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호

뇌기능 균형 깨지면 ‘성교 두통’ 생긴다

  •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 www.okbyun.co.kr

    입력2006-03-07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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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기능 균형 깨지면 ‘성교 두통’ 생긴다
    40대 후반의 고모씨. 요즘 부부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고씨가 번번이 부부관계를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씨는 “섹스를 할 때 두통이 심하기 때문”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아내는 통 믿지 못하는 눈치다.

    이처럼 성관계나 자위행위를 할 때마다 머리가 심하게 아픈 경우가 있다. 이를 ‘성교 두통’이라 하는데, 성행위 내내 나타나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의 형태는 주로 양쪽 머리가 욱신거리는 ‘박동성 두통’이며 한번 시작되면 보통 15~30분 지속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혈압이 높거나 비만인 사람들의 발병률이 높다.

    문제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같은 검사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밝혀진 사실은 성교 두통을 느끼는 환자 대부분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자율신경의 통제기능에 문제가 일어나고, 이는 뇌혈관의 이상 확대나 수축을 야기시켜 두통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관계 직전에 커피, 홍차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를 마시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뇌혈관을 수축시킨다. 반면 성관계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것은 좋다. 뇌의 혈액 순환을 돕기 때문이다.

    성교 두통은 성교의 자세나 시간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도하면 두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성관계는 컨디션이 좋을 때 시도한다. 성교 후에는 1~2시간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배려도 중요하다. 성관계의 단절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상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러한 노력에도 두통이 계속 심해진다면 무조건 참는 것보다 일단 진통제를 복용하는 편이 낫다. 물론 습관적 복용은 피해야 한다. 복용량이 점점 늘어날 뿐 아니라 소화 장애나 신경쇠약 같은 다른 문제까지 불러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통제 없이 성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성교 두통은 성적 흥분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해 나타나는 만큼 뇌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에 중점을 두고 치료한다. 먼저 몇 가지 검사를 통해 뇌와 관련된 자율신경계의 상태나 뇌의 균형상태를 파악한 후, 진단이 나오면 뇌를 자극하는 침이나 약으로 뇌의 균형을 잡아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하지만 성관계 후에도 두통이 2~3일 이상 지속되거나, 두통 외에 발음장애, 경련, 감각이상 등이 동반된다면 다른 질환이 의심되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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