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능성 베개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고객이 베개를 베고 누워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알아보고 있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는 “경추가 앞쪽으로 C자형 곡선을 유지하기 위해 베개가 필요하다”면서 “베개를 베지 않은 경우 경추가 부자연스럽게 힘을 받아 목뼈와 어깨 근육에 이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누웠을 때 바닥과 경추 사이의 뜬 공간을 채우고 어깨와 뒤통수를 받쳐주기 위해 베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베개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높이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수그리는 자세가 돼 목과 어깨를 긴장시켜 오십견처럼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며 통증이 생긴다. 또한 목이 구부정해지기 때문에 기도 부분이 좁아져 잘 때 코골이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경추의 디스크는 물론 신경계가 손상된다. 반면 낮은 베개는 바닥과 머리 사이에 생기는 간격을 메워주지 못해 베개를 아예 베지 않은 상태나 마찬가지. 목을 전혀 지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또한 경추에 큰 부담이 된다.
바람직한 베개 높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인 남성의 경우 대략 6∼8cm라고 말한다. 이 정도 높이의 베개를 베고 누우면 경추가 이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골격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마른 체격은 이보다 1∼2cm 낮게, 살찐 사람은 1∼2cm 높은 것이 좋다. 또한 옆으로 누울 때는 어깨 높이를 고려해 2cm 정도 더 높아야 한다.
그밖에도 너무 딱딱한 베개는 머리의 일정 부분에 계속 압력을 가하므로 피해야 한다. 또 통기성이 좋아야 베개 안으로 공기흐름이 잘 돼 머리가 내보내는 열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땀을 흘릴 경우를 대비해 쉽게 축축해지지 않도록 흡습성도 우수해야 한다.
배하석 교수는 “너무 푹신한 베개는 경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기 힘들고 머리 부분이 파묻혀 뒤척이는 데도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뒤척이는 것은 머리 한 부분에 압력이 몰리지 않게 조절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이 뒤척인다. 베개 선택에도 과학을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