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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품질·판로 양수겸장… 불황은 ‘딴 나라’ 얘기”

‘고등어 달인’ 도경호 바다마을 대표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품질·판로 양수겸장… 불황은 ‘딴 나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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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마을은 고등어에 간이 적절하고 고루 배게 하기 위해 소금물에 담갔다 빼는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전남 신안에서 생산된 천일염, 전남 보성에서 재배된 녹차 우린 물을 섞은 염수를 자동분사방식으로 뿌려 간을 한 후 0~5℃의 숙성실에서 저온 숙성한다. 그래서 비린내가 적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게 특장점이다. 반 마리씩 진공 포장해 번거로운 손질을 줄여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고, 생선뼈 등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바다마을은 2001년 12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해썹)을 취득했다. 해썹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 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 시스템. 즉 최종 제품을 검사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제품 또는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보증하는 예방 차원의 개념이다.



최상의 파트너십

“품질·판로 양수겸장…  불황은 ‘딴 나라’ 얘기”

바다마을이 애터미에 납품하는 간고등어 제품. [지호영 기자]

바다마을의 간고등어 생산라인은 애터미에 납품한 이후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명절 때는 애터미의 요청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다. 2016년 추석 때 주문량이 넘쳐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한 도 대표는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도 애터미 주문량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다. 장기 불황이라지만, 도 대표에겐 “‘딴 나라’ 이야기”인 셈이다.

“아무리 유통회사가 잘 팔아준대도 결제 조건이 나쁘면 납품업체는 망합니다. 생존이 어려우니까. 대형마트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납품하기도 힘들지만, 납품한다 해도 결제 조건이 썩 좋지는 않아요. 그런데 애터미는 납품 후 일주일 만에 ‘칼같이’ 대금을 현금 결제해줍니다. 예컨대 지난주에 물건이 나가서 거래명세표와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무조건 다음 주 수요일에 결제가 이뤄져요. 처음 몇 번만 이렇게 주다 나중엔 대금을 늦게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7년째 단 한 번도 어긴 적 없어요.”



도 대표는 “대다수 중소기업은 판로 개척도 힘들지만,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이중고를 겪는다”며 “애터미의 결제 시스템을 모든 대기업이 도입한다면 중소기업 발전과 동반성장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 대표가 애터미에 놀란 점은 또 있다. 품질 좋은 원재료를 제때 좋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게 원어 수매자금도 빌려줘서다. 바다마을은 매년 10억~15억 원을 지원받는다. 안정적 판로 제공에다 자금 지원까지…. 가히 최상의 파트너십인 셈이다. 이 때문에 도 대표는 동종업계 중소기업 대표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바다마을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애터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50여 곳 중 애터미가 자체적으로 뽑은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애터미가 우리 회사에 요구하는 건 딱 한 가집니다. ‘고등어 잘 팔린다고 자만해선 안 되고 그럴수록 자세를 낮춰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거예요. 우리뿐 아니라 다른 협력업체에도 똑같이 주문해요. 제품 질에만 신경 쓰라는 거죠.”

도 대표는 납품 후 한때 애터미가 일반 대형마트 등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동종업체를 협력사로 선정해 서로 경쟁케 하는 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제품 질에만 신경 쓰라”

“박한길 애터미 회장이 ‘우리는 절대 다른 업체를 넣어 쓸데없이 경쟁시키지 않겠다’며 ‘기존 협력업체가 신규 제품 납품에서 우선권을 갖는다’더군요. 여러 업체를 경쟁시키지 않는 대신 협력업체의 품질관리엔 철저합니다. 그러니 납품업체들은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죠. 경쟁업체가 없다고 느긋하게 납품하는 게 아니라 애터미가 ‘매의 눈’으로 점검하는 걸 무서워하죠. 이것이 애터미 협력업체들이 품질 좋은 제품을 일정하게 납품하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바다마을의 향후 계획은 생선 먹길 꺼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가시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이미 구워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키즈(kids) 상품을 내놓는 등 더 많은 소비자가 수산물을 접하게 하는 것이다. 경영이념은 ‘자연을 존중하며 사람을 이롭게 한다.’ 도 대표의 부연이다. “바다라는 자연에서 나는 수산물 자체를 존중하고 좋은 제품으로 가공해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이롭게 하자는 뜻입니다. 축약하면, 기본을 지키자는 거죠. 기본만 잘 지켜도 세상이 바르게 가는데, 그렇지 못하니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 것 아니겠어요?”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중략)…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구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걸∼.”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고등어를 먹으며 가수 김창완의 옛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를 흥얼거리는 이가 적지 않을 터. 고등어에 담긴 어머니의 가족 사랑이 오롯이 피어나는 느낌이다. 고객을 위해 매일 고등어와 동고동락하는 도 대표의 마음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게다.





신동아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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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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