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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청와대 보고하고도 반발여론 의식해 ‘비공개’?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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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초 사실상 종료된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 경수로(신포 경수로) 사업과 관련, 1월 중순 관계국들이 2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되는 청산비용 전체를 한국이 부담하기로 합의했음이 복수의 한미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이 같은 합의는 이미 청와대와 백악관 등에 보고되어 최종 승인을 받았으나, KEDO 차원의 절차 문제와 한국 내 반발여론 등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월중순 미국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 달 전 한국과 미국의 외교 당국 사이에 경수로 청산비용에 관해 합의가 이뤄졌으며, 현재는 형식적인 절차 문제와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계속 ‘비공개(low key)’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미국, 일본 등 관계국과 협상한 결과 한국이 청산비용 전체를 단독으로 부담하는 방안이 확정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미 외교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1월 중순 합의한 것은 사실이나, 공개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등 복수의 당국자들은 “우리 정부가 청산비용 전체를 부담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나, 대신 신포 경수로 건설현장에 있는 자산 처분권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현재 신포에 투입된 장비와 시설, 3분의 1가량 진행된 경수로 구조물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권리를 확보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수로 사업이 재개될 때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1월 중순 외교 당국간 협상이 끝났는데도 공개되지 않은 것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차원의 공식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EDO, “청산비용 3억~5억달러”

신포 경수로 건설공사는 북한과 미국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100만kW급 경수로 2기를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시작된 사업이다. 이에 따라 미국, 한국, 일본, EU 등이 집행이사국으로 참여하는 KEDO가 구성되어, 1995년 12월 북한과 공급협정을 체결하고 1997년 8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계획을 시인했다”고 발표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해, 2005년 9월 6자회담 합의를 통해 상황이 바뀌자 결국 11월 KEDO 집행이사회를 통해 사업종료가 결정됐다. 지난 1월8일 현장에 남아 있던 건설인력 57명이 완전 철수함으로써 34%까지 진행됐던 공사는 현재 사실상 종결된 상태다.

남은 문제는 지금까지 들어간 1조5000억원 규모의 공사비와는 별도로, 사업을 공식적으로 청산하는 데도 만만찮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 2005년 9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청산비용을 2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으나, KEDO 사무국은 3억~5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용의 상당부분은 사업이 종료되는 경우 그간 KEDO와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해온 한국전력과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 경수로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해 생산을 진행해온 관련업체에 지급해야 할 위약금도 만만찮다.

그간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지난해 7월 경수로 건설 종료를 전제로 200만㎾ 송전을 제안한 만큼, 미국과 일본, EU 등 집행이사국들이 청산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해왔다. 전기까지 지원하면서 청산비용을 낼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1월8일 현장인력 철수를 발표하면서 사업 주무부서인 통일부 경수로기획단측은 “참가국간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분담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은 사실상 청산비용을 부담할 뜻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해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2005년 가을부터 진행된 협상과정 내내 견해차이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는 것. 우선 경수로 사업 중단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측은 “의회에서 예산을 타낼 명분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측과는 예상되는 청산비용의 세부 항목별로 부담 주체를 나누는 식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개시 당시 총 공사비의 22%를 부담하기로 한 일본(한국은 70% 부담)은, 지난해 12월까지 진행된 협상과정에서 그간 투입한 공사비 4억700만달러 외에 몇몇 청산비용 항목에 대해 지급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 액수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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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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