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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한형선의 ‘우리 집 푸드 닥터’

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고혈압·방광염

  • 한형선 | 약사 hanyaksa@naver.com

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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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동아일보

고혈압이라고 하면 통상 ‘짜게 먹지 말고 저염식을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염식보다 더 중요한 건 ‘소금을 이겨낼 줄 아는 힘’이 있어야 한다. 소금은 인체의 70%에 해당하는 물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지나치게 저염식을 하거나 무염식을 하면 오히려 알도스테론이나 염성호르몬인 코티코로이드 등을 분비해 수분 배출을 방해하므로, 오히려 소금을 적게 먹는 것보다 우리 몸 안에 남아도는 소금을 이겨낼 줄 아는 ‘선수’를 찾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사막에서 자라는 알로에는 수분을 저장하고, 물속에서 자라는 미나리는 물을 버릴 줄 안다. 소금을 이길 줄 아는 재료는 소금기로 가득한 바다에서 산다. 해조류, 갯벌생물, 해산물 등 바다에 살고 있는 것들은 소금을 이길 줄 알기 때문에 바다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해조류의 효능

칼륨과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있어 혈액을 맑게 하고 고혈압, 콜레스테롤,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 각종 성인병과 대장운동을 도와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다.

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짠 게 문제가 돼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면 미역국이 혈압 약을 보조해줄 수 있는 중요한 음식이 된다. 해조류에 들어 있는 칼륨이 나트륨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김, 다시마. 미역줄기 등을 우려서 그 물로 끓인 된장국이라면 소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리하는 음식에 해조류를 첨가하면 염분 걱정은 덜어도 된다.

미역국을 열심히 먹으니 소금이 쫓겨났다. 이렇게 쫓겨난 소금은 어디로 도망갈까? 우리 몸에서 대부분의 노폐물은 신장-방광-요도를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때 신장, 방광, 요도 쪽에서는 소금 양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때에는 머무는 소금이 아니라 지나가는 소금이다. 노폐물이 지나며 염증이 생기기 쉬운 방광, 요도로 배출되는 소금의 양이 증가하면서 염증 발생률이 낮아지고 신체 조직 기능이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된다.   



“저는 올해 54세 아줌마입니다. 20년 전 자궁경부암 수술로 자궁 전체를 제거했는데요. 이후 방광에 이상이 생겨 20년 동안 ‘소변 줄’을 끼고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더 비참한 건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수시로 염증이 생겨 밤낮없이 병원을 드나든다는 거예요.”



20년 동안 소변 줄을 끼고 산다는 것은 인간다운 생활을 포기한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분과 상담을 하고 음식 조언을 한 뒤 약 6개월 만에 연락이 왔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선생님 저 호스 뺐어요.”

또 다른 환자는 고혈압과 뇌경색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였다.



“저는 목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다 퇴직한 75세 원로 목사입니다. 4년 전 과로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뇌경색(중풍)이 찾아와 보행이 불편하고 언어장애가 와 약을 먹고 있는데도 혈압이 수시로 높아지고 두통이 찾아와 고통스럽습니다.”



목회 활동을 하면서도 찬송가 한 마디 부를 수 없던 그분이 지금은 지팡이 없이 약국을 방문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발병 당시 진찰했던 의사가 ‘지금의 회복은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 환자들을 위해 조언한 첫 번째 음식 재료는 소금을 쫓아내는 해조류였다. 소금을 쫓아내면 혈압이 낮아지고, 쫓겨나는 혈압은 방광을 지나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해조류다.

“미역국 열심히 드세요”

이 분을 위한 첫 번째 조언은 ‘미역국을 열심히 드세요’였다. 하지만 매일 미역국만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미역과 유사하면서도 오랫동안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재료가 바로 바나나다. 바나나에는 미역만큼은 못해도 그 안에 칼륨이라는 성분이 소금(나트륨)을 쫓아내는 작용을 한다. 또한 마그네슘도 들어 있어 미역을 대신할 수 있다.  

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바나나의 효능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여 혈압조절작용, 동맥경화, 근육 경련 완화에 도움이 되고 유익균 증식(장 건강),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불면증 치유 등에 효과적이다.

바나나는 미역이 갖고 있는 성질을 보완하기에 매우 훌륭한 식재료다. 나는 환자에게 바나나를 삶아서 먹도록 했는데, 여기에 미역과 같은 해조류인 다시마를 끓여 그 국물로 바나나를 삶도록 했다. 바나나를 삶아서 갈았기에 맛도 있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해 함께 삶아 갈아먹도록 했다. 콩은 피를 맑게 해주고, 우리 몸의 대사 작용을 도와주는 물질이 많다. 파래는 해조류 중에서도 으뜸이다. 삶을 때 마지막에 파래 한두 장을 더해 넣고 끓이면 좋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막힌 것을 뚫어주는 아스피린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식재료로 미나리를 갈아 넣도록 했다. 방광염 환자에게는 미나리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 대신 감자를 갈아서 생즙으로 더했다. 감자는 머리(뇌)와 방광이 좋아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머리가 좋아하는 것은 당분과 비타민C이다. 이 중 비타민C는 뇌도 방광도 좋아한다. 감자에는 비타민C가 많다. 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감자를 갈아서 생즙으로 먹도록 했다. 감자는 특히 어떤 염증을 제거하고, 망가진 조직을 재생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콩과 바나나와 파래를 섞어 끓여서 주스나 수프처럼 만들고, 거기에 생감자를 갈아서 먹게 했다. 다른 것은 삶아서 먹는 것이 흡수율이 높아지는데, 유일하게 감자는 생으로 먹을 때 흡수율이 높아진다.

소금 이기는 해조류가 ‘선수’
감자의 효능

비타민C와 염증을 억제하는 성분이 많아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중풍) 예방 치료, 관절염, 근육통, 위장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참고로, 감자 안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많이 먹으면 머리가 굉장히 좋아진다. 해조류와 바나나에 들어 있는 칼륨 또한 집중력을 높여준다. 치매 예방이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분들의 경우 바나나와 해조류, 감자 등이 모두 훌륭한 식재료가 된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삶아서 소금에 찍어먹는다. 이것이 바로 이음식 궁합이다. 감자는 소금으로 견제하는 것다. 이렇게 음식 조언을 했더니 그 결과 50대 여성은 20년 동안 끼던 소변 줄을 뺐고, 언어장애가 있던 목사님이 찬송을 부르게 됐다.  

습관이 치유의 시작

사실 질병마다 치료할 수 있는 정답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을 10, 20년 먹어도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조절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이걸 정답이라 말할 수는 없다. 정답이 없을 땐 해답을 풀어가야 한다. 답을 향해서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 찾아야 한다.

고혈압 환자나 방광염 환자를 치료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장, 방광, 혈관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꾸준하게 먹도록 한다. 꾸준하게 먹은 음식에 입맛이 길들고 습관이 될 때 우리 몸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용하기 시작한다. 우리 몸에 정보가 꾸준히 들어와 입력되면 몸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음식이 약이 되는 순간이다. 우리의 삶은 곧 습관이다. 습관을 고치지 못해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세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일은 음식만이 할 수 있고 음식이라야 가능하다. 이 원리를 깨우쳐 각 가정과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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