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호

핵심요직 40대 20% “젊은 정부 떴다” 영호남 76%, 기타 지역은 ‘찬밥’

  • 정리 :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ns@donga.com 정리 :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정리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3-04-29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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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각 부처 1급 실무 핵심공직자들에 대한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2~3개월 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관광부를 제외한 모든 부처의 인사가 발표된 상태다.

    부처별로 나름의 특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큰 폭의 세대교체다. 재정경제부의 경우 1급 고위공무원 전원이 물갈이됐다. 행정자치부는 1급 실·국장급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아 선별 수리하는 방법으로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그 결과를 놓고 한바탕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인사결과 행정자치부 1급 및 국장급 20명 가운데 호남 출신이 단 1명에 불과하자 ‘호남푸대접론’이 등장해 또다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해당부처의 김두관(金斗官) 장관은 “다면평가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연공서열보다 능력 위주로 인사했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외교통상부에서는 새로 자리를 잡은 1급 이상 9명 중 4명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과연 노무현 정권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각 부처의 실무핵심인사들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신동아’는 지난 4월호와 마찬가지로 내부 토론과 ‘동아일보’ 각 부처 출입기자들의 의견을 모아 부처별 ‘파워엘리트’에 해당하는 인사들을 선정했다.





    앞서 인사가 늦어져 지난 호에 게재하지 못한 장관급 5명과 차관급 3명을 함께 실었다. 장관급은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과 김병준(金秉準)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성경륭(成炅隆)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이남주(李南周) 부패방지위원장, 김금수(金錦守) 노사정위원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노무현 정권의 성향과 동일선상에 있는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고영구 정보원장은 민변 출신이고, 김병준 위원장은 노대통령의 지방분권화 구상에 이론적 기틀을 제공했던 인물로 지난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부구조개혁 작업을 맡기도 했다.

    성경륭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노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부산출신 진보학자로 노대통령 취임사 준비위원회에도 참여했다. 이남주 위원장은 YMCA 등에서 40여 년간 시민운동에 전념해 온 인사이고, 김금수 위원장은 노동운동계의 원로다.

    차관급은 이선(李銑)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동걸(李東傑)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으로 모두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인사들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중점적으로 정리한 파워인맥은 각 부처의 1급에 해당하는 실무책임자급 인사들이다. 지면관계상 그 중에서도 부처별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에 한정했다. 역량을 차별하거나 의도적으로 특정지역 출신을 선별해 통계수치를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선정기준은 법무·검찰의 경우 대검차장, 중수부장, 서울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조계에서는 이미 최고의 실세 자리로 검증받은 이른바 ‘빅4’에 해당하는 인사들만 포함시켰다. 군도 합동참모본부장과 육·해·공군참모총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 대장급 장성 5인방으로 제한했다. 또 각 부처에서는 차관보와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으로 분류되는 자리를 중심으로 부처 안팎의 평가와 성향 등을 고려해 동아일보 출입기자들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다.



    그 결과 아직 인사가 끝나지 않은 문화관광부와 연공서열이나 승진시기에 맞춰 인사가 이뤄져 노무현 정권의 파워엘리트로 꼽을 만한 공직자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 행정자치부 등 2개 부처는 제외됐다. 이같은 기준을 통해 선정된 각 부처 1급 및 핵심공직자는 모두 63명이다.

    먼저 이번에 포함된 장·차관급 인사 8명을 연령대로 보면 40대 2명, 50대 3명, 60대 3명 등으로 비교적 골고루 분포돼 있다. 하지만 50대 3명은 모두 차관급인 반면 40대 2명이 장관급 인사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권의 파격인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또 지역별로는 8명 중 경남·북이 4명으로 절반을 차지해 노대통령과 지역이 같은 영남출신 인사들로 최고위층이 채워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머지 4명은 서울과 경기, 충북, 강원 출신으로 각 1명씩이다. 호남출신은 없다.

    노정권의 공직사회가 젊어졌다는 사실은 각 부처 1급 및 핵심공직자들에 대한 연령별 분석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각 부처 1급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 63명 가운데 50대가 51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40대도 12명으로 20%에 달했다. 50대 장관에 40대 1급이면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이지만 50대 중·후반이 1급 이상을 거의 점령했던 과거 공직사회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젊어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경남 14명, 대구·경북 11명 등 영남출신이 25명이고, 광주·전남 17명, 전북 6명 등 호남이 23명으로 영·호남간 그다지 큰 지역적 편향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지역을 합해보면 기타 지역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핵심 1급 인사 63명 가운데 영·호남출신은 모두 48명으로 76%의 점유율을 나타낸다. 나머지 지역은 서울 6명을 포함해도 대전·충남 5명, 충북 3명, 강원 1명 등 15명으로 25%에 불과하다.

    출신학교별 분포를 보면 역시 서울대가 27명으로 독보적이다. 특기한다면 성균관대가 6명으로 연세대 5명, 고려대 3명 등 전통적인 사립명문을 제쳤다는 점이다. 인수위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에 진출한 386 운동권 출신 실무 행정인력 중에도 성균관대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노정권과 함께 약진한 사립대로 꼽을 만하다. 육사 출신은 4명, 경북대와 영남대가 각각 2명, 전북대와 부산대, 충남대 등 14개 대학 출신들이 각 1명씩이다.

    고등학교별 분석에서는 서울의 명문 경기고와 지방 명문 광주일고 출신이 각각 5명씩으로 가장 많았다. 또 경복고와 경북고, 부산고는 각각 4명, 광주고는 3명을 배출해 서울과 지방 명문고의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3대 명문고 중의 하나로 꼽히는 서울고 출신은 1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신동아’ 4월호에서 분석한 장·차관급에 대한 출신고교 비교에서 8명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질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장·차관급 인사에서도 두드러졌던 실업계 고교 출신의 진출은 1급에서도 괄목할 만하다. 노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은 없지만 김주수 농림부 차관보와 김종관 산자부 차관보가 대구상고 1년 선후배고, 김동철 산자부 기술표준원장은 영남대 병설 공고를, 김홍권 경찰청 경무기획국장은 용산공고를, 김평수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경남상고를 각각 졸업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들이다. 김평수 부교육감이 그런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1968년 9급 공채로 부산시 교육청에서 근무를 시작한 김부교육감은 올해 만 35년 만에 1급으로 승진해 교육부 내 비(非)고시출신 직원들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김애량 여성부 여성정책실장은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못하고 9급 공채로 공직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34년째다. 이들 두 인사 모두 공직생활을 하면서 대학을 마친 ‘주경야독파’로, 부서 내에서는 오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정수일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도 김실장과 마찬가지로 1969년 9급 행정직 공채로 입사, 건설교통부 전신인 교통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고 1급까지 오른 대다수 인사들이 고시 출신들이다. 행정고시 출신이 35명으로 가장 많고, 사법고시 4명, 기술고시 4명, 외무고시 2명 등 63명 중 무려 45명이 고시 출신이다. 비(非)고시출신은 18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에서 군과 경찰 인사와 해외 유학 후 특채로 공직사회에 입문한 경우를 빼면 남는 인사는 거의 없다.

    고시 출신들을 분석해보면 사법고시 4명은 이른바 사법부 ‘빅4’로 15회에서 18회까지 매회 각 1명씩으로 골고루 분포해 있다. 그리고 외무고시는 두 사람 모두 외무부 소속.

    가장 많은 행정고시 출신은 13회에서 22회까지 1급에 포진해 있는데 노무현 정권 초대인사에서 행시 16회와 17회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국세청 요직에 중용돼 경제부처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나이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바로 이들이 노무현 정권의 나이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그리고 정권의 성공여부도 바로 이들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실무책임자급 1급 인사 63명 가운데 외국 유학을 다녀온 사람은 모두 38명(6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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