강이 뒤집히도록 오줌줄기가 세진다’는 뜻도 있지만, ‘여자의 성기가 뒤집힐 정도로 정력이 세진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 한 바보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 장가를 들었으나 아내와 잠자리 한번 못하였다. 손자 생각에 애가 탄 노부모가 기생 출신의 용하다는 젊은 무당을 불러 굿까지 하게 되었다.
무당은 바보의 몸속에 든 독을 빼내야 한다며 단둘이 방으로 들어갔다. 알몸의 무당이 바보의 옷을 벗기고 온몸을 애무하자 남근이 장대하게 발기했다. 무당은 “이것이 바로 독이 있다는 증거”라며, 자신의 몸에 ‘독 빼는 항아리’가 있다면서 한바탕 독을 빼는 작업을 치렀다.
“독이 빠지니 기분이 정말 좋군….”
바보가 날마다 무당을 찾자 그제야 내막을 알아차린 그의 아내가 ‘나도 독을 빼는 항아리가 있다’며 합방을 시도해서 자식 낳고 잘 살았다는 얘기다.
이만하면 복분자의 ‘항아리 분’자가 실은 무엇을 뜻하는지 알 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