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을 보는 데는 대구지검 김천지청 조균석(趙均錫·44) 지청장의 노력이 컸다. 한국피해자학회 창립회원이기도 한 조 지청장은 올 초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그래서 지난 여름 휴가 기간 내내 일본 도쿄의 피해자지원센터를 둘러봤다.
“일본에선 범죄 피해자들이 민간 봉사자가 되어 다른 피해자들을 돕습니다. 경험을 살리는 거죠. 또 경찰과 검찰은 일정 기간 피해자지원센터에 파견 근무하도록 돼 있어요. 민간센터와 사법기관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좀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겁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센터에는 전국으로부터 하루 서너 건씩 상담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센터를 찾은 피해자가 오히려 후원금을 내놓고 가는 등 벌써부터 훈훈한 에피소드가 들려온다.
조 지청장은 “피해자 구조를 위한 민간단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며 “사법당국과 정부 각 부처가 이런 센터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