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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변혁 ‘진보가 주류인 사회’

좌담 : 40대 국회의원 3인의 ‘총선 이후 한국號’ 심층진단

진보의 복권, 386의 전진, 시동 건 이념 논쟁

  • 정리: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좌담 : 40대 국회의원 3인의 ‘총선 이후 한국號’ 심층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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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 국회 개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업무 복귀를 계기로 노무현 2기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4·15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 대변화의 조짐은 한둘이 아니다. 진보 대 보수 논쟁, 성장과 분배의 충돌, 세대간 갈등 등 우리 사회의 향후 10년을 가름할 핵심 의제들을 40대 국회의원 3명을 통해 진단해보았다. <편집자>
좌담 : 40대 국회의원 3인의 ‘총선 이후 한국號’ 심층진단
일 시 : 5월12일 오전10시 장 소 : 동아일보 출판국 회의실참석자 : 송영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 조승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사회)

김호기 :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이번 17대 총선 결과에 대해서 선거에 참여하셨던 세 분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원희룡 : 이번 4·15 총선이 딛고 서 있는 지반 자체가 엄청난 지각변동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우선 인구학적인 구성 면에서 한국사회의 주력세대가 교체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사회에는 현재 50대 이상의 이른바 와인(WINE : Well Integrated New Elder)세대와 P세대, 그리고 이념 성향이 강한 중간세대, 이렇게 세 그룹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좌우대칭형 피라미드 구조를 이룬 것이 아니고 개혁을 요구하는 젊은 세대가 좀더 두터운 ‘고래등형’ 구조를 이룬 겁니다.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에너지로 국면을 주도한 것이지요.

송영길 :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것은 ‘개인 노무현’의 승리라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일부에서는 대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국민이 뭔가 감정에 치우쳐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닌가’ 또는 ‘철부지 네티즌들이 멋모르고 지지한 것 아닌가’와 같은 해석이 나왔단 말이죠. 이런 해석 차이가 지난 1년동안 계속 갈등을 일으키면서 공존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한번 ‘국민이 감정에 휩쓸려 노무현을 찍은 것이 아니고 진짜 새로운 시대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번 총선의 의미라고 봅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고, 일단 국민의 결단을 전제로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연 다음에 그 안에 민노당도 참여해서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이슈를 가지고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논의를 시작해달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조승수 : 이제는 과거처럼 거대정당들의 횡포를 용납하지 않고 의회내에서 수의 논리로만 하는 정치를 인정하지도 않겠다는 것이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의였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10석, 특히 정당지지율 13.1%를 기록한 것은, 그동안 지역주의와 패거리 정치가 눈을 가려 제대로 보지 못했던 국민이 자기 삶과 정치를 일치시키려고 하는 민노당에 눈을 뜬 것이라고 봅니다. 부유세나 무상교육, 무상의료와 같은 민노당 정책들의 실현 가능성을 제쳐놓고서라도 국민은 이런 공약을 보면서 ‘내 삶의 고통을 정치에서 이야기해 주는구나’하고 느꼈을 겁니다. 민노당에 주어진 표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비로소 지역주의나 패거리 정치를 벗어나서 진정한 정책과 이념에 따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봅니다.

보수-중도-진보의 삼각구도

김 : 이번 선거를 통해서 우리 정치 사회에 비로소 보수 대 중도 대 진보의 삼각구도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우리 정치권의 이념구도라는 것은 제가 보기에 기껏해야 보수 대 중도 정도였습니다. 진보가 설 자리가 없었죠. 반면에 시민사회에서는 보수 대 중도 대 진보의 삼각 구도가 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시민사회와 정치권 사이에 늘 긴장과 마찰이 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총선을 통해 비로소 삼각 구도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물론 보수와 진보를 각각 표방하고 있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 경우에는 별 이견이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열린우리당의 경우 제가 보기에는 1950년대 이후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나타난 포괄정당의 성격이 두드러집니다.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서 민노당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다는 것이지요.

송 : 말씀하신 대로 보수, 중도, 진보, 이렇게 건강하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자유주의 정당인 데다 우리 사회의 집권당이 됐으니까 포괄적인 정당으로 발전해 가야한다고 봅니다. 민노당의 노선은 그 자체로서 사회 담론을 풍부하게 만들고 새로운 담론의 지평을 여는 긍정적 기능을 맡게 될 것입니다. 대신 실용적 개혁노선으로 가는 것은 민노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저희 당이나 다 같이 합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것이 바로 일하는 국회, 싸우지 않고 국민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국회로 가는 길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정당이 이념적 귀속성이 강한 유럽식 정당시스템으로 발전해갈 것이냐 아니면 미국식으로 지지자 중심의 포괄정당으로 갈 것이냐를 놓고 볼 때, 현재는 두 가지 요소가 혼재돼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냐를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 보수, 진보와 비교해서 열린우리당을 중도적 개혁정당이라고 할 만한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덧붙여 말씀해 주시죠.

송 : 민노당 강령이 사회적 시장경제, 즉 국가의 조절기능을 더욱 중시하고 시장경제를 활용하는 관점에 서 있다고 한다면, 열린우리당은 자유시장 경제를 중심에 놓고 그에 대한 보완점을 케인스적인 방식으로 찾자는 겁니다. 신자유주의 노선과 관련해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과 같은 세계화시대에는 정책적 변수가 제약을 받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를 중심에 놓은 채 독점을 배제하고 공정한 평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김 : 저희 연구자들이 보기에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감격적이었습니다. 해방공간 이후에 진보에는 시민권이 제한되어 왔습니다. 오랫동안 냉전체제 아래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비로소 시민사회에 진보의 시민권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만큼은 진보세력이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해 대단히 안타까웠지만, 이번 총선 결과 진보도 드디어 시민권을 획득한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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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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