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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위원장

“가짜뉴스 대책은 표현의 자유 보호 위한 것”

  •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위원장

  • ● 가짜뉴스방지법 핵심은 SNS 플랫폼 사업자 규제
    ● 이낙연 총리 “가짜뉴스는 공동체 파괴범, 엄정 처벌”
    ● 야권, “정부 비판 말라는 대국민 위협”
    ● 신문협회 “진실 추구 과정의 오보와 가짜뉴스 달라”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가짜뉴스 대책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월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는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사회의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범”이라며 검찰과 경찰에 이를 엄정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허위 조작정보’에 대해서만 제재를 가하겠다고 하지만 야권은 표현의 자유 등 국민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현행 법률과 민간 자율로도 충분한데 국가기관이 총동원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10월 11일 현재 경찰은 허위사실 생산 및 유포와 관련해 총 7건의 사건을 수사 중이며, 9건을 내사 중이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문재인 대통령 건강 이상설’ ‘국민연금 200조 북한 지원설’ ‘정상회담 대가로 북한에 85조 원 지원설’ 같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광온 최고위원은 10월 11일 기자와 만나 가짜뉴스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해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올해 4월 ‘가짜정보 유통 방지에 관한 법률안(가짜뉴스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가 가짜뉴스 판정하는 것 아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월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실태와 대책에 대해 말하고 검경에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월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실태와 대책에 대해 말하고 검경에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뉴시스]

“가짜뉴스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 오해가 많이 있어요. 무엇보다 정부가 직접 가짜뉴스를 판정해서 처벌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대명천지에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겠어요? 야당은 이것을 일부러 왜곡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 

-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월 10일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 “국무총리가 총대를 메고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대책을 논의하는 걸 보면 자칫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이 정부에 대해선 어떤 비판도 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대국민 경고이자 위협으로 들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것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봅니다. 총리까지 나설 정도로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낙연 총리가 언론인 출신이잖아요. 기자 시절 누구보다 언론의 자유와 가치를 중시한 분이 오죽했으면 이 문제를 제기했을까요. 이 문제가 사회질서와 민주주의를 교란하고 사회악의 단계에까지 왔는데, 책임 있는 정부가 뒷짐 지고 있다면 오히려 책임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 가짜뉴스방지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 제21조에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한의 자유가 아닙니다. 4항에는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자유는 상대의 존엄성과 자유를 존중할 때 보장된다는 것이 사회적 약속입니다. 허위 조작 정보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선동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실에 근거한 정부 비판은 오히려 정부의 투명성을 위해 권장돼야 합니다. 다만 표현의 자유와 위장된 범죄행위는 구별해줘야 합니다. 논이나 밭에 잡초가 있으면 뽑아줘야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잡초를 뽑으려는 것에 대해 농사를 망치려고 하느냐고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가짜뉴스방지법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계도 가짜뉴스 대책에 비판적

- 가짜뉴스를 누가 판단하고 그것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것도 문제입니다. 

“판단은 독립된 기관들이 하게 됩니다. 사법기관,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곳에서 허위사실을 판단하게 됩니다. 언론중재위와 방송통신심의위에서 각각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 것, 중앙선관위에서 허위사실로 판단된 것, 언론기관 스스로 오보로 인정한 것 등 4개 범주에 대해서만 허위 조작 정보로 규정하자는 겁니다.” 

언론계에선 가짜뉴스방지법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많다. 즉 정부가 정상적인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언론에 규제를 가할 근거로 이 법이 악용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오보의 경우에도 가짜뉴스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가짜뉴스에 대해 ‘△비록 기사의 형태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을 △언론사가 아닌 모종의 주체가 마치 언론사가 생산한 기사인 것처럼 의도적·악의적으로 날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언론사 오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진실을 파헤치고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려는 저널리즘 구현의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한 보도기사’이기 때문에 가짜뉴스와는 분명히 구별된다는 협회 의견을 갖고 있다.


유튜브 전 세계 700만 건 삭제, 한국은?

- 허위사실 공포, 오보 등에 대해서 기존의 형법 공직선거법 등을 통해 제재가 가능한데, 다시 추가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행법에 큰 맹점이 있습니다. 과거엔 조작된 정보가 지금처럼 이렇게 범람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라시(불법 정보지)도 극히 제한적으로 돌아다녔어요. 하지만 요즘엔 인터넷 기반 때문에 전파력이 너무 커서 조작된 정보가 순식간에 퍼집니다. 그런 정보를 만들거나 전달한 사람은 수사를 통해 처벌이 가능하지만 허위 조작정보가 유통되는 정보통신망 시설을 가진 사업자는 단순매개자로 간주돼서 처벌대상이 아닙니다. 이들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큰데도 불구하고 법테두리 바깥에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둘째, 특정 집단의 명예를 훼손하면서도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단 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개별 구성원에게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런 맹점도 보완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독일의 경우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행위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제가 발의한 법은 독일 사회관계망서비스개선법과 비슷합니다. 형법 등에서 금지하고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된 정보를 SNS 플랫폼이 유통시키는 것을 막자는 취지입니다. 독일의 경우 허위 조작이나 증오 표현은 24시간 내에 삭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SNS사업자가 650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 현재 유통되는 가짜뉴스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나요. 


“법적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는 가짜뉴스가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SNS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페이스북은 독일에서는 베를린과 에센 두 곳에서 모니터링팀을 운영해서 가짜뉴스를 삭제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올 1~6월 독일에서 21만5000건의 의심 사례를 파악했고, 그 가운데 법에 저촉되는 27%를 삭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한국에서 페이스북을 포함한 글로벌 SNS플랫폼 사업자들의 가짜뉴스 확산 방지정책이 유럽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도 10월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유튜브를 운영하는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에게 대책을 촉구했다. 

“존 리 대표는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700만 건의 유튜브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몇 건을 삭제했느냐고 묻자 ‘그건 알 수 없다’고 했어요. 한글판 유튜브에선 정치적 사안뿐 아니라 몰카, 저작권침해 콘텐츠 등이 무차별적으로 유통 중입니다. 왜 독일에선 삭제하고 한국에선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까. 독일에는 관련법이 있기 때문이고, 한국에는 관련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조회 수 조작 의문

박 최고위원은 유튜브 조회 수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유튜브의 수입 창출은 조회 수와 체류 기간 등에 근거한 광고인데 조회 수를 조작하는 일이 벌어져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였다. 

“포털 검색창에 ‘유튜브 조회 수 올리기’를 입력하면 여러 검색 결과가 나타나는데, 조회 수 1000건당 5000원, 5000건당 2만3000원, 1만 건당 4만 원, 좋아요 300개에 1만 원, 구독자 200명 증가에 2만2000원 등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튜브 조회 수를 조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존 리 대표는 ‘조회 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만들고 조회수의 1% 미만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본사 1만 명의 직원이 이 문제에 매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선의에서 접근하는데, 이 세계는 그런 차원을 넘어섰습니다. 조회 수가 올라가면 광고단가가 비싸지니까 더 자극적인 내용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박 위원장은 가짜뉴스에 대해 정파를 떠나 대국적 견지에서 바라볼 것을 요청했다. 그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천막 농성할 때 폭행당한 사건을 자작극이라고 한 가짜뉴스도 있었다”며 “누구든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에도 당부하고 싶습니다. 가짜뉴스 시장을 그대로 두면 그것이 점점 더 비대해져 기존의 상식적 언론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광고도 그쪽으로 몰려갈 수 있어요. 언론은 바로 나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 자유한국당도 가짜뉴스방지법을 발의했는데, 민주당 안과의 차이는 뭔가요. 

“가짜뉴스와 관련해서 발의된 법안 11개 가운데 7개가 자유한국당에서 발의된 것입니다. 지난 7월 김성태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 110명이 서명해 발의한 가짜뉴스방지법에는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모호하면 이것을 누가 판단할지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또 가짜뉴스 유통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제가 발의한 내용보다 훨씬 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야당은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비판적이지만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가짜뉴스대책위원회를 두고 가짜뉴스 유통 방지 정책을 마련하자는 조항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도 7개 관련법 발의

- 가짜뉴스를 방지하자는 취지에는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것 같은데, 여야가 왜 이렇게 날 선 공방을 벌이는 것인지요. 

“자유한국당이 법안을 발의할 때는 가짜뉴스가 야당을 공격하는 게 많았거나,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서 발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견해가 달라진 것은 몇몇 언론이 가짜뉴스 방지 대책이 보수 논객과 1인 미디어 죽이기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면서 그리 된 것 아닌가 합니다. 

대화를 통해서 애초 야당에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공유해나가면 최소한의 합의는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것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위축시키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을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정치권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조만간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더 진전시킬 계획입니다.”


신동아 2018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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