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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수사, 국익 위한 건지 아닌지 판단 어려워”

서영제 서울지검장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SK수사, 국익 위한 건지 아닌지 판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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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검장 임명, 전혀 생각지 못했고 사전통보도 없었다
  • ●국정원의 검찰간부 도청설은 과장된 것
  • ●이회창 전 총재 ‘세풍’혐의 좀더 조사해봐야
  • ●삼성 등 재벌고발사건 수사,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겠다
  • ●수사와 재판에 민간인 관여하는 국민참여제도 도입하자
  • ●3권분립 위반한 현행 특검제 반대
  •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무조건 승복해야
  • ●평검사들의 인사권 이양 요구는 불법
  • ●검찰인사위원회 외부인사 참여엔 일장일단
“SK수사, 국익 위한 건지 아닌지 판단 어려워”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갔다. 사상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법무장관, 서열·기수파괴 인사, 좌천된 간부들의 공개적 반발, 평검사들과 대통령의 TV토론회….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 검찰은 이제 적어도 겉으로는 안정돼 보인다. 물러난 사람들의 항변은 잦아들고 새로운 사람들에 의한 새 체제가 자리를 잡아간다. 관료조직의 생리란 본래 그런 법이다. 새롭고 낯선 것에 곧잘 반발하지만 저항은 이내 진압된다. 힘의 논리에 익숙한 조직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새 체제에 빠르게 적응해간다.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를 구속하고 대검 초대 마약부장을 맡는 등 강력통이다. 미국 특검제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활달한 성품이나 처신이 비교적 가볍다는 평도 있다.’

‘인간관계가 원만하면서도 시시비비가 분명한 스타일.’

‘할 말을 하는 깐깐한 성품이지만 업무 스타일은 무색무취하다는 평.’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장영자씨를 구속한 강력 수사통. 두뇌회전이 빠르다는 평이다.’

이른바 ‘검찰 개혁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사람 중 한 명인 서영제(53) 서울지검장에 대한 몇몇 일간지 프로필 기사다. 법조계 관련 인터넷 사이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오세오닷컴’ 인물평에는 ‘정치색이 없고 오로지 수사에만 전념해온 수사통’ ‘강직한 성격에 수사검사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수사를 독려하는 편이며 외부인사와는 거의 만나지 않는 등 스스로의 관리에 철저함’이라고 적혀 있다.

현재 서울지검은 SK수사의 파장과 더불어 세풍,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 국정원 도청의혹 등 대형사건 수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나같이 정치색 짙은 이 사건들에 대한 서울지검의 수사결과는 노무현 정부 검찰의 ‘색깔’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무슨 서울지검장이냐”

4월8일 오후 취임 한달째를 맞은 서영제 서울지검장을 만나 서울지검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검찰 개혁, 인사 파동을 화제삼아 2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 그는 서울지검장에 취임한 후 분란에 휩싸였던 조직을 조용히 안정시키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검찰 일부에서는 그를 역대 서울지검장 중 가장 정치색이 없는 검사로 꼽는다. 반면 그가 충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지역 안배 케이스’라고 깎아내리는 평도 있다.

분명한 것은 서울지검 서부지청 특수부장,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마약부장 등의 경력이 말해주듯 그가 수사통이라는 점이다. 특별한 ‘정치적 연줄’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을 뛰어넘어 그가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에 오르게 된 데에는 바로 이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서지검장은 자신이 서울지검장에 임명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으며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전혀 몰랐어요. 청주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서울에 잘 올라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인사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몰랐지요. 그런데 인사 발표 며칠 전 부속실 계장이 모 인터넷신문에 내가 서울지검장에 내정됐다는 기사가 실렸다고 알려줬어요. 깜짝 놀랐어요. 내가 무슨 서울지검장이냐. 이게 도대체 뭔 일인가 하고 지켜보고 있었죠. 인사 발표된 날 YTN 보도를 보고 확정된 줄 알았어요.”

어느 조직이나 인사는 비밀리에 이뤄진다. 그래야 인사권자의 권위가 서기 때문일까. 검찰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지금까지 인사 때 단 한번도 사전에 통보받은 적이 없다”는 그는 “인사철만 되면 사실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정말 예상치 못했습니다. 서열로 봐서도 아직 아니잖습니까. 청주지검장 지내고 잘되면 인천이나 대구 또는 광주(지검장)로 가고 잘못되면 대전 정도 가는 게 관례입니다. 아니면 대검 공안부장이나 중수부장으로 가는 거지요. 서울지검장은 생각도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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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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