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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수사, 국익 위한 건지 아닌지 판단 어려워”

서영제 서울지검장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SK수사, 국익 위한 건지 아닌지 판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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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장관과는 안면이 없었나요?

“전혀. 그 분이 판사를 했고 더욱이 (사시)기수도 워낙 차이가 나니까….”

-얘기도 못 들어봤습니까.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언론에서 장관 후보로 거론된 뒤에야 들어봤지요.”

-강장관이 후보로 처음 거론될 때만 해도 다들 반신반의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았어요. 신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뭔가 파격적인 검찰 개혁 조치가 있지 않을까 예상했어요. 통상적인 인사는 안 할 것이다, 짐작했습니다. 나도 보따리 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했지요.”

엘리트 의식이 무척 강한 검찰은 위계질서가 군대 못지않은,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이다. 판사 출신에 사시 기수도 한참 후배인 여성 법무장관을 상전으로 모셔야 하는 검찰 간부들의 마음이 편치는 않으리라. 이 문제를 거론하자 서지검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장관 내정 사실이 알려진 후 청주지검 조회 때 전직원에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첫째,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불교의 기본 원리는 무상, 즉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나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변화를 느끼지 못할 뿐더러 변화를 거부하게 됩니다. 집착과 소유욕은 그래서 생깁니다. 하지만 나라는 실체를 부인하면 그런 것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점을 인식하면 행복해집니다. 마찬가지로 검찰도 시대상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저항하거나 반감을 품을 이유가 없죠.

둘째로 미국 클린턴 대통령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재닛 리노를 예로 들었습니다. 미국엔 법무장관이 따로 없고 검찰총장이 장관 노릇까지 합니다. 흔히 법무장관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번역입니다. 미국의 검찰총장은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임기는 대통령과 같은 4년입니다. 클린턴은 그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에 여성을 임명했습니다. 당시 재닛 리노는 마흔 살밖에 되지 않았어요. 클린턴이 재선됨에 따라 리노는 총 8년 동안 검찰총장을 지냈습니다.

우리나라라고 못할 게 없죠. 결점이나 능력 부족을 문제삼아 반대한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후배라는 이유로 거부한다는 것은 변화의 물결을 수용하지 못하는 불행의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강장관에 대한 인상을 묻자 이렇게 평했다.

“인사 파동을 수습하는 걸 보며 참 대단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초지일관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사심이 없고 강한 추진력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검찰 개혁과 인사파동에 대한 얘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서울지검의 수사상황에 대해 물어봤다.

“이회성을 조사해야 하는데…”

-새 정부 출범 초부터 서울지검에 큰 사건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주장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 수사는 마무리 단계죠?

“마무리된 거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개입한 의혹이 남아 있는데, 명예훼손사건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조사를 못합니다. 고소인이 처벌을 원하는 고소장을 제출해야 수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직 한나라당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고소를 하지 않고 있어요.”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개입의혹은 어떻습니까.

“아직 모르죠. 수사한 적이 없으니. 설의원의 명예훼손혐의만 조사한 거죠.”

서울지검 특수2부는 지난 2월 설의원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며 그를 명예훼손 및 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최규선씨는 이회창씨에게 돈 줬다는 설의원의 폭로내용을 부인했죠?

“그렇죠. 자기는 20만달러 준 일이 없다고.”

(인터뷰 다음날인 4월9일 한나라당은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고소 대상이다. 그에 따라 폭로 배후 및 청와대 기획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정원 도청의혹 수사는 진전이 있습니까.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요?

“이 사건의 핵심은 국정원이 과연 도청을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사팀이 많이 애썼습니다만 아직 결론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고발인측에서 제보자를 보내주면 쉽게 풀릴 수 있는데 협조해주지 않아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서지검장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공안2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국정원 내부까지 조사했지만 도청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물증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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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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