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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무책임·무감동…日 골칫덩이 ‘하류세대’

10년 후 한국 ‘386’ 자녀들의 초상?

무기력·무책임·무감동…日 골칫덩이 ‘하류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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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무책임·무감동…日 골칫덩이 ‘하류세대’

과외교사가 없으면 줄넘기도 못하는 아이가 늘고 있다.

‘한류 드라마’에 열광하는 아줌마 부대는 신인류 세대에 속한다. 단카이 세대가 젊고 발랄하고 때로는 건방지고 가볍게 보여서 ‘신인류’라는 이름을 붙인 세대가 벌써 40대가 된 것이다. 신인류 세대는 지금의 젊은 세대를 새로운 별종으로 본다. 그들은 외계인 같은 20대를 겨냥해 만든 일본 드라마에 빠져들지 못한다.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만든 드라마가 더 감성에 맞는 것이다.

흔히 일본이 우리보다 10년 앞선다, 20년 앞선다는 말을 한다.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이 우리보다 15년에서 20년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감수성은 자신이 자라난 환경의 지배를 강하게 받기 마련이다. 일본 각 세대의 특성은 우리와 15년 정도 차이를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는 인구 피라미드에서 불쑥 튀어나온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런 모양을 보고 경제 평론가인 사카이야 다이치가 ‘단카이 세대’, 즉 ‘덩어리 세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워낙 머리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여러 가지 붐이 일었고 현대 일본 사회가 만들어져왔다. 단카이 세대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에 걸쳐 있던 시절, 일본 대중문화의 상징인 만화잡지가 창간 러시를 이뤘다. ‘타이거 마스크’나 ‘도전자 허리케인’(일본 타이틀은 ‘내일의 조’) 같은 스포츠 근성 만화가 큰 인기를 모았다. 이런 열혈 만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그들은 성인으로 자라나 ‘기업전사’라는 별명을 지닌 맹렬 사원이 됐다.

단카이 꼭 닮은 386



단카이 세대가 고등학생이 됐을 때는 ‘하이틴’ 붐이 불었다. 20대에 들어서자 ‘영(young)’이라고 불리며 패션 산업과 패스트푸드 산업이 자리를 잡는 밑거름이 됐다. 결혼 적령기가 되자 ‘뉴 패밀리’라고 불리며 가정용 승용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됐다. 이들이 40대에 들어서자 주택 붐이 일었다. 자식들의 성장과 더불어 방이 3칸 정도는 되는 주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단카이 세대는 새로운 젊은이 문화를 만들어낸 세대이기도 하다. 베이비붐은 전국적인 현상이었지만, 공습으로 폐허가 된 대도시보다는 농어촌이나 지방도시에서 현저하게 나타났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취직이나 대학 진학을 위해 대도시로 상경했다. 부모의 품을 떠나 혼자 사는 젊은이가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젊은이 문화의 막이 올랐다. 청바지나 운동화가 새로운 젊은이를 상징하는 문화 코드로 사용된다.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1964년의 안보투쟁이나 전학공투회의(전공투)의 헬멧은 저항문화의 최정점이었다.

그들은 가정을 이루면서 ‘친구 같은 가족관계’를 이상으로 삼았다. 부모 세대가 물려준 전통적인 가치인 가부장제, 여필종부, 남존여비 같은 가치를 부정하고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단카이 세대가 이룬 평균적인 가정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 남편이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 노릇을 하며, 부인은 전업주부다. 자녀는 한 명에서 두 명. 소득은 느는데 아이가 줄자 아이 하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 자녀를 일류 대학에 보내기 위해 ‘주쿠(塾)’라고 하는 학원에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주말에는 아버지는 거래처 사람과 접대 반 취미 반인 골프를 치고, 부인과 아이는 유원지로 나들이한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사회에 ‘원조교제’가 엄청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10대 소녀가 돈을 받고 성을 매매하는 일이 여고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서도 소녀들의 원조교제가 사회 문제로 다루어졌다. 하지만 ‘원조교제’라는 말 자체만 들어온 것일 뿐이다. 일본의 원조교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이한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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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룡 문화평론가 dragonkj@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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