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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리포트

한국 1세대 애널리스트 김경신의 ‘25년 현장 투자론’

  • 글: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 kski@bridgefn.com

한국 1세대 애널리스트 김경신의 ‘25년 현장 투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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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78년 여름 종합주가지수 228.8(1983년부터 시가총액식 종합주가지수를 채택했는데, 1980년 1월4일을 100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환산한 수치임)을 고점으로 꺾인 주가는 이후 1980년 초까지 침체의 나락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더구나 1979년에 제2차 오일 쇼크가 닥치자 1배럴당 12달러 하던 국제 유가가 30달러까지 치솟아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고,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령 1978년 초 4000원(액면가 500원)이던 대림산업 주가는 8900원을 고점으로 그 해 말에는 2000원까지 떨어진 후 1980년 초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른 건설주들도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것이 이른바 ‘건설주 파동’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 건설주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한때 큰돈을 벌기도 했지만, 건설주 파동 이후 1985년 가을까지 계속된 주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느라 결과적으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78년 여름을 고비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균형이 깨진 데다, 증권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조치로 인해 공정한 주가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8년의 주식 거래량은 1977년보다 7.6%밖에 증가하지 않아 1977년의 전년대비 증가율 115%에 크게 미달했다. 반면에 1978년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액은 1977년에 비해 79%나 증가, 1977년 증가율(38%)의 두 배가 넘었다. 유통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발행시장의 공급량이 너무 많아 주식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극심했던 것이다.



또한 건설주 급등에 따라 일부 종목을 ‘감리 포스트’로 묶어 주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바람에 오히려 투기를 부추기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1978년 8월을 고비로 증권거래세 신설 방침, 시가발행제도 도입 검토설, 건설주 유상증자 집중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1980년 말 종합주가지수는 고점대비 39%나 밀려나고 말았다.

이후 1985년까지는 그야말로 재미없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1982년에 이철희·장영자 사건이 터진 후 증시는 또 한번 추락했는데, 당시 증권회사 객장은 고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텅텅 비곤 했다. 액면가 500원짜리 현대자동차 주가가 200원에 거래될 정도였다.

그러나 1985년을 넘기면서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자 ‘꿈이 있는 주식이 크게 오른다’는 투자 격언을 입증하듯 자동차 관련주가 각광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주식은 단숨에 10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회사로부터 신용융자를 받아 큰돈을 번 후 단기 급등을 의식해 신용대주로 돌아섰는데, 주가가 더 오르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신용융자는 자기 돈이 40%만 있으면 60%는 증권회사로부터 빌려 투자할 수 있는 제도였다. 따라서 주가가 20% 오르면 50%의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자기 돈 100만원에다 150만원을 대출받아 250만원어치의 주식을 산 후 주가가 20% 올랐다면 50만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때 투자원금을 100만원으로 치면 투자 수익률은 50%가 되는 셈이다.

대주(貸株)란 증권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높은 주가에 미리 판 후,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아 주가가 떨어진 만큼 투자자가 수익을 챙기는 제도인데, 요즘은 제도는 살아 있지만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 당시 투자자 중엔 증권사에서 빌린 주식을 고가에 팔았다가 이후 주가가 더 올라가는 바람에 판 값보다 비싸게 주식을 사서 갚느라 손해를 본 경우가 적지 않았다.

건설주 파동 이후 7년 동안이나 숨죽여온 주식시장은 1985년 가을부터 꿈틀거리며 종합주가지수 130을 발판으로 상승세를 타게 되는데, 마침내 1989년 4월1일에는 상승률이 무려 8배에 가까운 대망의 종합지수 1000 고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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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 kski@bridg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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