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세계의 계획도시를 가다 ②|미국 라스베이거스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 글: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 heb8610@donga.com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2/4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베네시안호텔 2층에 조성된 수로를 따라 곤돌라가 운행되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호텔 치고는 호텔내 음식값이 무척 싸다. 라스베이거스는 뷔페형식의 식당이 최초로 등장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웬만한 호텔의 뷔페식사는 10달러 미만이다. 알래스카에서 잡히는 킹 크랩이 거의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등 최고의 호화뷔페로 알려진 벨라지오호텔의 저녁 뷔페도 일인당 23달러에 불과하다.

시 당국도 카지노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단적인 사례가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태도. 카지노에서 게임을 즐긴 고객들은 따면 신이 나서, 잃으면 속상해서 술을 마시게 마련이다. 따라서 라스베이거스 시내에는 도처에서 음주운전이 횡행한다는 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의 단속은 매우 소극적이다. 길을 막고 음주측정을 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고 ‘비틀거리는 차량’만 단속한다. 미국의 대도시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는 평을 듣는 치안확보도 따지고 보면 관광객 유치작전의 소산이다. 최소한 스트립의 번화가만큼은 24시간 관광객이 활보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도박이 최대의 수입원인 만큼 호텔측과 라스베이거스 시 당국의 카지노 관련정책은 치밀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도 갬블링을 둘러싼 분쟁을 완벽히 차단하는 장치를 갖췄다. 딜러와 갬블러(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은 이중 삼중의 감시카메라 장치에 의해 손금 들여다보듯 파악된다. 부정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엄격한 교육을 받은 딜러들은 물론, 갬블러들도 얼굴 붉힐 일이 없다. 카지노에 속임수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 그 순간 도박산업은 망하기 때문에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철저히 적용된다는 것이다.

스트립의 한 호텔 카지노담당자는 “각 호텔마다 수백개의 각종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 이를 통해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 카드의 숫자 하나하나를 모두 읽고 있을 정도로 카지노장내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돈이나 코인을 넣고 하는 슬롯머신의 경우 하나 하나의 기계가 독립된 계산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스템은 중앙전산실로 연결돼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며, 수입의 일정비율은 8시간마다 곧바로 라스베이거스 시에 세금으로 입금토록 돼있다”고 밝혔다. 도박게임의 전과정과 세금징수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시스템으로 통제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게임의 규칙을 엄격히 정하고 관리를 철저히 해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대표적인 게 도박중독자 문제다. 미국의 일부통계에 따르면 도박하는 사람의 7%가 중독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라스베이거스 시당국은 이와 관련된 수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중독증세를 호소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카운슬링을 해주는 등 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박람회로 날이 밝고 카지노로 밤을 지새는 곳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공항에서부터 호텔 주유소 상점 등 라스베이거스 곳곳에 카지노장이 있다.

카지노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를 지탱하는 수입원은 컨벤션산업이다. 시관계자들은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것은 카지노가 아니라 박람회라고 열을 올린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형박람회만 연간 60여 개, 여기에 각 호텔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박람회와 회의 이벤트를 합치면 4000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박람회로 날이 밝고 카지노로 밤을 지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 방문자 가운데 각종 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사람은 연간 약 400만명에 달한다. 매일 1만명 이상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들어 며칠씩 머물고 간다는 계산이다. 이들이 뿌리고 가는 돈만도 50억달러에 육박한다.

2003년의 경우 전자제품박람회(1월9~12일), 세계최대의 IT박람회인 컴덱스(11월18~22일) 등 대형박람회를 비롯해 스포츠용품전시회(1월) 신발박람회(2월) 의류박람회(8월) 자동차부품전시회(11월) 등 각양각색의 박람회 전시회 회의가 쉴틈없이 개최되고 있다.

컨벤션산업은 호텔 입장에서 보면 꿩먹고 알먹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카지노를 하러 오는 관광객들은 대개 주말인 금요일 밤부터 몰려와 일요일까지 머물다 돌아간다. 대신 주중에는 컨벤션 손님들이 호텔을 채워준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객실점유율이 연평균 85%를 넘어 일반적인 호텔의 수지균형점(55~60%)을 훨씬 상회하는 것도 이같은 컨벤션 덕분이다.

지난해 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한 삼성전자는 400여 객실의 알라딘호텔을 거의 싹슬이하다시피 할 정도였고, 국내의 여타 기업들도 직원들을 대거 파견한 바 있다. 이처럼 대형 컨벤션행사가 개최되는 시기에는 객실요금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MGM그랜드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800달러까지 올라가는가 하면 평상시 100달러 안팎의 호텔들도 3배 가량 비싸진다.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산업은 일찌감치 카지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느낀 시당국과 호텔업자들의 선견지명에서 비롯됐다. 라스베이거스시를 관할하는 클라크카운티는 이미 1955년에 컨벤션관광국을 설립하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건립에 착수했다.

1959년에 완공된 LVCC는 이후 확장을 거듭, 2500여 평이던 전시면적이 지금은 무려 50여 배나 커졌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세계 200대 컨벤션행사 가운데 30∼40개 가량을 치르고 있는 LVCC 이외에도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 케쉬맨 센터, 핸더슨 컨벤션센터 등 대형 컨벤션센터가 즐비하고, 각 호텔도 하나같이 대규모 컨벤션시설을 갖추고 있다.

2/4
글: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 heb8610@donga.com
목록 닫기

도박의 메카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