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들야들하면서도 달콤한 회와 짭조름한 젓갈로 입맛을 당기는 부산 기장 멸치. 전국 멸치 어획고의 60%를 차지하는 기장 대변항은 요즘 철 만난 멸치잡이가 한창이다. 늦은 저녁이면 만선(滿船)으로 돌아온 수십 척 뱃전에서 거대한 그물에 가득 걸린 왕멸치를 털어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손바닥만한 왕멸치들이 물방울을 튀기며 펄떡이는 마지막 몸부림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역동적인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물 가득 걸린 멸치를 터는 어부들의 ‘멸치 후리기 소리’로 대변항의 밤은 금세 분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