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계획에 의해 조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박 시장은 “앞으로도 매년 500가구씩 신청을 받아 2011년까지 2000가구의 주택 구조를 변경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의 목표는 2007년 486만5000t에 달하던 시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까지 35% 줄이는 것. 이를 위해 기업과 상가, 주택 등에서 전기를 절약하면 비율에 따라 주차장과 극장 할인티켓 등을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 친환경 건축과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인증받으면 용적률을 높여주는 ‘용적률 인센티브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북면 감계지구 108만9662㎡ 부지에 조성 중인 친환경 생태도시 ‘에코타운’도 눈길을 끈다. 6911가구 2만2115명이 살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마을의 특징은 보행자에게는 편하고 차에는 불편한 곳이라는 점. 통학로 등 일부 횡단보도는 차도 바닥보다 높여 인도와 높이를 맞춘다. 10m 도로 양쪽으로 2m짜리 보행로를 설치하고, 도심 가운데를 흐르는 3㎞ 하천 둔치에도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곳곳에 생태웅덩이를 만들어 수생식물도 심는다. 에코타운 내 녹지 비율은 50%에 달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강력한 추진력으로 창원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박완수 시장.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예방을 위한 창원시의 이런 노력은 국제 사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제4차 에너지안보와 기후변화에 관한 주요국 회의’에서 박 시장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 환경관련 장·차관과 환경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창원시의 기후변화 정책을 소개했다. 6월 중순 캐나다 에드먼턴시에서 열린 ‘2009 지방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세계총회에 참석해 ‘누비자 시스템’을 소개하고 ‘국제공영자전거도시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발표를 마치자마자 ICLEI 사무총장이 기구 설립에 동의해 함께 실무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이미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국제교육도시연합(IAEG) 등 11개 국제기구에 가입해 활동하는 국제도시다. 지난해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 총회’를 유치하고 ‘시티넷(CITY-NET)’ 세계집행위원회를 여는 등 국제행사 유치 이력도 화려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창원의 글로벌 도시 전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방적으로 행동하는 실천방법의 구현’입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국가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로 경쟁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지자체도 이제는 세계를 내다보고, 각국의 선진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관광객 증대, 시장 개척, 컨벤션 유치 등의 부대 효과가 따라온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컨벤션에 참가한 외국인 1명의 경제적 가치는 21인치 컬러TV 14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창원도 ‘람사르총회’를 통해 세계에 창원을 홍보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요. 당시 160개국 2000여 명의 정부 인사와 NGO 관계자 등이 창원에 모여 ‘창원선언’을 채택했거든요. 이를 통해 ‘창원’이라는 이름과 ‘환경수도’를 향해 노력하는 우리 시의 정책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박 시장은 창원이 이처럼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건 창원국가산업단지(이하 창원공단) 덕분이라고 말한다.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조성된 창원공단은 연간 20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지역 경제의 젖줄. 창원 시민의 약 60%가 이 공단을 기반으로 생계를 꾸린다. 박 시장은 “창원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4만달러에 달하는 것은 창원공단이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풍요한 기업 천국
“창원시의 절반은 주거지역, 나머지 절반은 공단입니다. 수출주도형 공업도시로 계획된 곳인 만큼, 공단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지요. 1980년대 후반 반도체, VTR 등이 호황을 누릴 때는 창원시도 크게 성장했어요.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시의 활력이 떨어졌지요.”
2004년 시장에 취임하면서 박 시장은 지역 내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고 했다. 투자가 늘고 고용이 창출돼야 도시가 발전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창원이 이만큼 성장한 것은 경영자와 근로자의 땀과 노력 덕분이다. 창원을 재도약시킬 열쇠 역시 이들이 쥐고 있다”며 ‘기업사랑운동’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