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호

인터뷰

이수왕 킹스톤에너지 회장의 이유 있는 제안

“군산 앞바다 38조 원대 석유 …文정부 채굴 결단해야”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18-11-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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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핼리버튼’ 보고서 “서해 2-2 해저 광구 원유 포화 상태”

    • “‘한반도 석유 안 난다’ 학설 편견”

    • “군산·인천·평양 근해에 유전”

    • 산자부 2006년 “2-2 해저 광구 석유 부존 가능성 희박”

    이수왕 킹스톤에너지 회장은 “서해 전북 군산 앞바다 2-2 해저 광구에 최소 1억 배럴(8조 원대)에서 4.7억 배럴(38조 원대)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채굴-탐사 시추(지각 속에 구멍을 뜷는 일)를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추 후 원유의 유무를 검증하는 미국의 ‘핼리버튼’사의 보고서를 제시했는데, 서해 2-2 해저 광구 시추 결과를 검증 분석한 이 보고서는 “원유 포화 상태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한반도와 그 근해에선 석유가 나지 않는다’는 국내 학설은 지질 탐사로 지지되지 않는 편견”이라면서 “군산-인천-평양 앞바다에 유전이 있다”고 했다. 재미 기업인인 이 대표는 2001년 정부의 허가를 받아 군산 앞바다 유전 탐사에 나섰으나 2006년 정부의 탐사권 재연장 불허로 탐사를 중단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민간이 자비로 탐사해보겠다는 것을 막은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유전이 있는지 없는지 이번에 제대로 확인해보자”고 했다. 그의 파란만장한 군산 앞바다 유전 탐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러시아 KGB가 준 정보”

    이수왕 킹스톤에너지 회장 [박해윤 기자]

    이수왕 킹스톤에너지 회장 [박해윤 기자]

    -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하다 서해 유전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어요. 1988년 노태우 정부가 ‘에르마코프라는 KGB 총책임자를 서울로 모셔와 달라’고 제게 요청하기도 했죠. 그래서 그 총책임자를 비롯한 KGB 관계자 6명을 유럽을 통해 서울로 데려왔어요. 소련이 러시아로 바뀐 1997년쯤 그 KGB 사람들이 ‘러시아가 인공위성으로 자원을 탐사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걸 한번 써먹어 보겠냐?’고 제게 제안해 왔어요.” 



    - 그 제안을 받고 어떻게 했나요? 

    “KGB가 허튼 소리 할 리는 없고 관심이 끌려 러시아의 ‘국립지질연구소’를 방문했습니다. KGB 측이 소개해준 이 연구소 관계자가 ‘자원 탐사가 가능하다. 한국에도 자원이 있을 테니 한번 해보라’고 했어요. 제가 ‘한국엔 자원이 없다’고 했죠. 그러자 ‘그건 모르는 일이니까 한번 해보라’고 재차 권했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은 얼마 뒤 그쪽이 강원도 홍천의 어떤 곳과 경북 상주의 어떤 곳의 좌표들을 보내왔어요.” 

    - 무엇을 의미하는 좌표들이었나요? 

    “‘금광’이었죠. 저는 탐사를 위해 ‘지구지질정보’라는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직원들과 홍천의 그곳에 가봤어요.” 

    - 어떤 땅이던가요? 

    “그냥 작물이 심어져 있는 밭이더라고요. 상주의 해당 지역은 논이었고요. 이런 사정을 러시아 연구소 측에 이야기했더니 러시아 측은 ‘꼭 그 자리가 아니어도 되니까 수백m 떨어진 곳이라도 시추해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광업진흥공사에 가서 ‘홍천과 상주에 금광이 있다고 하는데 시추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죠.”

    “노다지다, 노다지”

    - 광업진흥공사(이하 광진) 반응은? 

    “‘선생님 같은 분이 너무 많이 찾아온다. 절대로 시추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자비로 시추해 오시면 분석은 해드리겠다’면서 시추회사를 소개해주더라고요. 이 시추회사 측은 ‘지하 300m까지 시추하는 데 1200만 원이 든다. 지역 주민에게 탐문부터 해보라’고 권했어요.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 홍천의 밭주인에게 물었더니 ‘부근에 일제강점기에 금광으로 사용된 굴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굴을 발견한 뒤 시추회사에 ‘굴 주변을 시추해달라’고 했죠. 그 회사 측은 땅을 뚫었을 때 올라온 물을 보고는 ‘어? 금이 나오는 것 같다’고 해요. ‘코어’라는 것을 정리해주더니 ‘광진에 갖고 가 검사를 받으라’고 했어요.” 

    - 광진에서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금이 검출됐다’고 나왔어요. 이때부터 광진이 직접 시추하기 시작했죠.” 

    - 러시아 KGB의 정보에서부터 일제 때 금광까지 대단한데요. 

    “광진이 홍천 쪽을 시추하는 동안 저는 상주로 갔어요. 러시아 측이 지목한 상주의 그 논 주변 식당을 찾아가 주인에게 ‘식당 마당 한켠을 좀 뚫어도 되겠냐?’고 허락을 구했죠. 식당 주인이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허락해줬어요. 시추회사 측도 한심하다는 듯이 ‘여긴 좀 아닌데…’라고 말하면서도 저의 요청으로 시추를 시작했죠.” 

    - 상주 쪽 결과는? 

    “얼마 뒤 시추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와, 여기도 금이 상당히 괜찮다. 광진에서 검사를 받으시라’고요. 얼마 뒤 한 주민이 제게 ‘이 일대에도 일제강점기에 금광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위치를 알려줬어요. 저의 의뢰로 시추회사가 시추해본 결과, 그 동굴에서도 금이 나와서 광진이 그곳도 시추했죠.” 

    - 광업진흥공사의 분석 결과, 홍천과 상주의 금은 경제성이 있는 수준이었나요? 

    “‘노다지(금이 많이 붙은 광맥)’인 것으로 판명됐죠. 처음엔 광진이 그 결과를 저희 회사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어요. 다행히 저희 회사 지질기술 관계자가 광진의 분석실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경제성이 있다 없다 차원을 넘어 노다지다, 노다지’라는 말을 들어 제게 전해줬어요. 제가 광진에 ‘조사 결과를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광진이 보도자료를 내 발표한 것이죠.”

    “발굴의 주역”

    2003년 3월 광업진흥공사의 보도자료를 근거로 여러 매체는 “홍천과 상주에서 노다지 금광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언론은 이러한 금맥을 발견한 이수왕(당시 개명 전 이상구) 사장과 지구지질정보를 조명하는 기사를 아래와 같이 내보냈다. 

    “이번에 발견된 홍천 백암광산의 경우 톤당 금 0.01~3356g, 은 12.8~2773g이 들어간 노다지형 금맥이다.” 

    “경북 상주의 천봉광산에서도 시추 결과 톤당 금 6.93~1460g, 은 8.1~1175g인 고품위 광맥이 발견됐다.” 

    “그 발굴의 주역은 이상구 사장과 지구지질정보란 회사다.” 

    ‘지구지질정보’는 두 금광에서 ‘광업권’을 얻었다. 광업권은 국가가 광물을 발견한 측에 부여하는 광물 채굴 권리다. 광물이 나는 땅을 소유하지 않아도 광업권을 가질 수 있다. 

    - 그 금을 직접 캐냈습니까? 

    “캐낼 능력도 없고 기술자도 없고. 그 광업권을 팔았어요.” 

    그런데 러시아 측은 홍천과 상주 외에 다른 한 곳의 좌표를 더 보내왔다고 한다. 전북 군산 앞바다였다. “그 해저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것. 이에 이 회장은 군산 앞바다 석유 탐사 시추에 나섰다. 그는 “시추에 370억 원이 들었는데 주로 주주들이 증자해 조달했다”고 말했다.

    “러 위성 ‘군산 앞바다’ 지목”

    - 군산 앞바다가 어디쯤이죠? 

    “서해 2-2 해저 광구의 우리나라 영해죠.” 

    - 홍천과 상주 금맥을 정확히 알아맞힌 것을 보고 러시아 측 자료를 신뢰했군요. 

    “인공위성으로 자원을 탐사하는 러시아 기술이 허무맹랑하지 않다는 점이 입증됐으니까요. 이 러시아 자료는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산 앞바다 해저 이동단층의 규모, 방향, 경사를 정확하게 포착했죠.” 

    - 그런데 민간기업이 우리 영해에서 석유를 시추할 수 있나요? 

    “정부에 탐사 시추 허가를 신청하자 정부는 ‘민간엔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나 ‘민간에 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는 법령은 없어요. 제가 국회에 청원을 넣자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못마땅하게 여겼죠. 국회의원이 ‘민간업자가 자기 돈 들여 석유 탐사를 해보겠다는데 왜 그걸 못 하게 막느냐?’고 따졌죠. 산업자원부 장관이 ‘알았다’고 답해 마침내 제가 허가를 받은 거죠.” 

    이렇게 ‘지구지질정보’는 2001년 12월 정부로부터 서해 2-2 해저 광구 석유 탐사권을 얻었다. “보통 석유 시추-채굴까지 10년 정도 걸리므로, 외국은 민간기업에 10년 주기로 탐사권을 내주지만, 당시 산업자원부는 2년 기한으로 마지못해 허가를 내줬다”는 게 이 회장의 이야기다. 이후 탐사권은 2년 재연장됐고 이어 1개월 재연장됐다. 그러고는 2006년 3월 15일자로 산업자원부는 더 이상의 재연장을 불허했다. 

    - 처음부터 산자부는 민간의 석유 시추를 내켜하지 않았고 그래서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군요. 

    “지질조사에만 2년이 걸렸어요. 2년 연장 받은 뒤 본격적으로 시추에 나섰죠.” 

    - 한국은 비산유국이라 시추선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중국에서 120명이 승선하는 5000t 규모 시추선을 빌려왔어요. 이걸 군산 앞바다까지 ‘끌고’ 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군산 앞바다 좌표로 가져와 해저바닥 2450m를 뚫고 시추를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주수도 회장의 제이유그룹은 지구지질정보의 석유 탐사에 6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제이유그룹 계열사인 세신과 한성에코넷의 주가는 서해유전 개발 소식에 급등락을 거듭해 주가 조작 논란이 발생했다. 그러자 정부의 시선은 더 싸늘해졌다고 한다. “‘석유 탐사하는 척하면서 주가나 조작하고 그러겠지’하는 식으로 봤다”고 이 회장은 회상했다. 그는 “나는 100% 적법하게 탐사했다. 주가 조작과 무관하다는 점도 서울 동부지검 등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산유국의 꿈을 이루겠다’는 순수한 열의만 갖고 있었다”고 했다.

    산자부 “유징 확인 신빙성 없어”

    1. 변성편암 인접 암 사이에 원유(검은색)가 있다고 나타내는 2-2 해저 광구 예상 단면도. 2. “원유 포화 상태”라 쓰고 있는 ‘핼리버튼’보고서 내용.

    1. 변성편암 인접 암 사이에 원유(검은색)가 있다고 나타내는 2-2 해저 광구 예상 단면도. 2. “원유 포화 상태”라 쓰고 있는 ‘핼리버튼’보고서 내용.

    서해 2-2 해저 광구 시추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이 대목에서 산업자원부의 말과 이 회장의 말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산자부는 2006년 3월 “1350m까지 시추된 자료를 검토해도 석유 부존 가능성이 희박했다”면서 석유 탐사권 재연장 불허 결정을 내렸다. 그 이유에 대해 산자부는 당시에 이렇게 설명했다. 

    “탐사권 연장 허가 검토를 위한 ‘전문가 검토위원회’가 연장 허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상적인 유전(油田) 지질구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곳에서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을 확인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1350m까지의 자료 분석 결과, 이 지역의 지질구조가 석유 부존 가능성이 희박한 변성암층으로 확인됐다.” 

    “지구지질정보 측이 유징(oil indication·油徵, 지하에 원유가 존재함을 나타내는 징후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기초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유징을 판단한 근거 서류상의 물성치(각 물질의 특성을 정리한 것) 특성도 비상식적 수치를 포함하고 있어 유징 확인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당시 산자부의 고위 인사가 ‘한국 근해에선 석유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있어서 산자부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결론에 맞게 원인들이 짜 맞춰졌다. 억울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 ‘전문가 검토위원회’가 탐사 연장을 허가하지 않았다는데. 

    “처음에 산자부는 ‘법과 규정에 따라 허가를 내주는 것이고 전문가 의견을 고려하진 않는다’고 했어요. 그러다 재연장을 불허할 땐 전문가에게 책임을 미룬 것이죠. 전문가에 관한 짧은 소견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우리나라의 지질 전문가들을 존경하지만, ‘한반도와 그 근해에선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는 학설은 편견이라고 봅니다. 이 학설은 지질조사 데이터에 의해 지지되지 않아요. 그럼에도 수십 년간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쳐왔기 때문에 상당수전문가는 이 이론이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죠. 반면, 저 같은 사업가는 수치를 믿어요. 실제로 땅을 뚫어 시추해 석유가 있다는 수치가 나오면, 이론이 아니라 그 수치가 맞는 겁니다.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펑펑 쏟아질 것을 누가 예측이나 했겠습니까? 사업가들이 투자하고 도전해 발굴하는 것이죠.” 

    - ‘통상적인 유전(油田) 지질구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지질 구조가 석유 부존 가능성이 희박한 변성암층으로 확인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산자부는 전했습니다만. 

    “2-2 해저 광구의 예상 단면도를 보면, 2-2 해저 광구엔 변성암층도 있지만, 원유는 변성편암(엷은 판 모양으로 쪼개지는 변성암) 인근의 혈암, 사암, 중성화산설쇄암, 이암, 역암 사이의 공간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2-2 해저 광구에 변성암층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여기에서 석유가 안 나온다고 단정하는 건 과학적이지 않죠. 우리나라는 비산유국이어서 석유 관련 연안지역 지질조사가 거의 실시된 적이 없어요.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산유국들에 비해 경험적 연구가 뒤처져 있다고 봐야 해요.”

    “수십 년간 학교에서 가르쳐와서…”

    - ‘지구지질정보 측이 기초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시추 과정에서 수집된 지질일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팩스로 제출합니다. 바다에 떠 있는 시추선이 바람과 시추 중 충격에 따라 흔들리면서 이 인공위성 팩스가 통신 두절되는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며칠 늦게 보냈어요. 이 자료들은 책자로도 전달했어요. 사정이 이러한데 ‘기초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니 저희로선 좀 억울하죠.” 

    - 유징을 판단한 근거 서류상의 물성치 특성을 보더라도 유징 확인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도 하는데요. 

    “산자부가 이런 발표를 했을 시점에 저희는 시추 결과에 대한 분석을 끝마치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래도 산자부에는 지속적으로 매일 보고해야 했기에 저희는 분석이 덜 끝난 잠정적인 내용을 보고했어요. 산자부는 이런 잠정적인 내용만을 근거로 ‘유징이 확인 안 됐다’고 최종 결론을 냈고 탐사 재연장을 불허한 겁니다.” 

    - 그렇다면 ‘서해 2-2 해저 광구에 석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 믿을 만한 보고서가 별도로 존재하나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CEO를 맡은 적이 있는 세계 최대 원유 검증 기관 중 하나인 미국의 ‘핼리버튼(Halliburton)’이 서해 2-2 해저 광구 시추 결과를 분석한 최종 보고서가 있습니다. 핼리버튼의 전문가가 한국에 와서 작성했어요. 그는 저희와 한국 정부 간 논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보고서 표지에 자신의 자필 사인을 남겼어요. 자신이 이 보고서를 직접 최종적으로 작성했다는 것을 보증한다는 취지죠. 당시 산업자원부의 ‘2-2 해저 광구 석유 매장 가능성 희박’ 발표(2006년 3월 15일)는 이 보고서가 나온 시점(2006년 3월 31일) 이전에 됐고, 이 보고서 내용과 완전히 배치됩니다.” 

    - 미국의 핼리버튼사 보고서는 ‘2-2 해저 광구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고 밝혔다는 말인가요? 

    “(영어로 된 핼리버튼 보고서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함께 펼쳐 보이면서) 이것이 2006년 3월 31일 작성된 ‘BlOCK 2-2 OFFSHORE KOREA WELL: MAGPIE RIG: SHENGLI-7’이라는 제목의 핼리버튼 보고서입니다. ‘BlOCK 2-2 OFFSHORE KOREA’는 ‘한국 근해 2-2 해저 광구’라는 뜻이죠. 이 보고서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제출된 ULTRA 체적분석은 향후 추가적인 정보를 통한 수정이 필요하며 현재에는 많은 가정 속에 지층 염도: NaCl 4000ppm, Rw: 0.7@68°C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상당히 낙관적이다. 한 가지 강조할 사항으로는, 기존의 재래식 방법을 사용했음에도, 체적 모델에서는 원유 포화 상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핼리버튼 보고서 “결과 상당히 낙관적”

    2006년 서해 2-2 해저 광구 석유 탐사 시추 광경

    2006년 서해 2-2 해저 광구 석유 탐사 시추 광경

    이 회장은 “이렇게 이 보고서는 2-2 해저 광구의 원유 매장 가능성에 대해 ‘결과가 상당히 낙관적’ ‘원유 포화 상태로 해석’이라고 결론짓는다. 2-2 해저 광구에 원유가 있다는 점이 핼리버튼의 분석을 통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검증 기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2-2 해저 광구의 석유 매장을 시사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주장했다. 

    2-2 해저 광구 시추 과정에서 유징이 나타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핼리버튼 보고서는 “높은 중량의 이수(흙이 풀려 흐려진 물, 진흙)를 사용함으로 인해 수압이 지층압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초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성암층 문제에 대해선 “변성암은 통상적 검층(檢層) 방법을 이용할 때 매우 복잡한 평가 수치를 가진다. 이와 같은 형태의 저류암에서 일반적인 생산물들은 파쇄 구간으로부터 얻어지며 파쇄 구간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석유 부존 가능 구간들이 선별된다” “이 저류암에서는 결정적인 수분 함유가 없으나 인근 모암에 존재할 가능성으로 인해 현재의 시추정 검사가 고려된다”고 썼다. 

    ‘지구지질정보’는 이 보고서 등을 근거로 2-2 해저 광구의 석유매장량을 최소 1억 배럴(8조 원대)에서 4.7억 배럴(38조 원대)로 추산했다. 이 회장은 “시추하지 않은 이 광구의 다른 곳에서도 석유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핼리버튼 측은 2006년 당시 자료를 분석한 지질전문가들을 한국에 보내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려고 실제로 이 직원들을 한국에 보냈지만 산업자원부가 막았다”고 했다. 핼리버튼 관계자는 사석에서 이 회장에게 “2-2 해저 광구엔 원유가 아주 많이 매장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해에선 석유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에 대해, 이 회장은 “한국과 중국은 서해를 공유하고 있다. 중국 부근 서해인 발해만 인근 해역에선 석유가 많이 채굴되고 있다. 한국 부근 서해에서 석유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 측 조사 등에 따르면, 군산-인천-평양 앞바다에 다량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결단해야”

    -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핼리버튼 보고서에 대한 정부-전문가 집단과의 공개 토론을 제안합니다. 여기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석유 채굴에 들어가야 해요. 그게 아니면 정부는 탐사를 재개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세금이 들어가지 않고 민간이 자기 돈으로 하겠다는 사안이죠. 산자부는 허가만 해주면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다르다고 봐요.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결단해 석유를 생산하게 된다면 국민에게 박수를 받을 겁니다.” 

    - 한국석유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나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석유공사가 참여를 원한다면 2-2 해저 광구 채굴·시추를 주도해도 됩니다. 저는 주가 조작, 이런 것에 관심 없어요. 시추 결과가 ‘석유가 있다’고 가리키고 있으니 석유를 채굴하자는 것이죠.” 

    이 회장은 “중국 산둥성 둥잉(東營)시는 석유가 나오면서 ‘중국 3대 부자 도시’가 됐다. 외국과의 경제교류도 활발해졌다. 요즘 군산 경제가 어렵다. 석유만 나오면 군산과 새만금 등 전북이 일거에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군산 앞바다에서 검은 기름이 콸콸 쏟아져 나올까? 이 회장은 ‘핼리버튼 보고서’라는 새로운 사실을 제시하면서 석유 탐사·채굴을 불황기의 화두로 던졌다. 편견도 낙관도 배제한 채 수치와 과학에 근거해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집단지성이 작동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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