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에 대한 레이저수술
발끝에서 심장으로 향하는 정맥혈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역류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판막이 열렸다 닫혔다 하며 혈액을 심장 쪽으로만 흐르게 한다. 하지만 판막이 고장나면 혈액이 종아리에 고이면서, 발끝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만나 소용돌이치고 역류해 혈관을 늘어나게 만든다. 이를 하지정맥류라고 하는데, 국내 성인 4명 중 1명 꼴로 앓고 있는 흔한 병이다. 늘어난 혈관은 푸르스름하게 비치거나 피부 위로 울퉁불퉁 솟아오른다. 노폐물을 함유한 정맥혈이 고인 탓에 다리가 자주 붓고, 방치하면 다리가 더 굵어지기도 한다. 정맥염 등 합병증이 생기면서 쥐가 나기도 한다.
운동은 하지정맥류를 급격히 악화시킨다. 물론 천천히 걷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근육을 움직이는 것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맥류가 진행되는 것도 모르고 달리기나 등산을 할 경우 병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운동으로 인해 혈액순환량이 많아지는 데 고장난 혈관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동 열풍이 불면서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운동을 시작한 이후 유독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면, 초음파검사로 혈관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 검사 결과 정맥류가 맞다면 ‘선(先) 치료, 후(後) 운동’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운동을 계속하면 정맥류가 악화되지만, 치료를 통해 정맥류의 원인과 악화요인을 제거하면 더 이상 혈관이 확장될 염려는 없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엔 늘어난 혈관을 초음파로 보면서 혈관을 굳히는 약물을 주사하면 된다. 그러나 병이 상당히 진전됐거나 원인이 종아리가 아닌 허벅지 안쪽에 있는 경우 수술이 불가피하다. 레이저광섬유로 고장나고 늘어난 혈관을 막아버리는 수술인데 통증도 없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당장 치료하기 곤란하다면 수영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을 택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평소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자주 해주면 좋다. 종종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올리거나 발목을 빙글빙글 돌려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의자에 앉아 양다리의 무릎부터 발뒤꿈치까지 딱 맞춰 세운 후, 종아리에 힘을 꽉 주고 발뒤꿈치를 천천히 올렸다 내리는 것도 종아리 근육을 단련시켜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