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중엔 1억원이 넘는 회원권을 발급하고 그만한 경제력을 가진 최고급 고객만 받는 병원까지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 정도는 아니라 해도 노화방지클리닉은 아직 서민들에겐 문턱이 높다. 진료비가 못해도 한 달에 100만원에서 300만∼400만원까지 들기 때문이다. 일반 봉급생활자는 꿈도 꾸기 힘든 액수다. 그럼에도 개원 초보다 3배 이상 고객이 늘었다는 병원이 대다수다.
강남 일대에만 30여 개소 영업
노화방지클리닉은 어떤 치료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것일까. 일정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나름대로 전문적인 노화방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병원들을 둘러본 결과, 국내 노화방지클리닉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미국·유럽 등에서 이미 소문난 노화방지프로그램과 제휴해 현지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곳이다. 미국 팜스프링스 생명연장연구소와 제휴한 서울의원(반포동), 미국 크로노스와 제휴한 제롬 크로노스(도곡동), 프랑스 라 클리닉 드 파리와 제휴하고 있는 신 클리닉(신사동), 미국 세너제닉과 제휴한 세너제닉 클리닉(역삼동)이 대표적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인에게 맞는 토종 노화방지프로그램을 주창하는 곳으로 권용욱 노방클리닉(잠실동), 클리닉 나인(신사동), 라쥬네스 노화방지 메디컬센터(도곡동) 등이 이에 속한다.
두 노화방지클리닉의 프로그램은 겉보기엔 별반 차이가 없다. 설문지 작성과 분야별 상담, 1시간 이상의 의사 문진, 여러 가지 정밀검사 등을 통해 개인의 건강상태뿐 아니라 노화 정도를 구체적 수치로 나타내 알려준다. 그에 따라 개인에게 맞는 1대1 맞춤 식생활 처방, 운동 처방, 나쁜 생활습관의 교정 등이 제공되고, 나이에 비해 각종 노화수치가 높게 나타나거나 피로, 우울증, 불만족스런 성생활, 각종 갱년기 증상 등에 대해 환자가 고통을 호소할 때는 호르몬요법과 항산화제의 복용을 권한다.
호르몬요법은 노화의 주원인인 호르몬의 부족을 채워줌으로써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론에 따른 것으로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DHEA, 성호르몬 등이 쓰이고, 병원에 따라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만든 복합호르몬주사제를 시술하기도 한다. 항산화제는 현실적으로 일반 식사에서는 충족시키기 어려우므로 인체 노화를 막는 데 꼭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필요한 양만큼 개인에게 맞춤처방한다.
여기에다 환자에 따라 혹은 병원에 따라 필수아미노산을 투여해 간기능 및 대사개선효과를 증대시킨다든지, 혈관을 청소하고 심장과 뇌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효소 Q10 등의 특수효소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 음악치료, 명상치료, 열치료 등을 하는 곳도 있다. 식이요법과 1:1 맞춤운동 처방, 잘못된 생활습관의 교정은 병원마다 빼놓지 않는 필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개별 클리닉에서 실제로 행하는 프로그램은 검사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실제 노화방지프로그램을 시행할 때도 병원마다 중점을 두는 부분이나 그에 따른 시설과 규모가 조금씩 다르다.
초정밀 검사 통해 노화 정도 알아내
4년 전에 문을 열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클리닉 나인은 6층 건물 안에서 노화방지와 관련한 모든 의료서비스를 다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노화 정도를 알아내고 호르몬요법 등을 시술하는 데 필요한 검사는 60여 가지. 이 병원에선 호르몬치료, 항산화제 처방과 함께 특히 맞춤운동 처방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기본적인 운동처방 기구부터 수중 러닝, 우주비행사들이 사용하는 바쿠 등 고가 장비를 두루 갖췄다. 또 환자의 요구에 따라 피부관리, 보톡스 주사 시술, 초음파 지방분해요법, 지방분해 마사지 등 외적인 노화방지법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