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정차하는 동안 습관적으로, 또는 차량 내부가 덥거나 추워질까봐 엔진 시동을 끄지 않고 공회전을 계속함으로써 엔진을 불필요하게 작동시키는 운전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마련된 조치다. 대기 오염을 막고 연료를 절감하기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상당수 운전자들이 엔진 시동을 건 후 엔진을 워밍업하려면 최소 2∼3분은 공회전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추울 때는 더 오래 공회전시켜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엔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공회전 상태로 대기하는 시간은 1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 정도 시간이면 윤활 작용이 필요한 엔진의 각 부분에 엔진오일을 순환시킬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엔진의 워밍업이 아니라 차량의 워밍업이다. 그런데 차량의 워밍업은 공회전 상태로 있을 때보다 주행을 할 때 더 빨리 완료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운전방법은 시동을 걸고 나서 30초∼1분 동안 공회전을 유지하다가 출발하는 것이다. 출발한 후에는, 굳이 자동차의 울컥거림을 즐기겠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처음 5km 정도는 급가속을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주행중에 신호 대기로 정차할 때 외에는 30초 이상 정차할 경우 엔진의 시동을 끈 후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이 연료 소모 면에서 유리하다. 외국에서는 정차 시간이 10초 이상이면 시동을 끄는 것이 좋다고까지 홍보하고 있다.
비단 대기 오염 방지나 석유 소비 절감뿐 아니라 엔진의 고장이나 성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차를 공회전 상태로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엔진이 오랫동안 공회전 상태로 있으면 엔진의 온도가 떨어져 연료가 원활하게 연소되지 않는다. 연료가 불완전하게 연소되면 카본 등 연소 잔류물이 만들어지고, 이들 생성물은 엔진오일과 혼합되어 자동차 흡기계의 통로를 좁힘으로써 연료 흡입이나 공기 공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소실 내부에 카본이 많이 생성되어 점화 플러그를 뒤덮으면 ‘카본 파울링’이라는 점화플러그 고장이 유발되며, 연료 소모도 4∼5%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엔진이 공회전 상태로 방치되면 배기관의 온도도 낮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배기가스 중의 수증기가 배기관 벽면에 응축되어 물이 생기고, 이 응축수에 의해 배기관의 부식이 촉진된다. 결론적으로 다시 강조하자면 공회전 방치는 차량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