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이 오래 기우뚱거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산끝이 하늘에 닿을 듯합니다 높은 저것이 정상이라면…
한번도 올라가 본 적 없는 언덕이 물끄러미 산끝을
바라봅니다 오르고 싶은 것에 오르고 싶어하는…
나는 새소리 한소절 빌려 다른 세계를 적었습니다
참 고요의 눈부심, 저 텅빔… 무심한 자만이 비울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토록 비울 수 있는가? 세상은
가득차 있고 살아있는 것들은 스스로 제 운명을
만들 것입니다 어떤 눈물이 말하며 흐르겠습니까
세월이 무거울 때 나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나 옛 일은 그리워하는 것이지 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먼 여행은 귀향이라지만 옛집, 옛자국 없어진…
그 많은 물음표들 의문들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꽉찬 숲에는 오솔길 하나 환합니다 나무는 나의 오래된
미래입니다 한 그루의 그늘 한 잎의 초록 생명의 나무는
영원한 초록빛입니다 오래된 것들은 제 스스로 갖는
힘이 있습니다 이제 다시는 살아내는 일이 어렵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심코 산봉우리 한번 올려다봅니다
그 너머 하늘이 한 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