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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자유한국당, 석고대죄해야 하거늘…˝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 조성식 기자|mairso2@donga.com

˝자유한국당, 석고대죄해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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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文정부 주체들, 北 짝사랑한 듯
  • ● 적폐 청산 필요하나 ‘다름’ ‘틀림’ 구분해야
  • ● 종교인 과세 찬성하나 사찰로 변질될까 우려
  • ● 동성애, 다름은 인정하나 결혼은 잘못된 일
˝자유한국당, 석고대죄해야 하거늘…˝

[지호영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계에서 단일교회로는 신도 수가 가장 많다고 알려졌다. 등록교인 수가 55만을 헤아린다. 그런 만큼 이 교회의 움직임은 늘 교계 안팎의 주시를 받아왔다. 정치·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적도 많다. 

이영훈 담임목사는 국내 기독교계에서 독특한 위상을 가졌다. 대형교회 목사로서 그처럼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창립자 조용기 원로목사의 후임인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조 목사와 달리 이념적으로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진보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과 보수의 간판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을 차례로 역임한 경력만 봐도 그렇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던 9월 초, 그를 만나 혼돈의 시기 종교의 역할에 대해 물어봤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평가와 종교인 과세, 동성애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순복음교회가 내년에 창립 60주년을 맞네요. 대기실에서 옛날 사진들을 둘러보면서 새삼 참 대단한 성장을 한 교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원동력이 뭔가요?   
“시대적 요청과 맞아떨어진 면도 있어요.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 교회에 오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거죠. 절망 속에서도 밝은 내일을 향한 꿈과 비전을 갖는 것, 이는 기독교 부활신앙과도 연결되는 겁니다. 그러한 신앙의 힘이 시대적 염원과 맞물리면서 기적 같은 부흥을 이뤘다고 봐요.”

그의 인상은 참 온화하다. 시골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푸근한 느낌이다. 외유내강형이랄까. 조 원로목사가 불이라면 이 목사는 물이다. 불의 시대에 초고속 성장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물의 시대에 안정과 내실을 다진다. 불의 시대에는 치유와 축복을 통한 개인 구원에 치중했다면, 물의 시대에는 참여와 나눔을 통한 사회 구원을 중시한다.

나라가 안팎으로 시끄럽습니다. 밖으로는 북한의 핵 도발로 6·25 이후 처음으로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됩니다. 이럴 때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고난이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서로 신앙적으로 격려해야 합니다. 한국 기독교는 민족 고난의 시대에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꿈과 희망을 버리지 말고 위기를 극복해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안으로는 보수-진보 간 갈등과 대립이 심합니다. 종교적 차원에서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기독교계도 내분이 있지 않나요?
“지금 보수가 괴멸됐다고 하는데, 사회에는 보수와 진보가 다 필요합니다. 균형이 깨지면 위험해요. 보수는 지키는 것이고 진보는 바꾸자는 것인데, 지키려는 쪽에서 지켜야 할 가치를 다 잃어버린 듯해요. 기독교계도 마찬가지예요. 500년 전 교회가 타락해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처럼 한국의 기독교인들도 갈등과 분열에 대해 회개하고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손잡고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힘을 합쳐야 해요.”

그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석고대죄해야 합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아요. 보수 붕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래야만 보수의 참 가치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간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왔는데, 요즘은 어떤가요?
“통일은 기독교계뿐 아니라 국민의 염원입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진전된 게 없어요. 정부에 끊임없이 인도주의적 교류를 요청했는데, 5·24 조치(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어떤 물자도 북한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우리 교회가 평양에 건립 중이던 심장병원도 6개월만 더 공사하면 완공되는데, 10년째 발이 묶였어요. 현재 북한에 보내는 유일한 약품이 결핵약입니다. 결핵약은 먹다 중단하면 내성이 생겨 평생 결핵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그래서 정부도 이건 막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나무 심기나 의약품, 진료소 등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요.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스럽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교계 지도자들과 그 얘기를 했는데, 인도주의적 지원은 지속하되 수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통 잘하지만 여론 반응 너무 빨라”

예전에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셨는데, 문재인 정부는 어떤가요?
“박 전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말하면서도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어요. 문 대통령과 주변 분들은 북한을 짝사랑하는 듯해요. 대화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인데 일방적이지 않나 싶어요. 종교인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면 저부터 적극 나서겠습니다.”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현실감각을 잃고 정책적 오류를 범하는 건 아닌지요?
“동의합니다. 너무 순진했던 거죠. 유화적 정부가 들어섰다고 두 팔 벌리고 환영할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지금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잖아요. 문 대통령께서 새로운 방향으로 남북 관계를 잘 이끌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곤혹스러운 면도 있지 않나요? 성경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방식대로라면 응징하고 보복해야 하지만, 신약의 예수님 가르침대로라면 용서하고 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밀라 했으니.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의 대상은 로마의 통치를 받던 유대인이었어요. 전쟁터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눈 사람들에게 한 얘기가 아닙니다. 먼저 군사적 충돌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와 교류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봐요.”

한국은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국가다. 종교 지도자가 정치·사회적 발언을 자주 하면 보기 안 좋지만 종교의 사회참여 기능을 생각하면 지나친 침묵이나 방관도 옳은 태도는 아닐 것이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비판하셨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긍정적인 평이 많지요. 그런데 지도자가 늘 잘한다는 얘기만 들으면 잘못 판단할 수도 있어요. 내가 하는 게 다 옳다는 식으로.”

자꾸 띄워주기만 하면 실수할 수 있다는 거죠?
“소통하려는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한데 다양한 계층과 막힘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통에 대한 반응이 너무 빠르신 것 같아요. 원전 문제만 해도 그래요. 처음에 탈(脫)원전을 선언했다가 반대 여론이 커지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여론에 좌우되지 말고 충분히 검토한 후 해법을 내놓았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시중에 ‘촛불혁명으로 달라진 게 뭐냐. 권력구조만 바뀐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정치구도에서는 똑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거죠.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다 해치우려 하면 안 됩니다. 완급 조절이 필요해요.”

새 정부 출범 후 각 분야에서 이른바 적폐 청산이 진행됩니다.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과거 세력을 일방적으로 적대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적폐 청산,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바로잡는 기준이 뭐냐는 거죠. 진보적 시각에서 보수 세력을 다 적폐로 보는 건 위험해요.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면 큰 문제가 생깁니다. 대통령에게는 촛불이든 태극기든 다 섬겨야 할 국민입니다. 어느 한쪽 잣대로만 재단해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결정은 내리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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